은유가 된 독자 - 여행자, 은둔자, 책벌레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양병찬 옮김 / 행성B(행성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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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얼마나 멋진가...

그런데 내용은...

독자의 메타포로 쓰이는 '길'이나 '상아탑', '책벌레' 등에 대해 병렬적으로 늘어놓고 있다.

장강명은 여기 반가움을 표한다.

장강명이 똑똑하거나, 내가 안 그렇거나다.

 

그들이 한 동족임을 왜 미처 몰랐을까.

햄릿, 보바리, 돈키호테, 안나 카레니나...

그들도 책이라는 무시무시한 덫에 걸려

인생을 망쳤다며 이를 갈고 있었다.(뒤표지)

 

그런데 가격이 15,000원이라니...

그 반 가격이면 좋겠는데, 하드커버가 될 의미도 별로 없는 얇은 책인데...

 

메타포도 신선하다기보다,

길가메시 서사시부터 신곡에 거쳐,

율리시즈나 햄릿 등

거의 dead metaphor 사은유가 되어버린 수준의 설명이라 식상하다.

 

망구엘... 실망했다.

 

우리의 영혼에는 발이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지식과 인지이고,

다른 하나는 정서와 사랑입니다.

올바른 길로 가려면 양쪽 다리를 모두 사용해야 합니다.(54)

 

이건 아우구스 티누스.

그리고 단테.

 

나의 오른발이 늘 짧다.(55)

 

상아탑은 안식처가 아닌 망루이다.(119)

 

마르크스야말로 책을 '도끼'로 활용한 대표자다.

그람시 역시 그렇고... 책을 읽고 벌레로 전락한다면 책의 가치는 낮지만,

도끼로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릴 동력이 된다면, 책은 국지전이나 전면전의 최첨단의 망루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중간에 전자책에 대해서는 오해가 있는듯하다.

 

플로베르는 자신을 여행자로,

책을 여행 지도로 간주했다.

살기 위해 읽는다고 말한 것으로 유명한데,

독자는 인생의 도제라는 메타포로 여행자, 상아탑, 책바보를 꿰뚫는다.(155, 에필로그)

 

책 속에 길 없다.

그렇지만, 인류의 가장 가치있는 창조물인 책을 통해

네비게이션처럼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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