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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다 타조
이외수 지음 / 리즈앤북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짧은 상상을 한다. 이렇게..
어느날, 한 젊은이가 초췌한 몰골로 춘천의 기인으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랍비를 찾아왔다.
그는차 한잔을 응대받고는 기나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놨다.
'랍비여! 저는 지금 직장도 잃고 사람들에게도 따돌림을 받고 있습니다. 시험을 볼까도 고민했지만
지금 제 상황에서는 가진 돈도 없어서 그도 할수가 없습니다.
눈 깜빡할사이에 변해가는 세상에서 저는 돈도 없고, 얼굴도 못생기고, 게다가 성격적으로도
장애도 있습니다. 고통스럽습니다. 부모와도 종교가 달라 시도때도 없이 싸움이 빈번하고,
어릴적부터 부모의 그늘아래서 따뜻하게 자라지도 못해 그 증오만 깊어갑니다.
그리고, 결혼할 나이가 되었음에도 얼마전 사랑하던 사람이 제곁에서 떠나갔습니다.
저는 정직하게 살았고, 남을 괴롭히지도 않았는데 왜 이런 일이 저한테만 일어나는 걸까요?
세상에 얼마나 나쁜놈들이 많은데... 쓰레기같은 놈들은 밝은 세상에서 저렇게 활보하고 있는데..
아! 제가 못난 탓일까요? 제가 무능하고 보잘 것 없어서일까요? 저는 너무 무가치한 인간입니다.
이런 생각 속에 쌓여있을때는 정말 자살을 생각하게 됩니다. 제겐 희망도 없습니다.
현명하신 랍비여! 저는 어찌해야 하나요?'
담배 한대를 깊은 숨으로 피워문 랍비는 천천히, 갈라진 목소리로 얘기를 시작한다.
' 이놈아! 잘들어라. '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