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전쟁 2 - 백악관 워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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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을 읽으면서 머리가 바스라질듯이 풍화된 느낌이다.

러시아와 미국과 중국, 남과 북을 오가는 속도감을 지닌 문체는

정작 거기 사는 사람들을 잊게 만드는 결과를 낳은 것은 아닌지...

 

전쟁은 돈벌이여서도 안 되고,

또 땅따먹기나 세력 확장에 이용되어서도 안 된다.

 

전쟁을 하면, 결국 청소년들에 불과한 군인들이 죽어 나가게 되어있고,

그 군인들은 거의 서민들의 자식이다.

 

역사를 주어와 서술어가 짜맞춘 '문장'이라는 '통사론(문장에 대한 연구)'을 버리면 좋겠다.

거기 사람이 산다.

사람 하나하나는 콤마이기도 하고, 띄어쓴 빈칸 하나이기도 하다.

있어도없어도 그만인 듯이 보이는 부사어나 관형어 들도 많다.

감탄하는 독립어도 있고, 간혹 빼먹으면 좀 곤란한 목적어나 보어 들도 산다.

 

중국은 중력이고, 미국은 양자역학이야.

두 나라는 섞일 수 없고,

우리는 동시에 만족시킬 수 없어.

사드도 마찬가지.

그러니 중국을 만족시켰다가

다음에는 미국이 좋아하는 걸 내놓는 식으론

필연적으로 거짓말쟁이가 되고,

결국 두 나라 모두 우리에게 등을 돌리게...(59)

 

이 책이 나온 것이 17년 12월이니, 2018년 봄이 이렇게 급변할 줄 몰랐을 게다.

머릿속 장기말들은 아무래도 둔하고,

중력장과 양자역학처럼

좀처럼 섞어버릴 수 없는 개념으로 보였을지도...

 

트럼프의 기후협약 탈퇴는

러시아에 보내는 선물이자

두 나라가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가자는 신호(99)

 

개연성이 있는 이론이기도 하다.

그리고 미국의 군산복합체로서의 국가 정체에도 어울린다.

 

우리가 힐러리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건

힐러리의 소극적인 외교 정책 때문.

전략적 인내라는 게 오바마와 힐러리의 전매특허였으니...

 

2권의 압권은 쉔쯔 함장의 멋진 포쓰다.

중국 여함장이라는 포쓰라니...

 

특히 남조선에 희망적인 조짐을 조금씩만 던져주면

미국이고 뭐고 청와대가 다 막아줍니다.(168)

 

김진명 머릿속에는 큰 장기말만 보이고,

신음하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나보다.

그러니 모든 것이 정치 잇속에 따른 주거니 받거니로 보이는 모양.

세상에는 평화를 바라고 자유를 누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 자체로는 좋은 선택도 나쁜 선택도 없다.

내가 선택한 게 해답이다.

결국 수학이 아니라 용기가 답이라는...(244)

 

국제 관계에는 법도 없고 정의도 없다.

정답은 없는 것이다.

힘겨루기가 해답을 이끌기도 하고,

각자의 입장을 한발 양보한 상태가 답보되기도 한다.

이 봄의 각국은 입장과 용기들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각축한다.

6월, 세계의 이목은 다시 한반도로 모이게 되어있다.

 

핵은 심리예요.

안심시켜주면 자연히 해결됩니다.

지금 얘기한 것처럼

미국이 북한 상품에 최혜국 지위를 주고

북한 정권을 인정해 주고

어떠한 무력도 행사하지 않는다는 협정을 맺으면

북한은 핵 포기하고 모두 생산에 투입해요.(288)

 

홍석현 미 특사가 하는 발언으로 등장하는 이야기가 현실에 가장 가깝다.

이제 지방선거가 2주 남았다.

6.12 북미 회담도 말만 무성한 상황이지만... 부디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253.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국방위원장'으로 기록한 것은 시대의 한계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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