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아름다움 - 김영숙 아줌마의 도발적인 그림 읽기
김영숙 지음 / 아트북스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좋아하는 판형의 책에, 그림이 담겨진 표지를 보고 나는 꼭 이책이 사고 싶었다.

그림얘기라고 하기에 더 선뜻 주문하게 되었다.

그림에 문외한인데 문화적 생활을 해본다고 모처럼 시간을 내어 갤러리에 갔는데,

그저 시각적인 느낌으로 그림들을 보고 오면서 그래도 생산적인 일을 했다고 할것인가?

그런 점에서 나는 이책이 좋았다.  이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따뜻한 차 한잔 앞에두고 이렇게

멋진 명화들을 내 눈앞에 두고 큐레이터의 자상한 설명과 시대상을 듣고.. 또, 그 설명을 듣고

잊어버릴만 하면 다시 꺼내서 한번 더 감상해보고..

이번 큐레이터는 수다쟁이 큐레이터다. 하지만 맘에 쏙 든다.

내가 이쯤에서는 '아..너무 수다스러운거 아냐 ?'하는 생각을 하는 걸 금방 눈치채고는 그수다에 대한

정당성을 부각시킨다.  귀가 얇은 나는 그렇군..하고 또 집중해서 얘기를 듣는다.

한번쯤 보았던, 한번도 못보았던 그런 그림들에 대해 조금 알기 쉽게 일상의 코멘트까지 붙여가며

얘기를 풀어낸다.  지겹지 않게 얘기하는 기술을 잘 알고 있다. 이도 역시 아줌마의 강점이 아닐까..

예전에 중앙박물관에서 가야박물관을 둘러보다가 관리하시는 분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유물을 보니

유적지에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시각으로 그저 보는 것보다는 얘기를 알고 보면

훨씬 접근하기가 쉽고 더 알고 싶고, 나아가는 사랑하게 된다는 평범한 진리..

설명을 잘 듣고, 보는 즐거움이 배가 되어 밥이라도 한끼 사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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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다 타조
이외수 지음 / 리즈앤북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짧은 상상을 한다.  이렇게..

어느날,  한 젊은이가 초췌한 몰골로 춘천의 기인으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랍비를 찾아왔다.

그는차 한잔을 응대받고는 기나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 

'랍비여! 저는 지금 직장도 잃고 사람들에게도 따돌림을 받고 있습니다.  시험을 볼까도 고민했지만

지금 제 상황에서는 가진 돈도 없어서 그도 할수가 없습니다. 

눈 깜빡할사이에 변해가는 세상에서 저는 돈도 없고, 얼굴도 못생기고,  게다가 성격적으로도

장애도 있습니다. 고통스럽습니다.  부모와도 종교가 달라 시도때도 없이 싸움이 빈번하고,

어릴적부터 부모의 그늘아래서 따뜻하게 자라지도 못해 그 증오만 깊어갑니다.

그리고, 결혼할 나이가 되었음에도 얼마전 사랑하던 사람이 제곁에서 떠나갔습니다.

저는 정직하게 살았고, 남을 괴롭히지도 않았는데 왜 이런 일이 저한테만 일어나는 걸까요?

세상에 얼마나 나쁜놈들이 많은데... 쓰레기같은 놈들은 밝은 세상에서 저렇게 활보하고 있는데..

아! 제가 못난 탓일까요? 제가 무능하고 보잘 것 없어서일까요?  저는 너무 무가치한 인간입니다.

이런 생각 속에 쌓여있을때는 정말 자살을 생각하게 됩니다.  제겐 희망도 없습니다.

현명하신 랍비여! 저는 어찌해야 하나요?'

담배 한대를  깊은 숨으로 피워문 랍비는 천천히, 갈라진 목소리로 얘기를 시작한다.

' 이놈아! 잘들어라. '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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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리 2004-05-27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외수 작가님의 책들은 대체로 전부 보앗다고 자부 햇는데..첨보는 제목이군요...결국 그동안 책을 손에 쥔적이 없다는 진리가....ㅜ.ㅜ ...오늘부터 다시 책을 잡기에는 무리가 있고..내일부터 잡으렵니다.....^^
 
향수 (양장)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지고 난후,

같이 걸었던 거리풍경이나 같이 다녔던 카페나, 같이 들었던 음악이 생각나곤 한다.

오늘처럼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더욱이 빗소리에 센티멘탈해져 옛생각이 날때도 있다.

시간이 덧없이 흘러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문득문득도 생각이 나지 않았는데,

어느날, 많은 인파속의 버스에서 내리다 문득 그사람에게서 맡아지던 그체취가 느껴진다.

뒤돌아 봤지만 버스는 떠나가고 있다.

익숙한 사람의 체취가 얼마나 모욕적이리만큼 강렬한지..이책을 통하면 더 느낄수 있을것이다.

나는 다비도프라는 향수를 오랜 시간 쓰고 있다.

내냄새는 그향에 젖어 이곳에도, 저곳에서도 싸구려처럼 느껴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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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이우일 그림 / 창비 / 2004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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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릭지에 적박을 한  '오빠가 돌아왔다'의 표지를 보고 책제목과는 다른 화려함을 느꼈다.

책제목은 6,70년대의 뽕짝을 연상케 했는데 말이지..

이번 책은 인터넷상의 소설연재를 읽는 듯했다. 결론이 지지부진하지 않은 것만 빼고..

나는 단편소설을 쓰는 작가들이 아마도 어느순간 이야기를 잘 이끌다가 쓱빠져버리고 얘기를

끝내버리는 것을 종종 느낀다. 얘기를 하지나 말던지, 어쩌라는 거야? 

그리곤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는 투의 통속적인 얘기를 할때면 속이 뒤집어졌다.

단편 한편을 읽으면서도 늘 나는 첫장부터 노려보며 읽었다. 그래, 뭐라고 끝내나 보자. 

그러나, 이미 김영하에게 점령당해버린  내 속에서는 그런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재미도 재미지만 책읽기를 하면서 같이 분 해하고, 같이 미쳐가며, 같이 웃는다는 것이 이작가의

매력인것 같다.  단편도 잘쓰고 장편의 긴호흡에도 눈하나 깜빡안하고 이렇게 써낼수 있는 작가가

정말 부럽고 얄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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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고로야, 고마워
오타니 준코 지음, 오타니 에이지 사진, 구혜영 옮김 / 오늘의책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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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위에, 그리고 가까이에서도 본적 없는 장애를 나는 이책의 사진에서 보았다.

아이들은 장애에 대해 편견이 없다고 했던가?

나는 강남역 사거리에서 언젠가 모가수가 오토바이로 사고난 자리에서 신호대기중일때,

늘 두려웠다. 누구나에게 있을 수있는 장애이기 때문이다.

나는 장애에 대해 편견이 없다고 자부하면서도 늘 장애우가 나오는 방송을 볼때면 채널을 돌리고

제발, 나에게는 없기를 빌었던 적이 있음을 고백한다.

우리들은 누구나 닥치지 않은 상황에서  피부로 와닿지 않는 것은 이해할수없다. 

누군가 사망했을때 영안실의 모습을 그려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얼마전까지 나는 한번도, 단한번도 내가 이해하지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해하는 것과 공감하는 것은 절대로 그 사실이 다른 것이다.

이책은 그런 장애에 대한 사실적인 표현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얼마나 자연을 파괴하고 있는지,

그 환경파괴로 인한 증거물일수 있는다이고로를 등장시킨다.

이책은 누구나, 그저 재미로 읽을 만한 책이 아니다. 아이들에게도 또 어른들에게도 많이 읽혀서

장애에 대한 편견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어떤 서평도 필요없다. 그저 읽기만 하여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느낀점은 표지에 있는 말로 대신하고 싶다.

 ' 생명은 정녕 그 모습이 어떻든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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