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네 편이야 - 세상을 바꾸는 이들과 함께해온 심상정 이야기
심상정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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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는 시대를 살아왔다.

입학하니 85년이었고 1987과 90년대에 20대를 보냈다.

20대들이 목숨을 버림으로써 투쟁의 일선에 서던 시대.

조선일보와 김기춘이 '죽음의 굿판'으로 명명했던 험난하던 시대.

더러운 9년을 집권했던 대통령들이 구속되어버린 더러운 나라를 살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많은 사람들이

한 표라도 문 대통령에게 모아주어야 한다고 했을 때,

나는 문 대통령이 당연히 당선될 것이니 심상정을 찍었다.

내가 죽기 전에 '빨갱이'라는 말을 하는 자가 '하겐크로이츠'에 경례하는 자처럼

부끄럽게 치부되는 시대가 오면 좋겠다마는...

 

심상정은 이 험난한 대한민국사를 온몸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서울대 역사교육과를 들어가

중산층의 기득권을 버리고 노동자로 헌신해왔다.

내가 대학 새내기 시절, 대우어패럴의 파업을 보면서 그 의미를 알지 못했는데,

그 중심에 심상정이 있었다.

 

서노련의 핵심이었던 김문수는 지금 '개장'안에서 낑낑거리는 잡종견이 되어버렸다.

이후에 심상정은 단위회사의 노조를 넘어 산업별 노조를 꾸리느라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지난 탄핵 촛불 집회가 이루어지던 시절에도,

민주당은 눈치만 보고 있을 때, 심상정과 노회찬 들은 국가가 가야할 길을 말해 주었다.

힘은 약했으나...

 

이제, 양승태란 외모는 멋진 개새끼가 저질렀던 범죄들이 드러나고 있다.

청와대와 법원이 짬짜미가 되면 세상은 지옥이 되는 거다.

 

노동자들의 대법원 판결로 인해 해고된 KTX 노동자 출신인 아기 엄마가 자살하게 되고,

전교조는 법외 노조가 되어버린다.

한명숙을 감옥에 넣어버렸고...

멀쩡한 정당 하나를 해산시켜버렸다. 세상에나....

 

2013년 2월 노회찬은 징역 4개월 형을 확정해서 국회의원직을 박탈당했다.(172)

 

이런 것이 양승태란 개새끼가 저지른 범죄다.

능지처참할 일이다.

 

오늘의 고통을 내일의 희망으로 바꾸려면

잘못된 어제를 완전히 밀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다하지 못한 숙제에 발목 잡히게 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

한 때 옳고 새로웠던 것도 변하지 않으면 낡은 과거일 뿐.

진보 정치는 곧 변화의 정치다.

끊임없이 변신함으로써 그 시대의 가장 아래에 있는 다수의 편에,

새로운 세대의 편에 서야 한다.(304)

 

심상정이라는 사람을 믿는 것이 아니다.

그가 살아온 삶이 증명하는 그의 생각이 옳기 때문에 그가 대통령이 되는 꿈을 꿔본다.

 

나는 죽으면 묘비명에 아무 것도 쓰고싶지 않다.

매일매일 열심히 새롭게 살다가,

지구라는 별이 남기는 수많은 먼지 중의 하나가 되어

커다란 대기 속에 머물고 싶다.

살아있는 동안 한 시대가 해야할 숙제를 잘 풀고 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304)

 

숙제는 힘들다.

대다수는 외면하려 든다.

나도 정년퇴직까지 10년 남짓 남았다.

 

한국 교육 현실의 암담함이라는 숙제 앞에서

매일 좌절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늘 빛난다.

아무리 피곤해 해도

아무리 무의미한 공부에 지쳐 가도,

아이들은 무기력하게 학습된 무지를 반복하는 노인들보다 낫다.

 

삶이라는 숙제를

새롭게 떠안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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