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에는 다양한 욕망들이 교차한다.

우선 소설가는 주제를 드러내기 위하여 다양한 작전을 수행한다. 소설가가 다양한 캐릭터를 창조하여 서로 얽히게 만들고, 그 사건 속에서 작가의 욕망을 드러낸다.

작가가 창조하긴 하지만, 캐릭터들은 살아 움직인다. 캐릭터 간에 캐릭터 숫자보다 많은 욕망들이 들끓고, 때론 합의하고 때론 갈등하며 욕망의 밭에서 뒹굴곤 한다. 특히 추리소설은 이 욕망들의 줄다리기가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뭐니뭐니해도 소설을 완성하는 것은 독자다. 독자는 작가의 욕망과 캐릭터의 욕망 사이를 꿰뚫어 보기도 하고 속기도 하면서 심리적 줄타기를 한다. 간혹 줄에서 떨어질 뻔하여 가슴이 철렁하기도 하고, 시야가 뿌얘지기도 한다.

이 소설은 일본다운 소설이다.

수학을 사랑하는 사람들, 과학을 사랑하는 사람들. 그들의 순수함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이 세상에는 거기에 관계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숭고한 것이 존재한다.
명성 따위는 그 숭고함에 상처를 입히는 것과 같다...

추리 소설에서 이런 말을 쓸 수 있는 그들의 인프라가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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