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의 달인 5천원 벌기 힘들다는 페이퍼를 쓴지 얼마 안되는 시점.
갑자기 팀장이 부르더니 돈봉투를 준다.
여차저차해서 지금 하고 있는 노동에 대한 댓가를 지불한다.. 이거 가라로 만든 것이지만 정당한 절차를 거쳐서 만든 것이니 뒷감당은 걱정안해도 된다.
펴보니 30만원 빳빳한 수표로 들어있다. 내가 버는 돈의 1%에 못미치는 금액이지만 이렇게 계획없이 주머니속으로 들어오는 것은 입이 째지게 마련이다.
우와.. 횡재다.
물론 30만원은 온전히 내 노동의 댓가이다. 그래도 생각하지도 않았던 돈이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것은 -게다가 연말정산에 포함도 안되고- 그 금액에 상관없이 기쁘기 마련이다.
1. 나의 위시리스트 1순위. 내 눈앞에 아른거리는 20만원짜리 티볼리 라디오를 당장 지를까? 아니야, 한달도 안남은(스포일러 ^^) 내 생일날 직원들이 모아 주는 10여만원의 돈과 나머지 내 돈으로 질러야지.. 기다린만큼 그 물건이 소중한 법이야.. 지금 살까 말까 했던 시간이 2달은 갔으니 좀 더 기다려야지..
2. 옆지기한테 줄까? 좋아하겠지? 아냐, 나처럼 월급봉투 투명한 사람이 어딨겠어? 남편의 비자금이란 것도 만들어 놓아야 나중에 들키더라도 남편이 이 정도의 융통성은 있다는 것을 알고 나름 흐뭇해하지 않을까? 너무 재미없이 사는 것도 젊음(나도 젊은가?)에 대한 죄잖아?
3. 이벤트로 일부 풀까? 아냐... 내 노동의 댓가이지 공짜로 생긴 돈이 아니라고 위에 써놨으니 이 글을 제대로 읽으신 알라디너들은 이벤트로 푸는 것을 원하지 않으실꺼야.. 얼마나 부담되시겠어...
4. 그렇다고 저금을 하나? 아냐, 30만원이 많아 보이지만 저금하기엔 적지 않아? 티도 안나겠다.. 기나긴 노후생활동안에 이 30만원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 젊을 때 그냥...
5. 책을 살까? 요즘 미친척하고 다들 30 여만원씩 리스트 만드시던데... 아냐, 책은 조금씩 조금씩 사모으는 재미지.. 네가 요즘 산 책 제대로 읽은 적이나 있나? 하나 제대로 읽고 리뷰나 올려.. 이제 당분간 책은 사지 마.. 직장 도서관에 좋은 책 많은 것 오늘 보고도 정신 못차리네?
어쩌라고....
히히히
역시 돈벌기는 직장에서 하고 돈쓰기는 알라딘에서 해야겠다.. 괜히 서재의 달인에 목매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