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초언니
서명숙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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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에 대학을 들어간 내게, 세상은 도깨비판이었다.

세상은 그대로건만 84년까지의 눈과 85년부터의 눈은 정반대를 보게 되었다.

뉴스에 나오지 않은 이야기들을 듣고 보며, 찾고 지향한다.

 

이 책은 박정희의 긴급조치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기록이다.

청춘의 빛나는 시간들은

감옥과 포승줄로 녹슬어갔다.

결국 식탐만 남은 영초언니를 읽으면서 세상의 팍팍함에 치를 떨게 된다.

 

독신으로 살아라

똑똑하고 잘 배운 여자는 좋은 직업을 가지게 되니 굳이 결혼할 필요가 없다.

남자에게 의지하지 말아라.(41)

 

이런 어머니에게서 자랐지만,

미욱한 결혼을 하고 이혼도 한다.

삶이란 의지보다 큰 어떤 기운으로 살아지는 것일 때도 많다.

 

2016년 겨울,

최순실이라는 그 여자가 민주주의를 중얼거린 시기,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라는 영화 제목을 떠올린 촛불의 바다를 건너왔다.

 

아직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그렇지만, 변화의 물결은 세상을 휩쓸고 미래로 흐른다.

1주일 후면 남북 정상회담을 하게 되고,

휴전 협정을 평화 협정으로 바꿀지도 모른다.

일본과 해저 터널로 기찻길을 놓게될지도 모르고,

우리는 더이상 섬나라가 아닌 세상을 살 수도 있다.

 

영초언니들이 살았던

캄캄한 어둠은 조금씩 밝아오고 있다.

다행이다. 촛불로 밝힌 밤들이

환한 태양을 기다리는 새벽이 되어 다행이다.

아직 어둠 속에서 번득이는 세력은 강고하다.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개라던

이육사의 탄식이 오버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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