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림 인문학 - 오늘, 우리를 위한 동양사상의 지혜
박홍순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옛사람들은 그림을 그려도 그냥 그리지 않았다. 그림속에 자신이 생각하는 철학 그리고 알고있는 여러 인문적인 지식들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뜻을 넣어서 표현했던 것이다. 선비들이 그렸던 사군자나 문인화를 보면 그들이 뜻한 바를 그림에 함축해서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림을 보다보면 그 당시 혹은 그림 그린이의 인문학적인 이야기를 잘 느낄수 있다. 이 책은 그런 옛그림을 통해서 인문학에 접근하는 내용이다.

 

사실 인문학이란게 언뜻보면 별로 생산적이지 못한듯한 느낌이 들때도 있다. 자기 주장이 맞다고 말싸움하는거나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같은 두리뭉실한 이야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인문학의 아주 작은 면만 본 것이다. 인문학이란것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이루어지는 모든것을 일컫는 말이다. 예를들어 기계 하나를 만들어도 그냥 만들어지는것이 아니라 인문학적인 관점하에서 만들어지는것이다. 그 기계를 왜 만들며 그게 만들어지면 어떤 영향이 있으며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등을 생각해보면 된다. 그런 점에서 인문학은 우리가 늘 생각해야하는 부분인데 거창하게 생각하면 어렵기 때문에 쉽게 생각할수있는 작은 부분에서 접근하는게 좋다는 점에서 이 책이 의미가 있다. 바로 그림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눈에 쉽게 보이는 도구를 이용해서 인문학적인 관점을 좀 더 쉽게 이야기할수 있는 것이다.

 

책은 크게 3부분으로 나눈다. 나 자신을 찾는 학문의 지혜, 다채로운 우리 삶을 향한 관점을 보는 인생의 지혜,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고전 속 문제의식을 찾는 정치의 지혜이다. 각 부분에는 지은이가 엄선한 여러 그림들이 있고 그 그림들과 관련된 여러 주제들을 이야기하는 형식이다.

1부에서 정선의 '독서여가도'를 보면 옛 선비들이 어떤 마음으로 독서를 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공부만 열심히 하는것이 아니라 편안한 시선으로 화초를 응시하면서 부채로 더위를 달래면서 여유 있게 쉬면서 책을 읽는것을 보여준다. 김홍도의 '사인초상'을 보면 흐트러짐을 허용하지 않는 선비로서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그밖에 책에서는 다양한 그림을 통해서 당대 인물들의 공부란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하는것인지를 이야기하는데 오늘날에 비추어봐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이 많다.

 

2부에서는 현재 살고 있는 삶에 대한 태도에 관한 이야기다. 책에서는 이백이냐 두보냐 이야기하는데 사실 이백처럼 살고 싶은 사람이 어디 한둘일까. 유유자적하면서 욕심내지 않고 삶을 즐기는것이 참 좋긴 한데 옛날과 달리 요즘에는 그것이 맨손으로는 쉽지 않는 세상이다. 강희안의 '고수관수도'를 보면 무언가를 이루고 어느정도 내려놓는것이 참 좋은데 그걸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이야기한다.

 

3부는 정치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나가야하는가를 이야기하는. 아마 지금시대에 맞는 주제가 아닐런지. 요 몇년 우리삶에 이렇게 정치가 깊숙히 들어온적도 없었을것이다. 그리고 현실은 소수의 위정자가 아니라 다수의 시민이 참여해야함을 깨닫게 했던 시기인데 이 책에서는 역사를 통해서 그것을 더 깨닫게 한다. 김홍도의 '평양감사향연도'를 보면 얼핏 평양감사의 잔치를 그린것같지만 깨알같이 여러 인물들의 행동을 통해서 부패한 권력, 그리고 그 권력에 기생하기 위한 수많은 날파리들의 향연을 엿볼수있다. 이런것을 소수에게 위임해서는 고칠수 없다.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것이다.

 

책은 쉽고 재미있게 글을 썼다. 인문학이란게 어떤 하나의 틀로 규정할수있는건 아닌지라 편의상 3부분으로 나누었을뿐 그냥 아무 장이나 펴서 편하게 읽어내려가도 좋을듯하다. 인물과 역사에 대한 짧은 이야기도 흥미로왔고 무엇보다 아는 그림도 있었지만 몰랐던 우리 옛그림을 감상하는 기회도 되었고 두루두루 괜찮게 읽었던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것이 중국의 역사다 1 - 고대부터 위진남북조 시대까지 이것이 중국의 역사다 1
홍이 지음, 정우석 옮김, 김진우 감수 / 애플북스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중국은 우리와 뗄려야 뗄수가 없는 나라다. 수천년 우리의 역사속에서 중국은 우리를 침략하기도 하고 때론 도와주기도 하면서 마냥 좋아할수도 마냥 미워할수도 없는 나라로 존재해왔다. 아마 하루도 중국과 관련이 없는 날이 없었을것이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우리보다 역사가 더 오래된, 그리고 더 큰 땅과 더 많은 인구를 가진 거대한 나라 중국. 공산화가 된 '중공' 시절에 한때 우리가 더 잘 살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 정도로 중국은 거대해졌고 세계 제일의 국가였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진행중이다.

 

문제는 중국의 그런 도약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다. 이미 동북공정이라는 것에서 드러났듯이 중국의 팽창주의는 역사의 왜곡을 낳고 있고 사드 문제에서 보듯 경제적인 면에서도 우리에게 큰 타격을 입힐수 있다. 최근의 미중 경제 전쟁에서는 어떤식으로 우리가 휘말리게 될지 가늠하기도 힘들 지경이다. 이렇듯 중국은 그 세력이 약해지지 않는 이상 우리에게는 큰 영향을 끼칠 나라다. 그러나 무엇이든 상대를 잘 알면 대처할 방법도 있을터. 중국을 아는 것은 우리 자신을 아는것만큼 중요하다고 할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단순히 중국의 역사를 아는것이 아니라 현재 중국의 '마음'을 알수있는 기회가 아닌가 싶다. 중국 통사는 이 책이 아니라고 해도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서 편찬이 되어왔다. 세세하게 한것도 있고 중요한 지점을 찝어서 편집한것도 있다. 그런데 기존의 책들은 과거에 나온 역사책이랑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닌데 이 책은 그것을 탈피해서 최신 고고학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과학적인 증거를 분석해서 기존의 역사를 더 확장시키고 더 나아가서 이 시대 중국이 지향하는 역사관을잘 전개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워낙에 중국이란 나라가 역사도 오래되고 관련되는 역사적인 유물 유적도 많은 곳인데 그것을 좀더 당당하게 '잘난 척' 하겠다는 이야기다.

사실 중국이 역사적으로 잘난 척 해도 될만한 나라긴 하지만 이 책은 그것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책은 전체가 두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권에서는 고대부터 위진남북조 시대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자신들의 역사에 대해서 당당하고 자신감있는 태도로 긍정적으로 서술하고 있는것이 특징인데 과도하게 찬양하는것은 아니다. 우선 중국의 고대사에 대해서 시작한다. 중국의 고대사는 이른바 문자가 있기 전이라서 그 시절을 기록한 내용에 대해서 중국 사학자들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고고학적인 발견이 잇다르고 그것이 고대 문명의 존재를 증명하고 있어서 책에서는 이 시대를 실제라는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다.

 

이른바 요순 하상 시대. 역사적으로는 주나라부터 확실하게 중국의 역사라고 여겨졌고 그전의 역사는 사료나 문물이 불분명해서 전설상의 이야기라고 치부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은나라의 유적인 은허가 발견이 되고 여러 고고학적인 발견에 의해서 이 시기도 분명한 역사로 편입이 되기에 이른다. 책에서는 이 삼황오제 시대가 어떤 역사적 의미가 있고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를 잘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하상주 삼대 봉건제 국가 시대가 도래한다. 하와 상나라가 어떻게 건국되고 어떤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그동안 확실하지 않았던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서 여러 고고학의 성과를 반영해서 각각 독립된 역사적 시기로 설명하고 있다.

이 시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것은 역시 주나라다. 은의 부패한 왕으로부터 새롭게 나라를 창건한 주는 그 뒤에 나오는 춘추 전국시대를 관통해서 마지막 봉건제 국가가 된다. 우리가 아는 춘추 전국시대는 수많은 국가가 명멸하면서 중국 전역에 수많은 유물과 유적을 남기게 된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기존의 한족단일국가에서 수백년의 쟁투를 거쳐서 중국 문화에 동화한 여러 민족들이 다 같이 중국인이 되는 시기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것이다. 당시 인종적으로 많이 다른 국가였지만 중국 문화를 받아들여서 중국화함으로써 오늘날의 다민족국가 중국을 이루게 되는 하나의 단초가 된 시대가 바로 이 봉건제 국가 시대다.

 

마지막으로 제국시대를 설명한다. 수백년의 분열된 중국을 통일한것은 진나라였다. 여러 군주들이 하나씩 하나씩 내부적으로 진을 성장시켰고 마지막으로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른 진시황이 역시 하나씩 남은 국가들을 통합해가기 시작한것이다. 진의 융성에 비해서 다른 국가들은 내부를 결속시키지도 않았고 자신들이 가진 자산을 더 효율적으로 키우지도 못해서 결국 진에 의해 중국은 통일된다. 역사상 최초의 제국 시대가 열린것이다. 그러나 너무 경직된 사회구조와 시황제에 이은 2세황제의 무능으로 반란이 일어나고 결국 진은 곧 무너지고 유방과 항우의 경쟁속에 한나라가 탄생한다. 수백년간 지속된 한의 오늘날 중국인의 정체성을 확립한 시대고 또 국제적으로 중국이란 나라의 존재를 알리게 된 시대였다. 그러나 합쳐지면 떨어지는 날이 오는지 한의 영광도 우리가 잘 아는 삼국지의 그 삼국시대를 거쳐 결국 남북조 시대로 갈라지게 된다.

 

이야기는 재미있다. 중국 역사를 아는 사람에게도 흥미로울 구석이 많다. 전체적으로 중국 역사를 통괄하려는 사람에게는 괜찮은 내용이었다. 현대적인 관점에서 최신 고고학적인 성과를 잘 반영해서 설득력도 있었고 각 시대별 맥락을 잘 잡아주는 내용이었다. 자신들의 역사의 위대성을 그래도 선을 지키면서 서술했지만 중간 중간 일본과의 비교를 통해 일본을 폄하하는 듯하게 이야기하는 부분은 꼭 필요했나싶다. 그 비교도 다르게 보면 사실이 아닐수도 있는데. 아마 일본을 대하는 현대 중국의 속마음을 표현했는게 아닌가 싶다. 그 부분을 제외하고는 괜찮았던거 같다.

전체가 2권인 이 책은 중국 5천년사를 지금 시점 즉 시진핑 시대에 읽는다는 기본 설정이 있다. 중국 굴기의 대장정을 시작한 중국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이 책을 읽어야할꺼 같다. 그래서 부정적인 서술이 많이 없고 이른바 중화주의적인 면을 보이는게 사실이다. 그것이 그전부터 이어온 중국인의 기본적인 면이란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해준다. 오늘날 중국인의 근간을 이루는것이 무엇인지 이 중국의 역사를 통해서 느낄수 있을꺼 같아서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버자이너
나오미 울프 지음, 최가영 옮김 / 사일런스북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의 부제가 '신성한 구멍' 에 대한 완벽한 해설서라고 한다. 다소 도발적인 문구인데 제목이 무엇을 말할려고 하는지 직설적으로 이야기한다. 버자이너는 우리말로 질이라고 할수있는데 이것이 남녀를 구분짓는 막중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물론이고 여자도 많이 알지 못하는 현실이다. 거기에서 수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 책은 우리가 몰랐던 많은 부분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책의 부제는 어떻게보면 딱 맞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수십년전이나 지금이나 우리나라의 성교육은 완전 별로다. 성교육이란것의 핵심은 결국 남녀의 생식기와 관련되어있는데 오래된 유교적인 관습은 이쪽을 터부시해서 언급하는거 자체를 꺼려왔다. 그런탓에 수박겉핥기식의 성교육이 난무했고 그것은 여자라고 해서 크게 다를바없다. 제대로된 성윤리와함께 인체의 성적인 부분에 대해서 정확하게 설명을 해야하는데 그것을 모르니 남자도 여자도 어떤 사고가 나면 허둥지둥 어쩌지를 못하는것이다.

 

이 책은 버자이너 즉 여성의 질이 어떠한 역할을 하며 그동안 어떻게 억압되어 왔고 그것이 어떤 사회적인 의미를 가지는건가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많은 부분 잘 듣지 못했던 부분이고 여성에게는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식이 많이 있는 내용이다.

 

우선 이 책은 지은이가 느낀 감정의 변화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성생활에 만족하고 오르가즘도 충분히 느꼈던 지은이가  어느날 감각도 무뎌지고 뭔가 우울증비슷한것이 오면서 삶의 의미가 떨어지는 상태가 된다. 사귀던 남자와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고 그냥 잘 사귀고 있었다. 행복했고 삶이 최고조에 달했는데도 그런 느낌이 온것이다. 대체 뭐때문에 이런일이 일어난것일까. 몇번의 병원 방문과 여러 검사를 통해서 이것이 여성 골반의 한 부분이 잘못되어서 그런것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말하자면 골반 신경통에 의해서 그것이 근육이 눌려서 그런 현상이 온것이다라는것인데 골반의 신경망 구조가 얼마나 세밀하고 얼마나 여성의 질에 중대한 관련성이 있는가를 사람들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사람의 신경이 물론 중요한것이긴 한데 전혀 생각도 못했던 부분에서의 손상이 그렇게 연결된다는 점이 흥미로왔다.

 

물론 모든 여성은 신경구조가 달라서 성적 반응이 다 제각각이긴 하다. 그것은 골반 신경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엉덩이가 사람마다 다 다른기 때문에 그렇다면 이해가 가려나. 남성의 등 쪽 음경 신경은 훨씬 단조롭지만 여성은 상당히 복잡하고 개성적이라서 각기 다르게 신경망이 조직이 되고 또 다르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그냥 넘어가는것을 지은이는 갑자기 다른 감각을 가지게 된것이라고 한다.

 

이런 여성의 섬세한 감각을 설명하면서 이것이 여성의 억압과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음을 뒤에 이어서 설명한다. 강간이나 성폭력이 얼마나 여성의 자율신경계를 파괴하는가에 대해서 여러 자료와 실증적인 예를 들어서 설명한다. 과거의 그런 경험이 많이 치유가 된다고 하더라고 그 손상된 신경은 완전히 복구되기 힘들다는것이다. 책에서는 이런 강간의 후폭풍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하면서 과거의 역사속에서 여성의 성이 어떻게 억압되고 무시되어왔는가를 이야기 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억압받는 버자이너가 외부적인 것이라면 포르노는 내부적으로 버자이너를 무너지게 한다. 사랑의 쾌감을 얻기 위한 정상적인 전희의 과정은 생략한채 그저 강압적 삽입을 강조하는 그것은 단순한 남성에게 더 자극적이 되게 한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여성의 몸에 안 좋은 결과를 일으키게 되는데 더 큰 문제는 포르노에 여성 자체가 노출된다는것이다. 그러면 정상적인 애무같은 단계를 거쳐도 아무런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는것인데 이것 모두는 성적 감각을 전체적으로 둔화시키게 되는 상태가 된다. 결국 신경망이 손상되고 이것을 복구하는데 물리적으로도 시간적으로 큰 값을 치루어야 한다는 점을 책에서는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제목인 버자이너로 상징되는 여성의 성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남자도 모르는 여성의 깊숙한 이야기를 여러 사례를 들어가면서 논리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사회적인 의미와 함께 의학적인 결과도 함께 제시해서 이야기의 신뢰를 높이는데 글 자체도 그리 어렵지는 않다. 방대한 내용이라서 한번에 읽지 않으면 앞의 내용을 잊어먹는 경우가 생기긴 하지만 책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생각해봤을때 중간 부분부터 읽어도 그 뜻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이 책이 여성의 성에 대해서 100% 다 설명하는건 아니다. 이 책은 여성의 버자이너를 이야기하면서 여성이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확인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이 어떤 존재인가를 여성 스스로도 잘 몰랐고 남성은 더 몰랐기에 좀더 알아가자는 의미다. 서로 알아간다면 더 좋게 사랑하게 되지 않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1차적으로는 여성이 읽으면 좋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남녀가 같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남자는 화성에 여성은 금성에 있는것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기 위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말잡학사전 - 우리말 속뜻 사전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이재운 지음 / 노마드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외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각종 신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관련되는 용어도 많이 수입되고 있다. 그것이 그때그때 우리말로 바로 번역이 되어서 쉽게 부를수 있는 낱말로 대체가 되어야하는데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인터넷의 발달로 각종 줄임말, 혼합말 등이 퍼지고 있어서 그 뜻을 잘 모르고 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사실 영어가 1순위인 시대라서 상대적으로 가장 기본적인 우리말에 관심이 소홀한 실정이다. 그래서 어떤 정책이 발표되면 그 낱말이 인터넷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는 일도 많다. 그것도 아주 기본적인 단어의 뜻도 몰라서 말이다.

 

우리말이 중요한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아무리 외국어 잘해도 우리말을 못한다면 반쪽짜리다. 외국어를 잘하는건 칭찬하지만 우리말 못하는건 비판하지 않는다. 지난 일제강점기때 우리말글을 지키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고생한것을 기억할것도 없이 한 나라가 바르게 서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자신의 나랏말을 잘 알아야한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가 있다. 이 책은 우리말 낱말만 실은것이 아니라 평상시 쓰이는 많은 낱말중에서 뜻을 잘못알고 있거나 뜻이 모호해서 개념이 애매하다고 여겨지는 낱말들을 골라서 그 뜻을 정확히 밝히는 책이다.

 

책은 순서가 필요한것이 아니기에 아무 쪽이나 펴서 읽어도 된다. 어휘력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만한 단어지만 그 뜻까지 명확하게 아는건 아닌 낱말들이 많다. 청양고추는 매운 고추라는것을 안다. 그러나 그것이 상품명이 아니라 청양이라는 지역에서 난 고추라고 많이 알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경북 청송 지역의 품종과 영양 지역의 품종을 혼합하여 새롭게 개발하는 과정에서 청송의 '청'과 영양의 '양'을 합쳐서 청양고추가 된것이란다. 공교롭게도 충북에 청양이라는 지역이 있어서 헷갈릴법하다. 그래서 청양에서 생산된 고추는 '청양 고추'라고 쓰고 상표명으로 쓰는 청양은 '청양고추'라고 쓰는데 그거 구분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처음부터 안일하게 상표명을 정한 회사를 탓해야지.

 

아무렇게나 책을 펴니 샌님이란 낱말이 나온다. 보통 샌님이라고 하면 사교성이 없고 숫기가 없어서 남자답지 못한 사람을 놀릴때 많이 쓰는데 이것이 생원에서 나온 말이란다. 생원은 기본적으로 점잖은 사람을 가리켰는데 이것이 그냥 조용하고 앞에 나서지 못하는 그런 사람으로 의미가 변한거 같다.

 

책은 재미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낱말의 뜻이 어떻게 유래되고 어떤식으로 변해왔는지를 아는것이 흥미롭다. 이렇게 그 낱말의 본질을 안다면 머리에 쏙쏙 들어올꺼 같다. 낱말을 정확히 알고 우리말을 쓴다면 더 풍부한 우리말 쓰기가 될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가까이 두고 자주 볼 책이다. 책속의 수백가지 낱말을 한번에 알아가기 힘드니 자주 자주 보자는 것이다. 낱말들이 자주 쓰이는 말이어서 크게 어려운 단어도 별로 없는거 같다.

 

책은 ㄱ,ㄴ,ㄷ 순으로 되어있어서 모르는 낱말을 찾기에 쉽다. 그리고 마지막에 찾아보기를 통해서 순우리말이냐 한자어냐 등을 쉽게 찾을수 있다. 이 책이 특징이 단순히 순우리말이나 한자어만 소개하는것이 아니라 외래어나 일본어에서 온 말도 소개한다는 것이다. 외래어라도 해도 원래 뜻에서 벗어나서 우리식으로 관용적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서 볼만하다. 그리고 은어도 소개하고 있는데 그 뜻을 되짚어보면 정말 쓰면 안된다는것을 알수 있다. 아주 나쁜 뜻이 담긴 낱말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쉽게 접근할수 있으면서도 어렵지도 않은 책. 하지만 알면 우리말에 더 풍부해지는 책.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도 충분히 읽을수있는 책이라서 누구라도 읽으면 좋을꺼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들의 시간 - 메소아메리카의 고대 문명
정혜주 지음 / 틀을깨는생각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중남미라고 부르는 라틴아메리카에 고대 문명이 있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제법 있다. 문명이란게 유럽이나 아시아에만 있었던것이라고 생각하는것은 (그 문명이란것도 정확히 잘 모르긴 하지만) 그럴수밖에 없었던점도 있는 부분인것이 우리가 접하는 많은 역사가 주로 서양의 미국 유럽 그리고 아시아의 중국 우리나라 일본 정도기 때문이다. 유럽이 강국으로 역사상 강한 나라로 떠오른 이후로 많은 역사들이 그들 위주로 소개된 탓이겠다.

 

그러나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별거 없이 보이던 그 중남미에도 찬란한 문명이 있었다는것을 알수있다. 지금의 기술로도 재현하지 못하는 과학이 실제로 존재했던 문명이다. 그중에서 많이 들어본 마야문명도 분명이 존재했었고 아즈텍도 강력한 국가를 이루었던 것이다. 역사가 밝혀지는데는 국력과 비례한다. 이들 중남미가 중세 이후에 스페인에 의해서 정복되고 난후 철저히 파괴되고 잊혀져서 그들의 존재가 드러난것이 얼마 안된다. 그래서 그 실체도 잘 몰랐고 많이 입에 오르내리지 않아서 상식인데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이번에 나온 이 책 '신들의 시간'은 그런면에서 아주 보물같은 책이다. 일단 우리나라에 이쪽 문명을 속시원하게 깊게 소개하는 책들도 많지 않은데 이 책은 무려 지은이가 멕시코에서 고고학을 전공하고 실제로 직접 관련 유물 유적을 발굴하고 분석한 학자라는 점이다. 사실 엄청난 저 문명을 어찌 책한권으로 다 알수가 있으랴. 하지만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중남미 문명을 이러저러하게 존재했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체가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큰 선물인거 같다.

 

사실 고대 문명이란게 한두가지로 설명할수있는건 아니다. 중국 문명만 해도 강을 따라서 발달한 여러 지역의 문명이 있지 않은가. 중남미도 마찬가지다. 그 드넓은 땅에서 한두개의 도시국가만 있었던것이 아니라 수많은 국가가 있었고 각기 독립적이고 독특한 문화를 꽃피웠다.

그래서 이 책은 그중에서 제일 잘 알려진 세 개 지역의 문명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 자체도 아직 다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지역은 정말 신비의 문명이라고 할만했다.

 

우선 제목에 메소아메리카라고 하는데 흔히 말하는 중남미중에서 중부지역을 일컫는말이다. 이쪽 지역의 문명중에서 가장 대표적인것이 우리가 제일 잘 아는 마야, 아스떼카(아즈텍), 그리고 떼오띠우아깐 문명이다. 이 지역은 오늘날 멕시코에서부터 좀더 내려가서 엘살바도르 정도의 넓이다. 말 그대로 중남미중에서의 중간지역. 이중에서 먼저 마아에 대해서 설명한다. 사실 마야는 많이 알려진 이름값만큼 많은 연구가 되었고 관련된 유적도 많이 발굴되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의 분량도 제일 많다.

 

마야는 기원전 1500년전부터 유까딴 반도 북부를 중심으로 번성하기 시작해서 수백년동안 문명을 일궈왔다. 주로 강의 삼각지나 강턱쪽에서 발달했다고 하는데 우리가 아는 많은 문명들처럼 이 문명도 강을 끼고 발달했다. 책에서는 마야의 시초부터 왕권 확립기 등을 거쳐서 발달기를 연대기순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마야의 역사책이란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축적된 마야연구를 바탕으로 역사를 복원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 이집트의 피라미드처럼 여기에도 피라미드나 무덤도 있었고 각종 선진적인 문물이 있었음을 알수있었다. 이런 국가가 어떻게 소멸되었는지 이해가 안갈 정도였다.

 

두번째로는 떼오디우아깐 문명을 소개하는데 이 문명은 처음 들어봤다. 기원전 300년부터 100년 사이에 생겨나서 700년 이후에 사라진 문명인데 각 시대별로 얼마나 발전하고 또 쇠퇴하게 되었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멕시코만을 접하고 있던 이 지역은 동식물의 식량이 풍부하고 정교한 도구를 만들수 있는 흑요석과 건축 재료로 쓰였던 화산암이 많이 나서 이런 조건을 바탕으로 문명이 발달할수있었다. 그래서 메소아메리카 문명중에서 제일 크고 잘 기획된 도시를 건설했다고 한다. 절정에 이르던 문화가 파괴되기 시작한것은 지배층과 중간층의 불화때문이었다. 그것이 쌓여가다가 이윽고 반란이 일어났고 그 여파로 도시들은 하나씩 버려지게 되었고 그것으로 문명은 소멸하고 만것이다. 어찌보면 좀 허무하게 사라져버린 느낌도 들었다. 책에서는 그런 과정과 함께 당시를 지배했던 여러 신들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흔히 아즈텍이라고 알고 있던 아스떼까 문명이다. 이것은 주로 멕시코 고원을 중심응로 발달했는데 떼오디우아깐 문명이 사라지면서 함께 사라졌던 사람들이 세웠던 문명이라고 할수있겠다. 멕시코 고원의 곡창지대를 중심으로 다시 번성하기 시작해서 770년경에 왕을 세우고 국가를 이룩했고 더 발전된 문명을 이루고 살다가 대기근과 내부 갈등으로 인해서 쇠약해졌고 결적적으로 스페인의 침략에 의해서 들어온 전염병으로 멸망하게 되었다. 책에서는 전체적인 아스떼까 문명의 시초부터 말까지의 이야기를 풀어내서 설명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그동안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된 책이었다. 이들의 역사가 오랫동안 단절되어서 정확하게 알수없는 부분도 많았고 또 그중에서도 전체적으로 축약한 탓에 이 정도로 메소아메리카 문명을 알기에는 부족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메소아메리카에 이정도로 뛰어난 문명이 있었다는것을 알게되는데는 손색이 없는 내용이다. 지은이가 직접 유적 탐사를 하는 장면도 흥미있게 읽을수 있었고 책을 읽고 난 뒤에는 끝남이 아쉬울 정도였다. 바다를 건널 아무런 수단이 없을 그 오래전에 어떻게 이 대륙에 사람이 살수 있었을까. 연결되어 있는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와는 달리 멀리 떨어져있는듯한 이 중남미 대륙에 이토록 정교하고 찬란한 문명이 발달한것은 어떤 방법이었을까에 대한 더 많은 궁금증이 생겼다. 더 많은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이 고대 문명을 더 자세히 알수있는 후속 책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책은 사진이나 그림도 풍부하고 어렵지 않게 서술해서 잘 읽을수 있었다. 각 지명이나 이름등이 그쪽의 발음대로 표기하였기에 낯선 낱말을 보는것이 익숙치는 않았으나 그 발음이 고대 문명에 실제로 쓰였던 말이란점에서 괜찮은 서술 방법 같기도 했다. 역사에, 고대 문명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제공하는 책인거 같아서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