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인문학 캘리그라피
이규복 지음 / 이서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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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없는 그림책이란 재미있는 말도 있듯,

이 책에는 한 편의 캘리그라피도 없다.

 

동양 고전에서 캘리그라피와 연관된 말들을 찾아둔 것인데,

찬찬히 고전을 음미하는 맛은 좋다.

하지만, 캘리그라피의 의도와는 다르기도 하다.

 

동양은 붓이라는 도구 덕분에

글씨가 의미 전달 이외에 예술이 된 특이성을 지닌다.

글씨 공부가 서법을 넘어서 예술의 경지에 가면 서예가 되고,

이 책의 의도처럼 도의 경지를 얻으면 서도가 되는 것.

 

공부요시 재법외...

글씨 공부 외에 다른 공부를 통해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

법외지공

글씨 공부의 요지는 글시 공부 밖에 있다.(186)

 

서법을 넘어선 서도의 경지를 뜻하는 말이다.

정신을 담지 못한 예술로서의 임서는 수준 미달이란 깨우침.

 

득심응수 得心應手

마음에 따라 손이 응해야 한다(36)

 

겨우 선생님의 체본을 본따는 임서의 수준에서는 감히 할 수 없는 수준이다.

구상화를 거쳐야 추상화의 수준에 들어가듯이,

마음의 흐름에 따라 자유자재한 글씨가 나오는 경지까지를 원한다.

 

그렇지만, 그나저나 손글씨 쓸 일이 점점 줄어드는 시대,

캘리그라피는 꾸미기 글씨 정도로 전락하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먹을 갈면서 묵향에 잠기고

한 시간 먹 갈아 한 시간 쓰는 시간을 내기 쉽지 않은 시절이니...

 

그나저나 이 책에 캘리그라피 작품이 하나도 없다는 것엔 실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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