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우스 로마사 2 - 끝나지 않는 전쟁 리비우스 로마사 2
티투스 리비우스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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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는 그 긴 역사만큼 관련된 저작물이 수없이 많다. 로마의 전 역사를 기록한 책도 있지만 각 시대별로 각 인물별로 편찬한 책들도 많다. 내 느낌대로 필요한 만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좋기도 하지만 너무 많아서 선택하기가 힘들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고민을 해소할수있게 하는 책이 있는데 바로 이 리비우스 로마사다. 이 책을 기본으로 읽고 관련된 책들을 읽는다면 로마사는 완전하게 이해할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 리비우스 로마사가 왜 1차적인 선택이 되어야 하는가. 그것은 바로 당대에 쓰여진 책이란 점이다.

 

어떤 역사책이던 후대에 쓰여지면 자료검증이란 점에서 완벽하게 쓸 수가 없는데 이 책은 그 자체로 1차 사료다. 지은이가 한창 로마가 뻗어나갈 시기에 이 책을 지었기 때문에 어느 책보다 더 충실하고 사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을 가장 먼저 선택해야할 당위성이 생기는 것이다. 뒷날에 쓰여진 많은 로마 관련 책들이 이 리비우스 로마사를 가장 기본적인 사료로 놓고 쓰여졌을 것이기에 이 책을 읽는다면 가장 기본적인 사료를 읽는 것이다.

 

1편에 이어서 이번 2편은 기원전 389년부터 293년까지의 시대를 다루고 있는데 시기상 로마가 외부로 팽창하기 위해서 수많은 대외적인 전쟁을 치루게 되는데 그것을 중심으로 서술 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로마의 정치 체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 오늘날 많은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는 민주주의 정치 체계는 오래전부터 이루어진 많은 실험을 통해서 완성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중에 많은 부분이 로마에서 이루어진것이 아닌가 한다. 비록 카이사르 이후 제국시대가 도래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로마는 오랫동안 공화국이었다. 바로 누군가가 항구적인 권력을 지속하는 것이 아니라 임기가 정해진 관리를 뽑음으로써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차단한 것이었다. 오늘날의 민주주의와 흡사한 장치가 작동되고 있었기에 로마가 오랫동안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원로원은 오늘날로 치면 국회라고 할 수 있는데 강력한 권위를 가진 이 원로원이 전반적인 통치를 하는 임기있는 집정관을 뽑고 위급할때는 권력을 한곳에 몰아주는 독재관도 선출한다. 하지만 독재관이 오랫동안 그 권력을 행사하는 일은 없었고 일정한 직을 수행한 후에는 사임하는 것이 관례였다고 하니 그 시스템이 참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원로원이 국회의 상원이라면 하원격인 민회가 있다. 민회는 여러 종류가 있고 딱 성격을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이들에게 투표권이 있어서 원로원과 더불어 로마 공화정을 지키는 핵심적인 위치에 있었다.

 

정치 체계가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역동적인 상태에 있기에 당시 사람들의 생각도 나 보다는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기류가 강했다. 그래서 병사들은 목숨을 아끼지 않고 전투에 임했고 지휘관들은 사사로운 감정을 배제하고 공화국의 입장에서 결정을 함으로써 여러가지 악재속에서도 로마가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역동적인 정치 제도와 자발적인 국민의 노력이 공화국을 성공으로 이끈 것이다.

 

이번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삼니움족과의 전쟁이었다. 삼니움은 이탈리아 반도 아펜니노 산맥의 남부 지역에 살던 부족인데 당시 로마보다 영토도 넓고 인구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로마가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언젠가는 전쟁을 치루어야 할 나라였는데 드디어 그 부족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그러나 카우디움 협곡에서 삼니움군에게 포위당해서 전멸당할 위기에 쳐한다. 그야말로 로마의 명운이 달린 순간이었다.

 

하지만 당시 삼니움군 사령관의 어설픈 선택으로 인해서 비록 굴욕은 당했지만 온전히 병력을 보존하고 철수하게 된다. 절치부심 이를 갈던 로마군은 그 뒤 삼니움과 다시 전쟁을 치뤄서 그 굴욕의 댓가를 처절한 복수로 갚게 된다. 이때의 상황이 책에서 상세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상당히 재미있고 흥미롭다. 만일 그때 삼니움이 로마군을 괴멸시켰다면 역사는 어떻게 전개가 되었을까. 아니면 그냥 평화롭게 동맹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뒷날의 역사에 비추어봤을때 삼니움이 로마와 최후의 결전을 치루는 것은 어쩔 수 없었을 꺼 같다. 다만 어떤 선택을 했느냐에 따라서 삼니움 부족의 희생이 커졌을지 줄었을지 결판이 났을 것이다.

 

책은 술술 잘 읽힌다. 옮긴이가 로마사에 관한 여러 책들을 번역한 탓에 좀 더 편하게 번역하고 있는 것 같다. 등장인물이 많고 그 인물들의 이름이 길고 낯선 탓에 누가 누군지만 잘 구분한다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책이다. 비록 로마의 첫날부터 끝날까지 모든 것이 기록된 역사책은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시대를 중심으로 흥미로운 시대가 있는 시리즈라서 로마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닐까 싶다. 3권에는 그 유명한 포에니 전쟁이 나온다니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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