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은 알지요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김향이 글, 권문희 그림 / 비룡소 / 199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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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스름 해가 질무렵이면 나는 집에 돌아가고 싶었다. 내가 집에 가는 중에도 그랬고, 집안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밥냄새가 나는 ... 

한참전에 고향을 가본적이 있다.  일부러 찾아가지는 않았는데 지나가다가 우연히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를 지나가게 되었다. 그곳은 담이 낮고 운동장도 내 기억속의 넓은 운동장은 아닌 아담하고 소박한 학교운동장이었다. 학교에는 돌로 만든 동물 구조물이 여러개 있어서 나는 어릴적 말을 타기도 하고 놀았다. 설마 그런 것까지 그대로 있을 줄이야.. 마치 학교 선생님들도 그대로 계시고 친구들도 그곳에 있는데, 나만 커져서 밖으로 내몰린 기분이 되었다.

이책은 부모의 정을 모르고 할머니 손에 키워진 송화라는 아이의 눈으로 본 세상이다.

또래집단의 따돌림으로 외톨이가 되었던 송화는 어느날, 검둥이 개를 매개로 첫 친구를 가지게 된다.  비밀을 공유하는 친구가 생기고 그 친구로 인해 동네 아이들과 어울리기 시작한다. 

할머니와의 단조로운 생활에서 영분이라는 친구의 아버지의 죽음으로, 누구나 떠나가게 될 수있다는것을 배우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로 인해 단짝친구 영분이가 서울로 이사를 가게 된다.

떠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돌아오는 사람도 있는법. 12년간을 떨어져 있던 아버지가 치성을 드리던 노모의 바램탓이었을까..어느날 돌아온다.

송화네도 새로운 보금자리로 떠나가게 된다. 아파트 생활이 처음인 할머니와 송화가 베란다에 매달려 밖을 내다보는 일러스트가 가만히 웃게 만든다.  

이책은 내용도 아주 좋았지만 일러스트도 너무 좋았다. 이 아름다운 책 한권이 사람을 얼마나 따뜻하게 웃게 만드는지... 아픈 세상을 살아가는 복잡하고 고달픈 세상에서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늘 그자리에 있는 낮달님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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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4-06-09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지막구절 인상적입니다..늘 그자리에 있는 낮달님같은 책이라....

잊어버리고 살지요. 낮달님...언제나 그대로인 것을..

반딧불,, 2004-06-09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전 안 읽었습니다..
별로 읽고 싶지가 않았거든요.

그냥 그런 책이 있구나 하고 지나쳤지요..챙겨봐야겠습니다.
 
터널 그림책은 내 친구 2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논장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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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는 서로 성이 다르기때문에 어릴적 많이들 다투는것 같다.

로즈와 오빠처럼 책읽기와 뛰어노는 내향적, 외향적의 뚜렷한 차이가 아니라도 사소한 놀이에도

차이가 난다. 어릴적 나도 인형놀이를 할땐 남동생을 여동생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한적이

많았다. 커서도 심리적으로 감성이 틀리기때문에 남매보다  자매들이 가까이 지내는것을 종종 볼수 있

다.  이책에서  '터널'은 화해의 공간이었고, 믿음의 공간이었으며 또한 전환의 공간이다.

서로 다른 남매의 표현을 위해 책속에서 작가가 세심한 부분까지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알수있다.

오빠가 터널을 들어 갈때는 오른무릎으로 먼저 들어가고, 로즈가 들어갈때는 왼 무릎먼저.

오빠는 공을 들고, 로즈는 책을 들고..로즈는 빨간색의 코트를, 오빠는 파란색이 들어가 있는 스웨터를.

오빠는 운동화를, 로즈는 구두를..

또한 재밌었던 것은 첫장면의 꽃문양의 벽앞에(집안), 벽돌 앞의 (집밖)각각의 나눠진 프레임의 남매가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남매가 마주 보고 있어 오빠는 뒷통수만 보이지만 미소 짓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로즈가 미소짓고 바라보기때문에..연결된 프레임 앞에 그들의 대표성격인 책과 축구공이 놓여져있

다.  오빠를 찾아 터널 속에서 만난 두남매의 따뜻한 포옹이 너무 아름답다. 

그래서, 동화는 사람을 따뜻하게 만드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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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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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군'

'이책을 읽기 시작한 지가 언젠데 시작 부분에서 더이상 나아가질 못하다니'

이책 중간에 나오는 문장들이다. 이책에 발송된 날짜가  2001년 12월 31일이라고 찍혀있다.

처음 책을 받아보고서 몇장쯤 읽었을터인데, 또다시 덮고, 또읽다가 덮고 했던 내 책읽기와 같았다.

아마 히라노 게이치로의 '일식'이란 책을 읽고 난후여서 그랬던것도 같다.

골치가 지끈거렸던 책이었던 것이다. 

나에게는 이책이 조금 다른 각도로 읽혔다.  전반적인 이해를 산티아고가 사후세계를 여행하는 것으로

읽었다. 자신이 죽는 것을 아는 사람이 있는지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반복된 꿈을 통해 사전에 알지않을까

싶었다. 그꿈의 종착지를 향해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중간중간 만나는 사람들은 현세에서 사랑하던 사람

들이 다른 모습으로 이야기에 등장하는 것이다.

연금술사는 아마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저승사자가 아닐까?

그를 따라 여행을 하는 사막은 모든것을 알아내는 종착지였다. 거꾸로 말하자면 그 종착지였던 사막이

다시 시작하는 모태일수도 있는 것이다. 

사후세계를 여는..갈등과 번민이 없는, 모든 것을 알아낸 사람들의 보금자리.     

어쩌면 많은 이들이 이미 연금술사가 되었는지도 모르고 그들만을 위한 피라미드가 준비되어

그들을 찾아 오는, 때가 되어  한번씩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바람의 소리를 빌어 말을 거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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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키웨이 2004-06-06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솔직히 말씀드리면 전 이 책이 왜 베스트셀러인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딧불,, 2004-06-09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다행입니다..
저도 그리 느꼈거든요.
그리 느끼는 사람이 계시니 얼마나 동질감이 느껴지는지...
마크툽이라...이 말도 사실 식상하구요.

저도 너무나 힘들게 읽은 책이랍니다^^;;
 
길모퉁이의 중국식당
허수경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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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읽을때 항상 손을 깨끗이 씻고 행여 책장이 구겨질까봐 조심조심 넘기면서 읽는다.

한번은 아빠가 집에 놀러 오셨을때 책꽂이에서 책을 하나 꺼내 읽으시더니 턱 반을 아무렇게나 접어

책을 덮어놓으셨다.  아이쿠..저런..을 연발하며 기어이 그책을 아빠손에 쥐어주고는 나는 새책을 하나

사고야 말았다.  나는 책을 빌려주지않는다. 그냥 맘에 들어 하면 주는 것이 좋다.

이책은 유일하게 내책중에 많은 부분이 눈물자욱과 손자욱이 많은 책이다.

여러번 읽기도 했지만 여러번 같은 부분에서 울기도 한 책이다.

낯선 땅에서 겪는 말 못할  고통들과 갖다 댈 이유없는 외로움..

내가 전혀 모르는 누군가의 일기를 훔쳐본것같아 처음에는 두근거렸고,  몇장씩 읽어가면서는

훔쳐읽는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같이 공감하고 같이 아파했다. 그러다 끝맺음의 '우울했던 소녀'를

읽으면서는 '혹시 이거 내일기인가?'하는 착각이 들었다.

단촐한 문체로 아주 담담히 써나가는 이 작가는 동백꽃같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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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6-06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꼭 사서 읽어봐야겠네요.

두심이 2004-06-06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난 이야기가 아니라서 자칫 지루할수도 있지만, 너무도 담담하게 써내려간 문체에 저는 푹 빠졌었답니다.
 
부자의 그림일기
오세영 지음 / 글논그림밭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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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라는 쟝르가 어린시절 불량한 학생들이 보는 것쯤으로 치부되는것에 나름대로 동조했다.

그래서, 많은 만화를 보지 못했고 지금에 와서 새삼스레 다시 어린시절의 감정으로 읽을 수 없음이

안타깝다. 여전히 지금도 많은 만화가 나오고 있지만, 늘 나는 이런이런 만화책을 갖고 있다..하는 식의

소장본 만화책을 주로 구입해서 읽었다. 이책은 그러한 흐름에 따라 흘러흘러 내게로 오게된 책이다.

어린 시절, 만화책이 싫었던 이유는 불량학생으로 보일까봐 라서기 보다는 나는 그 침 자국이 싫었다.

같은 페이지에서 거의 같은 장소에 침을 묻혀 넘겼을 것 같은, 오래된 만화책일수록 처음보다

유난히 두꺼워진 것을 볼때마다 알수없는 불쾌감을 느꼈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는 얘기지만)

그렇다고 그시절 나만이 가지고 볼수있는 만화책이란 것이 소년중앙, 어깨동무, 꺼벙이, 두심이표류기,

로봇찌빠 같은 명랑만화류 일색이었다. 지금도 유난히 명랑만화를 좋아하는것도 그시절의 편협한

나의 만화읽기의 결과물 일것이다.

이책은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중요한 책이었다.  새로운 시각으로 만화를 보게 되었던 것이다.

평범한 내용은 하나도 없다. 여기저기 아픈 영혼이 일상의 사람들의 모습으로그려져있다.

아이가 우는 소리가 들리고 땀냄새가 느껴지고  끈적한 담배냄새가 나는 그런 책이다.

단편영화를 보는 듯한 복잡한 감정곡선, 그러나 곧 길게 남는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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