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기억이란 것이 늘 원하는 만큼, 내가 원하는대로 기억되었다.

어느날, 깡그리 없어졌다. 처음엔 불안했지만 조금씩 뻔뻔해졌다.(솔직히 처음부터 많이.)

 

난 늘 술먹고 컴퓨터를 켜고 글을 쓴다.

그러니 오타가 생겼는가, 문맥이 맞는가, 혼자 열번쯤 다시 읽는다.(미친 짓!)

멀쩡할 때 쓰면 좋으련만 그게 참 안된다. 객기에 쓰는 거다.

 

아..참. 기억이었지.

이 책. 단숨에 읽었다. 좋아하는 코드의 소설이었고 좋아하는 작가였음에 화났다.

김영하였더라면 이런 소설에 좀 달랐었을 텐데.. 좀 더 뭐가 있었어야 하는데..했다.

그럼에도 다른 독자들은 높은 평점이었다.

난 그럴 수 없었다.

 

단숨에 읽히는 흡인력은 장점이다.

그런데, 얘기가 좀 미흡하다. 그저 단편일 때는 그려려니 하고 넘어갔다.

독자의 몫이려니하고.

 

그런데.

"죽음이란 건 삶이라는 시시한 술자리를 잊어버리기 위해 들이켜는 한 잔의 독주일지도."라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티프 - 죽음 이후의 새로운 삶
메리 로취 지음, 권 루시안 옮김 / 파라북스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죽음이라는 것이 살아있는 모든 것들과의 경계를 만든다. 그이후 남아있는 것은 사체의 문제다.

그러나, 단지 사체만 남는다는 것은 그 죽은자에 대한 예우가 아니다. 기억또한 남는것이다.

기억이라는 것은 무형의 것이기 때문에 유형의 것을 생각한다면 아마도 유류품일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곳에서도 유류품을 태우기 적당한 장소가 마련되어 있지않다.

유류품의 어떤것은 가족들이 보관하기도 하고 또 어떤것은 분류가 잘이루어진 재활용품에

옮겨지기도 한다.  어떤 곳에서 유류품을 태울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곳은 많은 망자들의 유류품이

모아져 쓰레기처럼 태워질 것이다. 가족들은 그렇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유류품마저 이렇게 태워진다는 것이 슬플 가족들에게 이책에서 말한대로의 사체 처리를 권한다면

아무도, 그누구도 기꺼이 동참하지 않을 것이다. 작가는 첫부분에서 나같이 반발하는 독자들을 위해

혹시라도의 우려로 본인도 어머니라는 가족을 잃었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혀두고 있다.

이책은 내가 보기에 동서양의 의식의 구조 차이를 많은 부분 나타냈다고 생각한다.

동양에서 말하는 사후의 세계라는 것과 가족에 대한 혈연관계의 끈적함을 작가는 모른다.

어쩌면 냉정하게 죽은 사체가 과학에 일조할 수있는것이 좋지않겠느냐..고 할지 모른다. 

절대 아니라고는 말 못하겠다. 하지만 나 자신은 혹시 그렇게 할수 있을지 몰라도 가족이라는 사람들의

사체는 그렇게 할수 없는 것이다. 그런점에서는  작가도 마지막에 동의하고 있다.

내가족만은 안되지만 내가족이 병이 들었을때, 의사들의 손놀림 좋은 기술로 그것이 치유되기를 바란다.

그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 인체를 해부해 들여다 보고, 만지고, 꿰메고, 붙여보고 하는 습득을

내가족이 아닌 나와는 모르는 타인에게 행하여 진다면 그것은 과학의 발전을 위해 기꺼이 그렇게 하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다. 이것을 이기주의라고 한다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책에서도 말했듯이 소를 잡아 통째로 놓고 먹지않고 부분마다 잘라 용도에따라 먹는 이유도 내눈앞에

벌어질 참혹한 광경에 대해 피하며 먹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런 아이러니를 꼬집은 책이 아닐까..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오주석 지음 / 솔출판사 / 1999년 8월
평점 :
절판


처음 이책을 주문해서 받고는 흑백으로 이루어진 본문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니..어째서.. 그림읽기 책이라고 버젓이 제목을 붙여놓고 맛배기도 안해줄 심산인가..했다.

그러나, 찬찬히 보니 책 뒤에 원색도판을 마련해두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

그림은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이라고, 작가의 마음을 읽는 것이라고 필자는 말한다.

특히나 옛그림이기에 더 그러하다고..

이전의 한국미 특강에서 읽었던 많은 부분이 같았다.  실은 그책을 읽고 조금더 그림도 보고 싶었고,

더 좀 알자는 생각에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많은 부분이 이책에서 발췌되어 한국미특강을 만든 것이라

나처럼 좀더 많은 양의 다른 것들에 대해 원했던 독자에게는 아쉬움이 클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반면 그로 인해 좋은 점도 있었다. 무지한 자로 게다가 총기까지 없는 나에게는 여러번

같은 부분을 다시 읽게 됨으로써 더 진하게 각인되니 좀더 오래 기억할수 있어 좋았다.

나는 차츰 옛그림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란 말이 있다.

아직 아는 단계도 아니지만,  좋아서 자주 보고 자주 접하다보면 알게 될 것이고 나아가 즐기게

될것이라는 생각을 감히 해본다.

자꾸만 보고 싶어져서 이제는 정말로 내눈으로, 내발로 서서 그림을 읽어보고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수리 2004-06-01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때는 유명 화가들의 그림 모음집을 구매하고 보는 취미가 있었습니다..
비록 인쇄되어진 그림들 이지만
유명 그림 들을 내가 소장 한다는 기쁨도 있었고
또 보면 볼수록 그림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지고

내가 할수 없는 능력을 보여주는 그들에게 경외심도 느껴지는
그런 학창시절이 있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 시절이 모든 사물에 대한 순수한 눈을 가진
정말 좋은 시절이였던 것 같습니다...^^

참순이 2009-02-01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짱 잘쓴당~*^^*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박석무 엮음 / 창비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책은 다산 정약용이 신유사옥의 덫에 걸려 17년동안 유배생활을 하면서 보내온 편지들이다.

두아들(학연, 학유)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어떻게 책을 읽을 것인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들을 얘기한다.  자신들이 폐족이 되었어도, 아니 그래서 책을 더 많이 읽고 더 정진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또한 실리적인 선비의 삶을 살기도 권장한다.

같은 땅에 보리를 심는 것보다 유실수나 특히 뽕나무의 위력에 대해 자세히 쓰고 있다.

큰아들 학연이 의술을 한다고 했을때는 노발대발하며 다시 보지 않겠다며 말도 하기싫다고

언짢아 하는 모습도 보았다.

아마도 자신의 석방을 위하는 마음으로 , 아들이 탐관오리들과 교류하기 위해 의술을 한것이라고

생각해서 아들의 학문에 해를 가할까봐 그렇게 화를 낸것이 아닌가 싶다.

또한,  흑산도로 유배간 둘째형 약전 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두형제간의 학술논쟁이 대단했다는

것을 알수 있다. 이부분이 이책중에서 가장 어려웠었고 아직 이해가 안되는 많은 부분들이 있었다.

그중 우리가 잘아는 '자산어보'에 대한 얘기가 잠깐 나온다.  처음의 이름은 '해족도설'이라고 했던가보다.

그림으로 표현하지말고 글로 쓰는것이 낫지않겠냐는 개인적인 견해도 보인다.

요즘에 '현산어보'라고 읽어야한다는 얘기도 있고, 책도 나온것으로 알고 있지만..

마지막으로  다산의 제자들에게 당부하는 편지도 있다.

과거제도에 강력한 비판을 함에도 그제도가 바뀌지않는한, 그 과거제도를 통해서만이 사회에 나아갈수

있는 길임을 알기에 현실을 받아들이고 과거공부에 정진하라고 이르기도 한다.

아직 많은 부분을 모르는채 책을 덮었지만,  이책에서 가장 읽기 난해하고 이해가 안되던

주역이라는 책을 한번 꼭 읽어보고 싶었다. 아마 조금 쉽게 풀어 써진 책도 있지않을까..

무지속에서 읽은 나에겐 아까운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
오주석 지음 / 솔출판사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특강이라 하여 오는 강사들이 그닥 마뜩하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그시간을 잘 이용해서 사적인 시간으로

만들겠다는, 잔머리를 열심히 굴렸던 그런 시기도 있었기때문에 책제목을 보고 따분하지는 않을까..

싶었다. 이책은 특강내용을 속사가 적고 그것을 바탕으로 수정, 보완한것이라고 한다.

우리문화에 대해 앎도 없으면서 누가 무관심한 처사라고 쏘아대면 문외한 일뿐이지 관심이 없는 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책을 읽으며 우리문화에 대해 얼마나 허투로 보았고 애정없이 보았는가를 알았다.

외국화가들에 대해서는 비록 복사본일 망정 방에 걸어두고 흐뭇해한적이 많았다.

누구누구의 작품이더라, 어느시대의 화풍이더라 하며 계보를 외기도 했다.

나는 지금 '문화적 충격'을 심하게 받았다. 나하고는 거리가 상당할것 같던 그림, 막연하게 멀게만

느껴진 글, 한적한 고궁은 그저 나른함만을 가졌다고 생각해는데..  

그런 것들이 바로 내 심장들을 덥혀주고 있었고 숨쉬게 했었다는 걸 몰랐다.

이책은 나같이 생각하던 사람들을 위해 씌여졌다. 

그림 보는 올바른 방법을 얘기한다. 어느정도 거리에서, 어떤 방향으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찬찬히 뜯어 보라고 한다. 그러면 거기서 '옳거니!' 하는 소리가 저절로 흥에

겨워 나올 것이다. 내가 그랬으니깐.. 옛사람들은 멋을 알고 살았던 사람들이다.

나는 초상화를 한번도 제대로 본적이 없다. 그저 책에서 누구의 그림인가 내지는 주인공이 누구냐를

맞추는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애당초 색감도 없는(이건 내가 엄청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그림에 지루하기 짝이없는 표정으로 있는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이책에 나오는 강세황의 초상화를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어떻게 그런 유머가 그림속에 있었는지..

이황선생님께서는 '무자기(毋自欺)'란 말을 아주 중시하셨다고 한다. 

 '나자신을 속이지 않는다.'란  이말은 우리 선조들 마음속에 늘 있었던 말이라고  생각된다.

어떤 그림을 그려도 과장됨없이, 어떤 건물을 지어도 음양오행설(이것이 순리일테니깐..)에

맞게, 그렇게 그려내고 짓고 살아온 것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국민으로 살아가며 이렇게 자랑스러운 날이 또 있을까 싶다.

결코 과장이 아니다. 내흥에 겨워 덩더쿵이 그냥 나올지경이니깐...

안읽었다면 꼭 읽어보시라.  밥이 나오냐, 떡이 나오냐 하지말고 억지로라도 읽어보시길..

정신을 잃어버리고 여기저기 헤매고 있던 부끄러운 나를 발견하게 될것이다.    

'휴..내 글재주없음을 오늘 뼈져리게 원망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