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블랙펜 클럽 44
켄 폴릿 지음, 김이선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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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는 eye of the needle이지만, 우리말로는 바늘귀라 부른다.

당연히 바늘 구멍이라 불러도 말은 통하겠지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스틸레토'에 굳이 구멍은 필요치 않다.

 

바늘은 스틸레토를 사용하는 스파이이다.

살인 전문가이며 어떤 역경도 헤쳐나간다.

그리고 그는 심리 전문가이기도 하다.

 

켄 폴릿이 27세에 이 소설을 썼다 한다.

스물 일곱의 나이에 이런 소설을 쓸 수 있었으니,

이제 일흔의 나이에는 더 복잡한 세계의 역사를 머릿속에서 꾸며낼 수 있으리라.

 

나이가 드는 일은 서글프기도 하지만,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볼 수도 있고,

단순한 것들의 나열에서 의미를 찾을 수도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켄 폴릿이 관심을 가졌던 세계의 역사와 전쟁,

그리고 인간 하나하나가 그 흐름에 미치는 영향들을 날것 그대로 보여준 소설이다.

 

페이버는 화가 났다.

다른 사람을 신뢰해야 하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타인은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뿐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상황인 만큼 모든 것을 운에 맡길 수는 없었다.(183)

 

스물 일곱의 나이에

그것도 3주만에 쓴 소설이라기엔 완성도가 높다.

영화로 만들어도 멋진 작품이 될 듯 싶다.

페이버라는 탁월한 인물과

사랑과 스파이라는 매력적인 사건과

세계대전이라는 배경이 그럴싸하니 말이다.

 

그가 영국인이라는 사실이 작품 전반에서 드러난다.

그렇지만 독일어에 대한 관찰 또한 뛰어나다.

 

이제 탈출이 얼마 안 남았다 생각하니...

얇게 저며도 될 만큼 기름진 소시지,

도로 오른쪽으로 달리는 자동차,

정말로 큰 나무, 그리고 무엇보다 모국어 - 직감적이고 정확한 단어,

단단한 자음과 순수한 모음, 문장 끝 마땅한 자리에 있는 동사,

그 절정의 말미에 있는 합목적성과 의미 - 를 생각했다.(307)

 

일흔이면 많은 나이지만, 요즘엔 아직...인 나이다.

켄 폴릿의 복잡한 두뇌 주름에서

더 재미있는 인물들과 사건들이 샘솟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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