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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 인물 열전
소준섭 지음 / 현대지성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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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거대한 땅덩어리와 함께 많은 인구로 인해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국가다. 세계 4대 문명 발상지도 중국에 있다. 그래서 그 역사가 어느 나라보다 긴데 중국사의 특징은 다수를 차지 하는 한족이 이민족에 의해서 침략을 당하지만 결국 한족화 시켜서 역사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사에는 정통 한족의 국가도 있고 이민족이지만 중국을 정복해서 중국사로 들어가게 된 국가도 있다.

아무튼 이런저런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기에 일어난 일도 수없이 많다. 그리고 거기에 얽힌 인물들도 수없이 많다. 이 책은 그런 중국사에서 뛰어난 활약을 했거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전환점을 가지게 했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사실 중국사에 인물이 좀 많은가. 우리가 아는 삼국지에도 수없이 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삼국을 대표하는 유비, 조조, 손권 말고도 그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 많다. 그렇다고 인물을 다 알수는 없는 법. 이 책은 각 시대를 통괄하는 인물들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인물들을 뽑아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인물을 소개하고 간략하게 그들의 활약상을 소개하는 형식인데 그리 긴 내용이 아니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그 시대의 분위기를 짐작하게 한다.

 

전체적으로 아는 인물들이 많았지만 그전에 알지못했던 인물들이 있는데 우선 1부 요순,공자,진시황까지의 이야기중에서는 자공과 백규가 눈에 띄였다. 자공은 공자의 으뜸가는 제자중에 한명이었는데 이미 유명세가 당대에 최고였다. 오히려 스승보다 나을정도였다. 그는 상업을 중시하지 않았던 공자에 비해서 뛰어난 이재로 큰 부를 쌓았고 그 부를 제대로 쓴 인물이기에 유상의 시조라고 한다. 그에 의해서 공자도 활동을 할수있었고 그의 명성도 세상에 퍼지게 된것이다. 공자는 그를 일컬어 호연지기라고 했는데 그의 일생에 딱 어울리는 평이라고 할만하다.

 

2부 한당송시대에는 뜻밖에 티베트의 영웅인 송첸감포를 알수있었다. 당나라때 토번국의 왕이었는데 뛰어난 용병술로 당나라를 제압했고 매년 수많은 공물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당은 세계 최고의 제국이었는데 그런 당도 티베트를 어찌하지 못했다고 하니 지금 중국의 지배를 받고 있는 티베트의 현실을 생각했을때 참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아무튼 그런 위대한 인물이 있었는것을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되었다.

 

측천무후는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사실을 정리하게 된 계기였다. 당고종의 황후로 아들을 황제에서 내쫓고 자신이 스스로 황제가 된 여인. 나라이름을 주로 고치고 오랫동안 중국을 통치했는데 뭔가 막작스런 분위기였지만 정치 자체는 잘 했다고 한다. 뛰어난 인재를 등용하고 불편부당하게 나라를 이끌어서 그때 중국은 태평성대였다고 하니 중국황제를 남자만 하란법은 없다 싶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이후로 여자황제는 없었고 측천무후만한 황제도 잘 없었다고 하니 그녀의 뛰어난 능력을 새삼 알게되었다.

 

명청시대에서 인상적인 인물은 강건성세를 이룬 강희제,옹정제,건륭제였다. 그들이 다스린 150여년은 그야말로 태평성대였고 중국의 국력이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때였다. 지금의 중국 판도를 만든것도 바로 이때다. 청나라 출신이지만 중국을 부강하게 했던 그들때문에 오늘날에도 중국의 힘이 유지되고 있는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좋은 지도자를 만난다는게 이토록 중요하다는것을 우리는 뼈져리게 알고 있다.

 

전체적으로 짧은 분량으로 써서 인물의 대부분을 알수는 없었지만 각 시대의 모습을 인물을 통해서 알수있었고 역시 중국이란 나라는 이토록 많은 유능한 인물들이 있었기에 수천년을 이어오게 된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여기 소개된 인물을 통해서 중국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통독한다는 느낌을 주게 한 책이라서 중국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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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선비 당쟁사 - 사림의 등장에서 세도정치까지, 선비들의 권력투쟁사로 다시 읽는 조선 역사
이덕일 지음 / 인문서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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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선시대를 규정짓는 많은 정의가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는 조선시대는 당쟁의 시대였다는것이다. 조선의 역사 내내가 아니라 후반기 300여년정도긴 하지만 이 당쟁이 역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점에서 이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작용을 하게 되었는지를 알아야할 필요가 있다. 당쟁으로 좋은점도 있었지만 이것으로 전쟁을 방비하는데 소홀했고 또 망국의 책임도 있기에 더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럼 당쟁이란 무엇인가. 한자어를 풀이해보면 당끼리의 쟁 즉 싸움이라고 할수있다. 요즘의 여당 야당 싸우는거나 비슷할것이다. 그런데 조선시대에 이런 당이 있었는가싶겠지만 조선 중기로 넘어오면서 정국을 장악한 사림파에서 생겨났다. 원래 조선초기의 정치세력인 훈구파는 조선전기 이래로 내내 정치를 주도했는데 중간에 생긴 사림파가 결국 훈구파 대신에 권력을 잡게 되었다. 그런데 그 사림파가 분화가 되면서 당이 생기고 그로부터 이른바 붕당정치가 시작된것이다.

 

처음에 사림파가 당이 나누게 된것은 서인과 동인이었는데 각 당의 우두머리가 살던 방향을 기준으로 이름을 정한것었다. 사실 사소한 일로 나누어지게 되었고 당대에는 동서의 구분이 뚜렷하지도 않았고 서로 비슷하게 학문하는 처지였기에 당색이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다. 그것이 뚜렷하게 나누어지게 된것은 선조시기였다. 똑똑하기는 했으나 담대하지는 못했던 선조는 말로는 당쟁이 싫다고 했지만 그 자신이 당쟁에 휘둘린감이 있었다. 귀가 얇기도 했지만 뚜렷한 자신의 소신이 없었기에 신하들의 싸움을 억누를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실 서인과 동인의 사상적 스승은 서로가 중첩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황이나 이이가 이들의 스승이었다고 하지만 두명 모두에게 배운 사람도 많았고 이황과 이이는 어찌보면 스승과 제자의 사이지 결코 서로 싸우는 사이도 아니었던것이다. 그것이 결정적으로 틀어지게 된것은 선조때 일어났던 '정여립의 난' 때문이다. 이것을 진압하고 처리하는 와중에 당시 권력을 쥐고 있었던 서인의 정철이 동인을 무자비하게 피의 숙청을 단행하면서 그야말로 돌아오지 못할 사이가 되어버렸다.

정여립이 동인이었기에 동인당 인물들이 많이 죽었는데 그것이 서인이 주도했다는것이다. 이것은 실제로 과격한 편이었던 정철이 좀 과했던 것도 있긴 했지만 사람을 죽이고 살리고 하는것은 결국 최고결정권자인 당시의 임금 선조의 책임이 더 컸으나 이미 동인에게 서인은 때려 죽여야할 세력이 되어버린것이다.

 

이후에 반대로 동인이 권력을 쥐고 서인을 공격할때가 있었는데 그 처리를 둘러싸고 강경한 쪽이 북인, 온건한 쪽이 남인으로 또 갈리고 말았다. 이렇게 당쟁은 점점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었는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로 더 분화를 하면서 이제는 조선 정치는 그야말로 붕당 정치의 시대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그때는 어느정도 서로의 세력을 인정하면서 균형적인 면도 있었고 한쪽의 당이 다른쪽을 완전히 억누르진 않았다.

 

이 약하지만 그래도 나름의 균형을 보이던 붕당정치가 완전히 망가지게 된것은 숙종때문이었다. 어린 나이에 임금의 자리에 오른 숙종은 왕권을 강화시키기 위해서 수시로 정권 교체를 했는데 적당하게 자리를 나누었는게 아니라 한쪽에 정권을 모두 몰아주는 방식을 취했다. 그래서 권력을 쥔 당에서는 상대당을 그냥 말그대로 말살시키려고 했다. 그래야 자신들의 권력이 영원할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인데 그래서 그냥 유배만 보내는게 아니라 수없이 죽이고 죽였다. 그 결과 조선이 망할때까지 이 당파가 화해하는 경우는 없었고 그저 억지로 자리분배에 의한 이름뿐인 탕평일뿐이었다. 그리고 그것도 깨져서 노론일당독재가 되었고 그 이후에 세도정치로 넘어가면서 망국의 길로 넘어가게 되었다.

 

사실 요즘도 야당은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여당은 자신들의 의견만을 관철시킬려고 하는데 그 옛날에 서로 상대를 인정하면서 균형적인 당쟁을 하기는 쉽지 않았을것이다. 그래도 같은 사림파였기에 좀더 노력했다면 조선정치의 수준은 높이는 계기가 되었을것이다. 그러나 왕 자체가 당쟁을 왕권 강화의 한 방법으로 여겼고 당들은 화평할 생각은 안하고 서로 자신들이 옳다고만 여겨서 결국 꽉 막힌 정치체제가 되었던 것이다.

 

당쟁은 그 자체로 나쁜것이 아니다. 서로 나은 정책을 펼치면서 치열하게 싸우고 그 과정에서 상대를 인정하고 나름의 균형을 찾아간다면 그만큼 정치가 고급스러워지고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을것이다. 그러나 그런 시기는 조금밖에 없었고 그저 권력을 쥐기 위한 싸움밖에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 발전을 이루지 못했던 것이고 정당한 싸움이라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기에 권력상층부의 부정부패가 심해져서 그것이 결국 조선이라는 나라의 존망에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물론 한 나라가 망하는데는 정치체계만 잘못된것이 아니라 다른 많은 부분이 망가져서 그런일이 일어난것이긴 하지만 견제와 균형이라는 그 시스템이 없었다는것은 큰 부분을 차지하는게 아닌가 싶다.

 

책은 그야말로 당쟁에 관한 역사다. 조선의 역사가 당쟁만 있는것은 아니고 당쟁을 했다고 해도 정치력 자체가 없었던것은 아니기에 당쟁사로 조선사를 한마디로 규정할수는 없는거겠지만 당시 정치 세력이 어떻게 진행이 되었는지를 이 책을 통해서 알수 있다. 학교 다닐때에 단편적으로 배웠던 남인 서인 노론 소론에 관한 이야기를 상세하게 이해할수 있었다. 어떻게 분화를 했고 그때 그들이 가졌던 신념은 무엇이었는지를 잘 알수있게 해준다. 지은이는 역사를 대중이 좀더 이해하기 어렵지 않게 쉽게 쓰는 작가인데 거기에 맞게 이 책도 술술 잘 읽힌다. 조선의 당쟁정치가 어떠했는가를 알고 싶다면 먼저 이 책부터 읽으면 좋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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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우스 로마사 1 - 1000년 로마의 시작 리비우스 로마사 1
티투스 리비우스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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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는 세계 역사에서 참 많은 영향을 끼친 국가다. 존재했던 기간도 길지만 정치,사회, 문화 등등 수많은 분야에서 뒷세대에 유산으로 남긴 것이 많다. 그래서 로마를 알기위해서 로마의 역사를 아는것은 필수적인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접하는 많은 로마사도 물론 내용이 훌륭하긴 하지만 당대에 살았던 사람이 쓴 역사서가 더 정확하면서 좋은 책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있었다. 우리로 치면 김부식의 삼국사기가 삼국의 역사를 기록한 최고의 책이긴 하지만 쓰여진 시기는 삼국시대가 지난 고려시대였기에 아무래도 실제 삼국시대에 쓰여진 책보다 빠진것이나 오류가 있을수도 있는 것이다.

 

로마의 역사가 오래되었기에 물론 그 당시에 쓰여진 역사책이 많을것이다. 그러나 잦은 전란과 시대의 흐름으로 인해서 당대에 쓰여진 책을 오늘날에 보기는 힘들다. 이 책 리비우스 로마사를 제외하고는. 그 당시에 쓰여졌다고 해도 그것이 제대로된 역사책으로 인정받고 후대에 알려질만한 내용을 갖추었는가를 봐야하는데 이 리미우스 로마사는 그 기준에 잘 맞을뿐만 아니라 로마사라는 거대한 수레바퀴의 시초에 있다라고 할만한 책인것이다.

 

티투스 리비우스. 그는 기원전 60년 전후에 태어나서 서기 17년에 사망했다고 한다. 이때는 로마가 막 공화정의 시대를 거쳐서 이제 바야흐로 제정의 시대로 접어들려고 할때였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던 공화정이 시저를 거쳐 옥타비아누스부터는 새로운 정치체제로 넘어가는데 그 혼란스러우면서도 새롭게 질서가 잡혀가던 그 시절에 살았던 인물이다. 어찌보면 로마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대이면서 가장 중요한 인물들이 나올 그 시점에 지은이가 살았던것은 행운이라고 할수있다. 그가 보고 듣고 경험했던 일들을 좀더 실제적인 역사를 쓸수 있었기 때문일것이다.

 

리비우스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로마에서 이렇다할 정치적 위상을 가지지 못하고 일생을 저술활동만 했던걸로 알려지는데 그 저작물중 오늘날까지 그 이름을 떨치게 될 로마사를 집필하게 된다. 그가 스승으로 삼았던 사람은 로마 공화정의 마지막 보루라고 할수있었던 키케로였다. 당대 최고의 웅변가면서 정치가였던 키케로에게 배웠던 많은것들이 이 필생의 역작을 쓰는데 큰 도움이 되었을꺼 같다. 당시까지 나온 모든 로마사를 다룬 책중에서 가장 뛰어났기에 다른 책들은 모두 사라지고 이책만 지금까지 남아있는것이다.

 

아쉬운것은 이 책의 전 부분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인데 방대한 분량인 까닭에 그 완질이 고스란히 전해지기가 어려웠던거 같다. 로마의 시작부터 당시의 황제였던 아우구스투스까지 750여년의 역사를 자세히 다루었으니 그 분량이 엄청날것이다. 지금같이 제본 제책이 잘된 시절도 아닐것이고 특별한 인쇄술이 발달하지도 않았던 시절이니 그 보존상태도 갈수록 안 좋아졌을것이다. 그래서 전체가 142권이라는 엄청난 양이었지만 2000년의 시간이 그 존재를 약하게 만들어서 현재는 총 35권이 전해진다고 한다. 어쩌면 너무나 자세하게 잘 썼기에 그것을 이을 저작물들이 나올 엄두가 나지 않았는가 아닌가 싶다. 이미 이 리비우스 로마사가 나올 당시에도 전권을 소장할만큼의 공간이 있는 사람이 드물었다고 하니 이 많은 분량을 다 읽고 소화해서 새롭게 책을 엮어낼 사람이 적었을것이다.

 

그래도 사람들이 가장 관심있어하고 많이 읽는 초반 10권까지가 잘 보존되어있어서 이 저작물의 가치를 어느정도 알수있게 한다. 사실 시리즈를 읽을때 처음 몇권은 잘 읽다가 갈수록 덜 읽게되는게 많은데 그것은 2000년전이라고 해도 다르지 않았을것이다. 초반에 10권까지 나왔을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는것을 보면 알수있다.

 

일단 책을 보면 다른 로마사와는 다른 느낌을 주면서 전개된다. 일종의 이야기를 하는 느낌으로 로마의 탄생을 설명하면서 시작하는것이다. 물흐르듯이 술술 이야기가 진행된다. 로마사를 아는 사람은 편한 느낌으로 읽으면 되고 로마사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냥 재미난 소설을 읽듯 술술 읽어나가면 될듯하다. 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그들의 이름이 비슷한면도 있어서 하나하나 다 기억하면서 읽기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면서 로마가 어떻게 발전해나가는지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면서 읽으면 좋을 책이다. 이 책은 1권에서 10권까지의 분량중에서 5권까지의 내용을 옮긴 책이다. 로마의 전설적인 시초에서부터 점점 그리스같은 주위 나라들과의 전쟁을 통해서 이기기도 하고 패배하기도 하면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 성장기에 나타났던 수많은 영웅들, 나라를 먼저 생각했던 그들의 활약때문에 로마가 하나의 점에서 거대한 공간으로 발전하게 되는 시금석이 되었음을 책을 통해서 알수가 있다. 다른 로마사책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이 책은 지은이인 리비우스의 서술 능력을 잘 알수있게 하고 있다. 당대 유명한 웅변가였던 키케로로부터 그 기술을 잘 배웠던것이 책의 내용에도 잘 드러나는게 여러 유명인물들의 연설이 참 설득려있고 실제적으로 서술되고 있는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기존의 딱딱한 역사서보다는 좀더 예술적이고 유연한 느낌을 주면서 읽을수 있어서 읽는 재미가 있다.

 

로마의 역사를 공부할려면 추천할만한 많은 책들이 있다. 그런데 그 책들을 지은 사람들은 아마 이 책 리비우스 로마사를 처음 읽지 않았을까 싶다. 로마시대 바로 그 시절에 살았던 사람에 의해 쓰여졌고 수천년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만큼 잘 쓰여진 역사책이니만큼 역사책을 쓰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책이 되었을것이다. 당대에 쓰여진 로마사중에서 이 책만큼의 명성을 가진 책도 없고 이 책만큼의 분량이 남아있는 책도 없다. 그러니 그 이후에 지금까지 쓰여진 수많은 로마관련 역사책들의 가장 기본적인 소스는 이 책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로마사의 기준을 제시한다고 볼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서양에서는 이 책이 필수적으로 읽어야할 책으로 알려졌는데 이미 많은 로마사관련 책들이 나온 우리나라에서는 이제야 완역본이 나온다는것이 늦은감이 있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리비우스가 남긴 로마사를 온전하게 볼수있다는 사실 자체가 참 기쁘다. 앞으로도 남은 분량을 전부 완역한다고 하니 큰 기대가 된다. 이 책을 기본으로 다른 좋은 로마사 저작물들을 교차해서 본다면 로마사를 좀더 입체적이고 객관적으로 볼수 있지 않을까 싶다. 로마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봐야할 책, 바로 이 리비우스 로마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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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고구려 - 이정기와 제나라 60년사
지배선 지음 / 청년정신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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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에 방송의 역사 프로그램에서 중국에 고구려 후예가 세운 나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 있다. 그때 흥미롭게 보긴 했는데 자세하게 다루지 않아서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그것이 진짜였음을 설명하는 책이 드디어 나왔으니 바로 이 책 제3의 고구려이다. 제목이 제3의 이라고 하는거 보면 고구려와 관련한 나라가 있었다는 뜻이 된다. 부제가 이정기와 제나라 60년사라고 하는데 중국땅에서 고구려의 후예인 이정기가 세운 나라가 제나라이고 60년이 갔다는 이야기다. 우리 역사책에는 한줄도 안 나오는 이야기인데 대체 무슨일이 있었던 것인가?

 

대략적으로 알려진 또 배우고 있는 역사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해서 대동강에서 원산만까지의 영토를 얻고 대부분의 고구려땅은 발해가 계승한걸로 알고 있다. 남쪽엔 신라 북쪽엔 발해가 이른바 남북국시대를 이루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이후에 일이 발생하게 된다. 당시 중국은 당나라때인데 당이 고구려 백제를 무너뜨릴때 수십만의 백성을 당으로 끌고가게 된다. 주로 요서쪽에서 있었는데 그 외에도 다른 지역으로 많이 이주당하게 되는데 이정기는 이런 고구려 유민의 후손으로 추정이 되는 것이다.

 

패망한 나라의 유민이 할수있는것은 거의 없었다. 신분적인 차별이 극심했기에 신분 상승을 하기 위해서는 주로 무인쪽으로 많이 진출했다고 한다. 이정기도 그런 무인의 집안에서 태어난걸로 보이는데 그 당시 많은 고구려인들이 그쪽 방면으로 많이 나갔기 때문에 나중에 이정기가 대업을 쌓는데도 같은 고구려인들의 힘이 크게 작용한것이다.

 

당시 당은 각 지역을 관장하는 절도사라는 직책이 있었는데 이 절도사가 당이 망하게 되는 하나의 요인이 되는것은 중국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것이 이정기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한것이다. 이정기는 산동 지역을 근거로 한 치청절도사로서 세력을 넓히게 되는데 당시의 절도사는 당황제의 지시를 듣지 않는 반독립세력이었다. 여기에 이정기가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서 치청절도사가 되어서 산동 일대를 장악하게 되는 것이다. 그 위세는 전체 절도사들 통틀어서 가장 강력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산동 지역 자체가 옛날부터 땅이 비옥하고 한반도와 무역 교류도 할수 있으며 철과 소금의 생산지이기도 해서 그런 경제력을 바탕으로 강하고 단련된 군대가 있었기에 가장 강했는것이다. 물론 그들을 아우르고 통제할 이정기라는 위인이 있었기에 강할수 있었던 것이다. 당시 당조정은 이정기를 토벌하기는 커녕 여러 벼슬을 내려주면서 더 커지지 않게만 바랄뿐이었다. 책은 그런 이정기의 활약을 잘 이야기하면서 뒤를 이어서 그의 아들인 이납, 그리고 손자인 이사고, 이사도로 이어지는 60년에 걸친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정식으로 국호를 정하고 왕의 자리에 오른것은 이정기의 아들인 이납때였다. 이때 국호를 제나라라고 했는데 당이 엄연히 살아있는 당시에 제나라를 표방하고 나선것은 그만큼 국력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당도 어쩌지못하고 그 상태를 인정하면서도 벼슬을 내리는 어중간한 태도를 보일수밖에 없었다. 이남도 완전한 독립국으로 행사한다기보다는 당의 책봉과 벼슬을 받으면서 당과 대립을 하되 적대는 하지않는 선에서 세력을 유지했다. 당시 제나라의 국력이 쎄긴 했지만 정식으로 나라를 세운것이 아니라 당의 절도사의 입장에서 반독립적인 세력으로 일어선것이라서 기반이 약해서 그 정도로만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제나라 주위로는 다른 절도사 지역이 있었고 그들을 다 통제할만한 힘은 없었기 때문이다.

 

책은 60년동안 이정기부터 이사도까지 각 인물들이 어떻게 나라를 유지하고 당과 맞서서 세력을 키우게 되는지를 여러 사료에 근거해서 합리적인 설명을 하고 있다. 아쉬운건 무슨 유전인자가 그런지 이정기부터 죄다 단명을 했다는 것이다. 싸우다 죽었으면 원이라도 없지 다들 병사를 했는데 그것도 젊은 나이에 그렇게 사망을 하게 되니 구심점이 약해질수밖에 없었다. 모두 다 인물들이었으나 수명이 짧은것은 어쩔수가 없었다. 그들이 오래 살지 않았어도 어느정도로만 살았다면 역사는 또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른다. 이정기가 당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제국을 세웠을 능력도 충분히 있는 것이다.

 

책은 흥미롭게 읽었다. 그동안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중국내의 고구려인이 세운 국가 이정기의 나라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수 있는 기회가 된거 같다. 고구려가 망한지 수십년이 지나고 그 유민들에게 철저하게 탄압했던 당의 치세아래에서 비록 혼란기였다고는 해도 그것을 놓치지 않고 고구려인들이 중심이 되어서 고구려인인 이정기가 당을 위협할 독립왕국을 60여년이나 지탱했다는것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쉬운건 분명 고구려인이 세운 나라긴 한데 이것이 우리만의 역사라고 주장하기에는 애매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가 완전하게 고구려의 후신을 표방하면서 나라를 건국했는것도 아니고 당의 영역내에서 형식상이지만 당의 벼슬을 하면서 더 세력을 펼치지 못했기에 당의 역사중의 일부라고 해도 딱히 반박하기가 어려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정기와 제나라 60년 역사는 우리 민족이 삼국 통일 이후에 여러 갈래로 새로운 나라를 만들면서 역사를 이어갔다는 것을 다시한번 알려주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우리가 알아야하고 또 더 많은 연구가 되어야할 역사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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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내전, 우리가 그곳에 있었다
애덤 호크실드 지음, 이순호 옮김 / 갈라파고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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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내전이라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 거릴 사람이 제법 있다. 말 그대로 스페인에서 일어난 국내의 전쟁 즉 내전인데 국제전도 아니고 그런게 있었나 할수도 있다. 어찌보면 잊혀졌다기 보다는 묻혀있다는 표현이 맞겠다. 왜냐하면 이 전쟁후에 전대미문의 세계전쟁인 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스페인 내전을 그냥 한 나라 내부의 전쟁이라고 별거 아닌것처럼 넘어갈수가 없는것이 그 당시 전쟁을 했던 두 세력의 배후에는 많은 나라들이 지원하고 있었고 이 내전이 2차 세계 대전의 전초전격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반란을 일으킨 프랑코의 국가주의파에 대항하는 스페인 정부 즉 공화파를 지원하기 위해서 많은 나라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의용군으로 참전했다는 사실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특이하고도 또 중요성을 갖고 있는 스페인 내전과 관련한 국내의 책은 그리 많지가 않다. 하지만 스페인 내전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할만한 앤터니 비버의 '스페인 내전'이 나와있어서 이 전쟁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아는것은 어렵지 않다. 그런데 이 앤터니 비버의 저작에 비견될만한, 더 생생한 느낌을 전달하는 책이 바로 이 ' 스페인 내전 우리가 그곳에 있었다' 이다.

이 책은 역사적인 관점에서 스페인 내전을 샅샅이 이야기하는 앤터니 비버의 책과는 달리 당시 스페인 내전의 일대기를 내전에 참여한 미국 의용군의 시각에서 살핀 책이다. 실제로 전투를 치루고 멀리 스페인으로 날아간 사람들의 시선에서 내전을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그럼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스페인 정부를 구하기 위해서 달려갔는가. 당시 스페인 정부는 이른바 좌파정부였다. 1936년의 총선거에서 그들이 승리하고 정부를 구성하였는데 비교적 세계적인 지식인과 진보주의적인 색깔을 가진 정부였다. 이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정부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당시 스페인에는 부유층과 카톨릭세력 그리고 군부가 이들의 반대편에 있었고 물밑에서 치열하게 대치하다가 결국 프랑코로 대표되는 국가주의자들의 반란이 일어나게 되었다. 프랑코는 히틀러나 무솔리니같은 파시스트였는데 그가 합법 정부에 반기를 든 것이다.

 

당시에는 공산주의 사상이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소련을 이상향으로 하고 평범한 진보지식인들은 이 좌파사상에 호의적이었던것이다. 그런 정부가 위기에 처하자 많은 지식인들이 스페인을 위해서 달려갔던것이다. 그중에서 미국에서 많은 지식인들이 자원해서 스페인으로 갔는데 이른바 국제여단을 결성해서 의용군으로 참여했다. 이들중에서는 그 유명한 헤밍웨이나 조지 오웰등 유명한 지식인들이 많았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아무리 그래도 남의 나라 전쟁에 내 목숨을 바치러 간다고하는가 하겠지만 당시에는 국가를 떠나서 같은 이념과 신념을 공유한다는 그런 동지애적인 면이 컸다고 할수 있다. 스페인 정부를 구하는것이 곧 악의 세력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생각들이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미국인들의 모습이 잊혀지고 있었던것을 촘촘히 살려내고 있다. 당시 스페인 내전이 미국의 지식인들에게 어떻게 비쳐지고 있었고 그들이 어떻게 행동하게 되었는지를 수많은 자료와 인텨뷰등을 통해서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책은 처음에 메리언부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어찌보면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그들이 모스크바를 방문하면서 보고 듣고 했던것들이 그들의 생각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를 잘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당시는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 공황으로 인해서 전세계적으로 그 여파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때였다. 미국 대통령 루스벨트의 그 유명한 뉴딜정책도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었고 그래서 공산주의에 대한 기대도 더 커지고 있었다. 그러는중에 독일에서는 히틀러가 점점 더 노골적인 파시즘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무솔리니도 에티오피아를 침공하면서 유럽을 파시즘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터진 스페인내전은 당시 공산주의에 경도되었던 많은 지식인들로 하여금 '행동'에 나서게 했던 것이다.

 

분열이 되어있긴 했지만 노동자들의 지지를 업고 있었고 또 합법적인 민주정부였던 당시 공화국정부는 3-4만에 달하는 국제여단의 의용군의 참전도 있었고 다른 물적인 지원도 많이 받았기에 분명 반란군에 우위를 접하고 있었다. 그러나 반란군에게는 타고난 군인이었던 프랑코가 있었다.

전술전략에 능했고 무엇보다 권력 의지가 있었던 그는 자신의 세력을 하나로 뭉치는데 성공했고 독일 히틀러와 이탈리아 무솔리니에게 인적,물적인 지원을 받는데 성공해서 열세의 판세를 뒤집기 시작했다.

 

그에 반해서 공화국정부는 이웃의 영국이나 프랑스의 지원을 받는것에 실패했고 미국도 유럽의 일이라고 수수방관하고 있었다. 남은것은 같은 이념의 국가인 소련. 당시 군사강국이었던 소련의 적절한 지원만 있었다면 그래도 해볼만 했을껀데 소련은 미적거리기만 했고 결국 지원에 나서긴 했지만 제한적인 것에 불과했고 한번 밀리기 시작하자 다시 전세를 역전시키기는 어려웠던 것이다.

 

책에서는 지원을 요청하는 스페인 정부에 방관의 자세를 보이는 미국 정부의 모습이 보인다. 정부를 대신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의용군으로 스페인에 참전하게 되지만 그들과는 반대로 프랑코를 지지하는 미국인들의 모습도 보여준다. 바로 미국 석유회사 텍사코의 은밀한 지원말이다. 이들은 전폭적으로 반란군에 석유를 공급한다. 과장되게 말하자면 그들의 석유가 없었다면 결코 전쟁을 승리로 이끌지 못했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한쪽은 몸으로 구하러 가고 한쪽은 막대한 물량으로 지원을 하고. 전쟁이 사람만으로만 할수는 없는법인데 당시 미국의 상황을 보면 전쟁이 어떻게 흘러갈것인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것이다.

 

스페인 내전은 말만 내전일뿐이지 국제적인 성격을 갖고 있음을 책을 통해서 잘 알수있다. 특히 이 내전이 끝나고 일어나는 2차 세계 대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독일은 반란군에 많은 지원을 했는데 특히 공군을 지원하면서 미리 전투경험을 쌓는 계기가 되어서 2차 대전의 초기의 그 무시무시한 전투성과의 밑바탕이 되었다. 게다가 스페인이 2차 세계 대전에 직접 참전하지는 않았지만 독일의 편에서 많은 지원을 했음을 책을 통해 잘 알수있었다. 그리고 일종의 의용군형태로 수만명의 군사도 보냈는데 만일 공화파가 승리했다면 이런 희생은 없었을것이다.

 

많은 전쟁이 있었지만 사회정의의 정신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다른 나라의 전쟁에 뛰어든 이런 전쟁은 또 없을것이다. 이들이 흘린 피가 비록 당대에는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결국 스페인에 민주주의가 다시 돌아오게 만든 저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생각이 든다.

 

이 책은 의용군이었던 국제여단의 각국 부대중 미국 부대였던 에이브러햄 링컨 부대의 시점에서 스페인 내전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당시 미국의 분위기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들, 전후의 그들이 받았던 대우등을 폭넓게 알려주고 있다. 저널리스트가 쓴 저작물답게 방대한 자료들을 압축해서 치밀하고도 세밀하게 당시를 재현하고 있었다. 마치 얼마전의 전쟁이었던것처럼 생생하게 느낄수 있었던 것이다. 단순히 전쟁의 역사만 이야기하는것이 아니라 그 속에 있었던 외국 의용군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어서 스페인 내전이라는 이 역사를 좀더 다양한 각도에서 넓게 볼수있게 하는 기회를 주고 있다.

 

그전까지는 앤터니 비버의 스페인 내전만 읽어도 되었다. 이제는 스페인 내전을 알기 위해서는 애덤 호크실드의 이 책도 꼭 읽어야 할 것이다. 스페인 내전의 속살을 더 자세히 느끼게 함과 동시에 좀더 입체적이고 그 전쟁이 가진 진정한 의미를 더 잘 알수있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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