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자치통감
사마광 지음, 푸챵 엮음, 나진희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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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옛날에는 거의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고전이 많이 번역이 되는데 이름만 들었던 유명 역사책들이 속속 우리말로 옮겨지고 있다. 그중에서 자치통감은 당대 중국인들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선비들이 필독서처럼 읽었던 역사 책 이다. 이 책은 중국 송나라때 문신이던 사마광이 전국 시대부터 당말 5대 송나라초 까지의 역사들을 편년체로 펴낸 책인데 단순히 역사적인 사실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사마광 자신의 평론을 곁들여서 가치 판단에 도움을 주게 만든 특색 있는 책이다.


책은 방대하다. 1300년이 넘는 역사를 기록할려고 하니 그 내용이 어마어마하다. 무려 300만 자 총 294 권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이것을 우리나라 말로 옮긴다면 3-40권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그런데 중국에서도 정말 좋은 책이긴 하나 너무나 양이 많아서 완독하기가 힘들기에 여러 세기 동안 요약편이 시도되었다. 그런데 그런 책들도 사실 내용이 많아서 그보다 더 축소한 책들도 나왔는데 이번에 나온 책이 그 중의 하나가 되겠다. 많은 내용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흥미로우며 의미를 가지는 58편의 이야기로 선별되어서 선보이고 있는데 사실 이 책의 내용만으로도 자치통감이라는 역사책의 향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지은이인 사마광은 원래 송나라 영종때부터 책 서술을 하면서 재상의 지위에 올랐는데 그 뒤를 이은 신종때 왕안석의 신법을 반대하는 바람에 황제의 미움을 사서 관직을 사양하고 책 저술에 몰두했다고 한다. 그의 인생 후반기는 전부 이 책을 쓰는데 바쳤다. 몸이 쇠약해질 때까지 온 몸을 바친 끝에 이 위대한 저작물이 완성된 것이다.이 책이 완성된 이후로 그야말로 불멸의 책이 되었고 중국 역사 내내 황제들의 필독서가 되었을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도 많은 왕들과 선비들이 읽게 되었으니 그 가치를 미루어 짐작 할 수 있다.


책은 연대기순으로 전국시대부터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 본 역사책에는 자세하게 전국 시대의 모습이 나타나겠지만 이 책에서는 소진과 장의의 합종연횡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소진의 합종책이 절묘했으나 장의의 뛰어난 말재주로 그것이 와해 되고 만다. 아마 이때 소진의 책략이 끝까지 유지되었다면 통일 제국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끝났을 때가 진이 중국을 통일하게 되는 시금석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 책에서는 그런 장의와 소진의 불꽃 튀는 쟁투를 잘 보여주고 있다.


중간에는 진을 이은 실질적인 통일 제국 한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들려준다. 진은 중국 최초의 통일 제국이었지만 내재된 모순이 증폭하면서 2대째 망하고 말았고 그 뒤를 이은 한이 실질적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나라가 되었다. 이때 한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대제국이었다. 당대 최고의 나라였고 그때 이룩된 문물이 이후 중국의 근간을 이루게 된다. 책에서는 한제국 시절 서역과의 관계를 다룬 이야기를 싣고 있다.


당은 우리나라 삼국 시대와 밀접한 나라다. 당은 고구려를 침략했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자 신라와 힘을 합쳐서 천천히 고구려를 도모하려고 했고 끝내 성공했다. 그 시대를 이은 무측천은 중국 최초의 여황제였는데 그 악명과는 달리 나라를 잘 다스렸다고 한다. 무측천의 이야기는 오늘날에 비추어봐도 흥미로왔다.


왕조별로 인상적인 이야기들을 몇 가지씩 간추렸기에 중국 역사에 대해서 대략적인 왕조 순서를 모른다면 조금 헷갈릴 수도 있을 꺼 같다. 수십권의 내용 중에서 간추렸기에 생략이 많지만 편하게 옛날 이야기를 읽는다고 생각하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으로 자치통감이라는 엄청난 책의 느낌을 느끼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자치통감이란 책이 얼마나 대단한 책인가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을 기반으로 다른 중국역사책들을 비교해서 읽는다면 역사를 읽는 색다른 경험이 될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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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2 : 막고굴과 실크로드의 관문 - 오아시스 도시의 숙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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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의 두번째 이야기는 본격적인 막고굴 탐사에 나선다. 그런데 막고굴이 하루 이틀만에 볼수 있는 곳인가. 그 수많은 굴과 유적들을 생각하면 한달을 본다고 해서 다 볼수 있을까 싶다. 작가도 그것이 아쉬워서 두차례 답사를 했다고 한다. 그것이 1부이고 2부에서는 이 많은 유적이 어떻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가를 설명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서구와 일본의 약탈에 가까운 밀반입으로 생겨난 것임을 이야기하고 있고 3부에서는 실크로드의 관문으로서의 돈황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돈황을 기점으로 이어지는 실크로드 이야기가 이어진다.

 

우선 막고굴을 탐사한다. 사실 막고굴은 수백개의 석굴이 있고 넓이만도 만 5천평에 가깝고 벽화는 총 길이가 25킬로미터에 불상은 2천여구가 있다고 한다. 아마 지은이 혼자서 시간도 많고 돈도 많았다면 다 보고 싶었을것이다. 하지만 시간적인 제약과 일행이 있기 때문에 그중에서 몇개 중요한 부분만 답사를 하고 왔다. 몇개를 보긴 봤지만 아쉬움이 있을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몇몇만 봐도 이 유산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알수 있게 한다.

 

그중에서 328굴 초당시대 석굴을 답사했을때 보살상은 참 생동감이 느껴졌다. 공양보살상이라고 하는데 법의 자락의 주름과 끝선 처리가 자연스러우면서도 화려한 느낌을 주었다. 이밖에도 북주시대 성당시대 석굴을 답사하는데 전부 독창적이면서도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그 유려한 미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 신기했다. 책은 계속해서 여러 석굴을 보여주고 있는데 지은이는 어떻게 이 많은 석굴이 조성되었는지를 설명하는데 그것은 일종의 신심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승려뿐만 아니라 일반 신도나 관리들까지 자기들의 신심을 나타내는 것도 있고 또 긴 사막 여행을 무사히 마치게 해달라는 뜻으로 하나씩 하나씩 만들다보니 그야말로 석굴천지가 된 것이다. 우리가 산에 올라서 어느 지점에 돌탑을 쌓는거나 비슷하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 찬란한 유산이 어떻게 알려지게 되었을까. 이것이 조성되고 번성을 했지만 어느 순간에 쇠락해서 아무도 알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어떻게 그것을 발굴해냈을까. 그것은 안타깝게도 도둑놈들 때문이었다. 유명한 유물이나 유적이 도굴꾼들에 의해서 발견되는 경우가 왕왕있는데 이것도 그런 경우라고 할수 있다. 시대는 1900년대 전후. 이때는 청나라의 힘이 약해질대로 약해지고 외국의 침략에 대비하기에도 벅찬 시대였다. 당연히 중앙에서 지방에 대한 통제도 느긋할때 이 고굴이 있던 신강성으로 외국의 각축전이 시작되었다. 지리적인 요충지였던 여기에 러시아, 프랑스, 영국이 막대한 경비를 들여서 이 지역을 탐사하다가 막고굴에서 돈황문서가 엄청나게 있다는 소문이 퍼진 것이다. 이제 막고굴은 벌거벗겨진거나 다름없었다. 여러 인물들에 의해서 때로는 훔치고 때로는 아주 적은 돈으로 사면서 엄청난 양의 유물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사실 이때 이 지역을 관장하던 관리나 주민이 결사적으로 막았으면 손실이 적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당시만 해도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들은 인지하지 못했고 자발적으로 유물을 푼돈에 파는 경우까지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도 개화 이후에 그런일이 있었기에 공감이 가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여러 도둑들이 있지만 인상적인 사람이라면 프랑스의 펠리오였다. 28세의 청년이었던 그는 언어의 천재라서 각종 아시아 언어에 능통한 동양학 서지학자였다. 한마디로 보는 눈이 있었다는 점. 게다가 사교술이 있어서 장경동 안으로 들어가서 자신이 직접 중요하다고 여겨진 5000점을 골라서 갖고 갔다는 점이다.

 

그래서 돈황문서의 엑기스는 프랑스에 다 있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란다. 돈황문서를 검토하는 펠리오의 사진을 보니 고문서가 엄청나게 쌓여있음을 보여준다. 이 눈밝은 학자에 의해서 발견된 많은 중요 문서들이 빛을 보게 된것이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가늠이 안된다. 문서상으로만 존재했던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밝혀내었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도둑놈이나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여러 도둑들이 있지만 우리와 관련되는 인물로는 오타니가 있다. 그는 12년간 3차에 걸쳐서 실크로드를 여러 곳 탐험해서 약 6천점에 달하는 유물을 갖고 갔다고 한다. 그중의 일부가 당시 조선총독부박물관에 약 1700점이 소장되었고 이것이 해방 후에 우리가 그대로 소장하게 된 것이다. 그는 그 이외에도 합법을 가장한 불법적인 방법으로 수많은 유물을 수집해서 이른바 오타니 컬렉션을 만들게 된다. 그가 없었으면 그 유물이 우리손에 고스란히 있었을까를 생각하면 씁쓸해진다.

 

3부에서는 돈황의 지리적인 면을 이야기한다. 뭔가 여행기같은 느낌을 주면서 이곳을 중심으로 여러 요충지를 설명하고 있다. 설명중에 나오는 서하가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징기스칸과 싸워서 진건 진건데 자기를 죽게 했다고 그 민족을 다 죽이라고 했다니 어이가 없다. 자신들의 독창적인 문화와 문자가 있었던 서하가 그렇게 허망하게 멸족당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에도 살아남아 중국을 견제하는 중앙아시아의 대국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이번 책도 여전히 잘 읽힌다. 작가 특유의 흡입력있는 문장 서술로 처음 보는 내용이라고 해도 어렵지 않게 이해하게 된다. 아쉬운것은 막고굴 하나만 해도 몇권 분량의 내용이 나올텐데 몇개의 석굴을 답사하고 한권에 다 담으려니 더 알고 싶은데 억지로 끊은게 되 버린 것이다. 그래도 막고굴에 대한 생생한 답사는 시야를 넓혀주는 계기가 되었다. 3권에서는 또 어느 옛 도시를 가게 될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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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1 : 돈황과 하서주랑 - 명사산 명불허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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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그야말로 역사적인 책이다. 수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의 역사 유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제대로 보는 눈을 넓혀준 책이기 때문이다. 그전까지 그냥 수박 겉핡기식으로 대충 알던 것에서 유산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게 했다. 별것 아닌거 같은 돌 하나에도 수백년의 역사가 담겼음을 알게 했던 시리즈인데 국내편이 얼추 완성된 이후에 일본편이 나오길래 중국편도 나오려나 했었다. 사실 일본도 쉬운게 아닌데 중국은 거대한 땅에서 남겨진 유산이 너무나 많은 나라다. 그래서 기대하면서도 언제 나올까 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나왔다.

 

그런데 중국의 문화 유산을 어떻게 답사를 할까. 중국은 하나의 성이 우리나라보다도 더 넓은 곳도 있고 수천년된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답사를 해야할지 막막한 곳이다. 너무나 많기에 어떤 기준을 갖고 답사 할수 밖에 없는데 지은이는 대략적인 계획을 세워놓았다. 기본적으로 문화 유산을 답사하는 것이라서 문화 유산이 많이 남아있는 오래된 고도, 즉 중국의 옛수도를 중심으로 답사를 하면서 미술사적으로 꼭 봐야할 곳을 선별하고 우리 나라와 관련된 동북 3성쪽도 함께 보는 방향으로 정했다고 한다. 그 기준으로 책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대략적인 기준이 있으니 앞으로 나올 책들의 순서도 미리 짐작 할수 있지 않을까 싶다.

 

중국편의 첫번째를 장식하는 곳은 돈황과 실크로드이다. 돈황과 실크로드는 많은 사람들이 답사의 로망으로 여기는 곳인데 지은이도 마찬가지였나보다. 벌써 2번이나 갈려고 했는데 이런저런 사정때문에 여의치 않아서 이번에 가게 되었다고 한다. 이번에 그 한을 풀었다고 볼 수 있는데 돈황은 이은 들어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곳은 기본적으로 비단길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옛날 한 무제때 건설이 되었고 한과 당나라때 서역과의 중요한 통로였는데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요충지였기에 수세기에 걸쳐 발전이 있었지만 송나라때 이후로 해상 교통이 발달해서 쇠퇴했던 곳이다. 그러다가 청 말기에 돈황의 막고굴에서 수백년전의 유물이 발견이 되어서 이 비단길의 진가가 드러나게 된 것이다.

 

지은이는 총 8박 9일의 일정으로 다녀왔는데 사실 어느정도 전문가이기에 이런 짧은 일정으로 많은것을 봤지 일반인이라면 한달 내내 봐도 다 못봤을지도 모른다. 돈환 답사의 순서는 맨 처음 감숙성의 첫 고을 천수에서 시작된다. 거기에 중국 4대 석굴인 맥적산석굴이 있다.천수의 옛 이름은 옹과 진주라고 하는데 3천년전 중국 역사의 시작이라고 할만한 주나라가 천수를 포함한 옹 땅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 땅에서 중국 최초의 통일 제국인 진시황의 진나라 선조들이 일어났다. 그야말로 중국의 시초격이면서 오늘날의 통일 중국을 만든 나라들이 다 일어난 곳이라 할수 있다.

 

이 천수 근처에 맥적산 석굴이 있다. 이 석굴은 천년을 거쳐서 조성된 불상 조각의 전시장이라고 할만한 곳이다. 맥적산 절벽이 80미터 정도 되는데 동쪽과 서쪽 벼랑에 오랫동안 수 많은 석굴이 조성되고 그 속에 또한 수없이 많은 불상과 벽화가 있다고 한다. 이곳은 재질이 역암이어서 쉽게 파낼수 있는 환경이어서 그런 찬란한 유산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이다. 지은이는 이곳의 환경이 어떻게 문화를 발달시켰는가를 잘 설명하고 있다.

 

답사의 2막은 난주에서 돈황가지 하서회랑을 달리는 긴 여정이었다. 이곳에서도 병령사 석굴이 있는데 이곳이 또한 장대하다. 이곳은 4세기말 5세기초 5호16국시대에 이 지역을 지배했던 서진시대부터 굴착되기 시작해서 여러 왕조를 이어 1500년간 조성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에서도 수백개의 석굴과 조각상, 불화들이 유산으로 남겨졌다. 책에서는 각 시대를 대표하는 여러 석굴과 조각상을 사진과 함께 잘 설명하고 있다.

 

제3막의 이제 드디어 돈황이다. 앞에의 답사길은 이 돈황을 가기위한 전초적인 성격을 띈 여정이었고 진짜 목적길이 시작되는 것이다. 사실 돈황은 우리에게 소중한 곳이기도 한데 바로 옛 신라의 고승인 혜초가 서역을 갔다 와서 쓴 기행문인 '왕오천축국전' 일 발견된 곳이기 때문이다. 돈황에 없었다면 그 중요한 기록물이 있었는지 조차 알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돈황이 우리와는 나름의 관계가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에도 돈황과 관련된 유물이 있어서 책에서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그리고 돈황의 시초라고 할 명사산에 입성하면서 실크로드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책은 술술 읽힌다. 어려운 내용도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는 유홍준 작가 특유의 글솜씨가 이 책에서도 여전히 잘 발휘되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진짜 같이 갔었으면 좋았을꺼란 생각이 들 정도로 돈황이란 지역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이어지는 2권에 그 유명한 막고굴이 나오는데 얼른 가고 싶다. 이 책은 1권에 이어서 바로 읽어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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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 - 인간 역사의 가장 위대한 상상력과 창의력 Philos 시리즈 6
월터 아이작슨 지음, 신봉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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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많은 천재가 있었지만 진정한 천재는 그야말로 보통 인간의 능력을 초월해야 인정을 받는다. 어떤 분야이던 오랜 시간동안 단련을 하면 다른 사람이 넘볼수 없는 기량을 가질 수 있는데 그것을 천재라고 하지 않는다. 보통은 어린 나이에 별로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도 뛰어난 능력을 가졌을때 천재라고 하는데 오늘 우리가 볼 책의 주인공은 천재라는 말로 수식하기에는 너무나 그 의미가 좁은 그야말로 천재  중의 천재라고 할 수 있다.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서양 르네상스에 화려하게 나타나서 수백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 신급의 천재.

 

사실 다빈치는 그 능력이 너무나 대단해서 혹시 지구인 행세를 하는 외계인이 아닌가 하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고개를 끄덕일 정도급의 인물. 단순히 몇개의 학문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것이 아니라 그것을 융합해서 또 다른 것을 창조했다는 점에서 과연 다빈치에 버금갈 위인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 사람이다.

 

워낙 역사상 뛰어난 사람이고 훗날에 미친 영향이 크기에 그를 분석하는 책들은 많이 있어왔다. 그러나 그의 진면목을 다 알기에는 좀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다빈치를 전체적으로 잘 알려면 두가지면에서 그를 봐라봐야 한다고 본다. 바로 창의성과 유합성이다. 그는 벌써 그 당시에 상상도 못했던 비행물체를 스케치했던 인물인데 그런 창의성과 함께 과학과 예술을 합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융합성이 오늘날에도 대단하게 느껴지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어떻게 그런 능력을 갖게 되었는지를 차근차근 낮은 단계에서부터 접근하고 있어서 그를 더 가깝게 느끼게 하고 있다.

 

우선 책은 다빈치의 출생에서부터 접근한다. 그는 사생아였다. 그토록 뛰어난 사람이 사생아였다니? 그러나 어쩌면 그의 그런 자유분방하고 넓은 사고의 저변에는 출신 성분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 정실 자식으로써 어떤 고정된 직업의 후계자가 되었다면 그만의 엄청난 재능을 끝내 숨기고 살아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의 출신 성분이 불안정했고 그런 고정된 지위가 아니었기에 부유하지도 않아서 그는 끊임없는 노력을 했다.

 

사실 천재가 노력을 안 해도 뭔가를 이룩한다는 편견아닌 편견을 갖고 있는데 물론 작은 부분에서 보통 사람들보다 습득력이나 이해력이 뛰어난 점은 있겠지만 그들이 어떤 보편적인 것을 뛰어넘는 대단한 능력을 보일때는 그만큼의 지루한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다빈치도 일생을 천재로 칭송받는 사람은 아니었고 한때는 자신의 능력을 소개하는 글을 써서 취업을 부탁해야 할 시기도 있었던 사람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그의 끊임없는 노력이란 것을 책에서 잘 드러내고 있다.

 

다빈치가 활동하던 시대는 르네상스 시대다. 이른바 암흑의 중세를 지나서 유럽의 문화 수준이 확 뛰어오르게 되는 시대인데 시대를 잘 타고났다고도 볼 수 있는게 다빈치는 그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는것에 비해서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여러 특성이 있었는데 그것이 중세였다면 존중 받지 못할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생아였고 또 왼손잡이에 동성애자였고 감정의 기복이 심하면서 어찌보면 괴팍하기도 했던 인물인데 그런것을 포용하던 시대였기에 그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책은 다빈치가 남긴 수천장의 노트를 통해서 그를 복원해가고 있는데 다빈치는 돈이 많을때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재정적으로 넉넉한 편이 아니어서 종이를 허투로 쓰지않고 꼼꼼하게 잘 활용했다. 그래서 그것을 바탕으로 다빈치가 어떤 인물인지 복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언젠가 봤던 비행기나 공학적인 설계도 등이 그런 노트를 통해서 후세에 전해진 것이다. 그렇게 열심히 메모한 것은 그의 머리에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들이 너무나 많아서 주체를 못할 정도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는 한 방면에만 관심이 있었는것이 아니라 여러 학문 여러 분야에 방대한 관심이 있었기에 그것이 서로 합쳐져서 더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고 그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기록하는 것밖에 다른 수가 없었다. 그런 그의 노트가 온전히 전해졌으면 좋았겠지만 많이 실전이 되었는데도 남아있는 기록이 7200페이지에 달한다고 한다. 진짜 어찌보면 최고의 기록쟁이라고 할만하다.

 

책에서는 다빈치 인생을 이끌었던 가장 큰 동인으로 끊임없는 초기심을 들고 있다. 사실 호기심이 많다는 것은 질문이 많다는 것이고 그런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집중력있게 관찰을 했다. 그런 기본적인 자세위에 다른 학문에 대한 개방성으로 그의 시야는 더 확장했고 그것이 그를 더 풍부하게 된 것이다. 그가 스케치만 했을뿐 당대에 실현되지 않았던 비행기만 해도 그것이 그냥 뚝딱 떨어진것은 아니다. 많은 관찰을 통해서 당대의 과학적인 지식이 총동원된 끝에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가 요즘에도 미래에는 무엇이 발명이 될것인지를 예측하는데 그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짐작하는것이 아니라 당시에 이룩해낸 많은 과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그것의 추이를 봤을때 미래에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판단하는 것이 아닌가. 이미 다빈치는 수백년전에 그런것을 이룩해낸 것이다. 다빈치스타일로 그렇게 미래를 예측한 사람이 또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던가를 짐작할 수 있다.

 

책은 정말 술술 읽힌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사람의 이름만 들어본 사람도 다빈치가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잘 알게 쉽게 쓰여졌다. 지은이가 수년동안 수많은 자료 특히 다빈치의 그 많은 메모를 정말 잘 분석한것 같다. 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그림 자료가 적절하게 있어서 더 이해하기에 좋게 그래서 다빈치가 마치 지금 사는 사람처럼 느껴지게 한다. 책에서 다빈치의 여러 면모를 보이고 있는데 그의 뛰어난 능력도 능력이지만 인간적인 모습도 잘 보여주고 있어서 다빈치의 진면목을 맘껏 느끼게 한다. 책에서 다빈치는 성격이 상냥하고 외적으로도 금발에 미남이었다고 하는데 오늘날 태어났다면 그야말로 초슈퍼스타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만큼 다빈치의 멋진 매력에 푹 빠지게 하는 책이다.

 

미술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다빈치를 알 것이고 다빈치를 몰라도 '모나리자'는 알 것이다. 그 신비한 모나리자도 결국 사람이 그린 것이고 그것을 그린 사람이 다빈치인데 그 다빈치가 결코 별다른 사람이 아니라는것을 말해주는 책이다. 그가 보통 사람보다 좀 더 뛰어난 직관력과 호기심을 가진건 맞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노력으로 그의 창의성과 통합력을 키운 끝에 오늘날까지 이름을 떨치는 위대한 사람이 된것을 잘 알려주는 책이었다. 한 인물을 여러 방향에서 다채롭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흥미롭게 잘 풀어낸 책이라서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책이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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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우스 로마사 2 - 끝나지 않는 전쟁 리비우스 로마사 2
티투스 리비우스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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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는 그 긴 역사만큼 관련된 저작물이 수없이 많다. 로마의 전 역사를 기록한 책도 있지만 각 시대별로 각 인물별로 편찬한 책들도 많다. 내 느낌대로 필요한 만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좋기도 하지만 너무 많아서 선택하기가 힘들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고민을 해소할수있게 하는 책이 있는데 바로 이 리비우스 로마사다. 이 책을 기본으로 읽고 관련된 책들을 읽는다면 로마사는 완전하게 이해할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 리비우스 로마사가 왜 1차적인 선택이 되어야 하는가. 그것은 바로 당대에 쓰여진 책이란 점이다.

 

어떤 역사책이던 후대에 쓰여지면 자료검증이란 점에서 완벽하게 쓸 수가 없는데 이 책은 그 자체로 1차 사료다. 지은이가 한창 로마가 뻗어나갈 시기에 이 책을 지었기 때문에 어느 책보다 더 충실하고 사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을 가장 먼저 선택해야할 당위성이 생기는 것이다. 뒷날에 쓰여진 많은 로마 관련 책들이 이 리비우스 로마사를 가장 기본적인 사료로 놓고 쓰여졌을 것이기에 이 책을 읽는다면 가장 기본적인 사료를 읽는 것이다.

 

1편에 이어서 이번 2편은 기원전 389년부터 293년까지의 시대를 다루고 있는데 시기상 로마가 외부로 팽창하기 위해서 수많은 대외적인 전쟁을 치루게 되는데 그것을 중심으로 서술 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로마의 정치 체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 오늘날 많은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는 민주주의 정치 체계는 오래전부터 이루어진 많은 실험을 통해서 완성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중에 많은 부분이 로마에서 이루어진것이 아닌가 한다. 비록 카이사르 이후 제국시대가 도래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로마는 오랫동안 공화국이었다. 바로 누군가가 항구적인 권력을 지속하는 것이 아니라 임기가 정해진 관리를 뽑음으로써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차단한 것이었다. 오늘날의 민주주의와 흡사한 장치가 작동되고 있었기에 로마가 오랫동안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원로원은 오늘날로 치면 국회라고 할 수 있는데 강력한 권위를 가진 이 원로원이 전반적인 통치를 하는 임기있는 집정관을 뽑고 위급할때는 권력을 한곳에 몰아주는 독재관도 선출한다. 하지만 독재관이 오랫동안 그 권력을 행사하는 일은 없었고 일정한 직을 수행한 후에는 사임하는 것이 관례였다고 하니 그 시스템이 참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원로원이 국회의 상원이라면 하원격인 민회가 있다. 민회는 여러 종류가 있고 딱 성격을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이들에게 투표권이 있어서 원로원과 더불어 로마 공화정을 지키는 핵심적인 위치에 있었다.

 

정치 체계가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역동적인 상태에 있기에 당시 사람들의 생각도 나 보다는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기류가 강했다. 그래서 병사들은 목숨을 아끼지 않고 전투에 임했고 지휘관들은 사사로운 감정을 배제하고 공화국의 입장에서 결정을 함으로써 여러가지 악재속에서도 로마가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역동적인 정치 제도와 자발적인 국민의 노력이 공화국을 성공으로 이끈 것이다.

 

이번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삼니움족과의 전쟁이었다. 삼니움은 이탈리아 반도 아펜니노 산맥의 남부 지역에 살던 부족인데 당시 로마보다 영토도 넓고 인구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로마가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언젠가는 전쟁을 치루어야 할 나라였는데 드디어 그 부족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그러나 카우디움 협곡에서 삼니움군에게 포위당해서 전멸당할 위기에 쳐한다. 그야말로 로마의 명운이 달린 순간이었다.

 

하지만 당시 삼니움군 사령관의 어설픈 선택으로 인해서 비록 굴욕은 당했지만 온전히 병력을 보존하고 철수하게 된다. 절치부심 이를 갈던 로마군은 그 뒤 삼니움과 다시 전쟁을 치뤄서 그 굴욕의 댓가를 처절한 복수로 갚게 된다. 이때의 상황이 책에서 상세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상당히 재미있고 흥미롭다. 만일 그때 삼니움이 로마군을 괴멸시켰다면 역사는 어떻게 전개가 되었을까. 아니면 그냥 평화롭게 동맹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뒷날의 역사에 비추어봤을때 삼니움이 로마와 최후의 결전을 치루는 것은 어쩔 수 없었을 꺼 같다. 다만 어떤 선택을 했느냐에 따라서 삼니움 부족의 희생이 커졌을지 줄었을지 결판이 났을 것이다.

 

책은 술술 잘 읽힌다. 옮긴이가 로마사에 관한 여러 책들을 번역한 탓에 좀 더 편하게 번역하고 있는 것 같다. 등장인물이 많고 그 인물들의 이름이 길고 낯선 탓에 누가 누군지만 잘 구분한다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책이다. 비록 로마의 첫날부터 끝날까지 모든 것이 기록된 역사책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시대를 중심으로 흥미로운 시대가 있는 시리즈라서 로마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닐까 싶다. 3권에는 그 유명한 포에니 전쟁이 나온다니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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