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때그때 전환되고 나를 맞추는 사람이 못됐다. 보석을 돋보이게 하는 금속 박편이나 미인의 시녀나기독교 왕국의 훌륭한 인물의 시종이 될 자질이 없었다. 베끄 부인과 나는 서로 동화되지 않았지만 서로를 잘 이해했다. 나는 부인의말상대도 그녀의 아이들의 가정교사도 아니었다. 그녀는 나를 자유롭게 내버려두었으며 아무것에도, 그녀 자신이나 그녀의 이해관계에조차 매어두지 않았다. - P80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 때때로 얼마나 상반된 특징들이 우리에게 부여되는가! 베끄 부인은 나를 박식하고 우울한 여자로, 팬쇼 양은 신랄하고 빈정대기 좋아하고 냉소적인 사람으로, 홈 씨는 모범적인 선생에다 차분하고 신중한 성격, 즉다소 관습적이고 엄격하고 편협하며 까다롭기는 하지만 여전히 가 - P84

정교사다운 정확성을 지닌 산 표본으로 평가했다. 반면에 다른 사람, 즉 뽈 에마뉘엘 같은 사람은 알다시피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가 성격이 불같고 무모하며, 모험심이 강하고 고분고분하지 않고대담하다고 암시했다. 나는 그 모든 것에 웃음을 지었다. 누군가 나를 아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꼬마 폴리나 메리였다. - P85

나는 알아줄 만한 곳에서 나를 알아주기만 하면 충분히 정신적인 평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 나머지는 내게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내 관심사와 사고 속에 신분이니 사회적인 지위니 박식함이니 하는 것들은 모두 같은 공간과 위치를 차지했다. 그것들은 나의 삼류 하숙생들이었고, 그것들에게나는 작은 거실과 후미진 작은 침실만 내주었다. 식당과 큰 거실이비어 있을 때조차도 그것들의 처지로 보아 작은 방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그 사실을 비밀로 했다. 세상 사람들의 잣대는 아주다르다는 것을 곧 알게 되긴 했다. 그들의 견해도 나름대로 옳다고믿는다. 그러나 내 견해 역시 아주 틀린 것은 아니리라. - P97

유약해도 잠시 동안은 꽃을 피우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 꽃은 폭풍을 견딜 수도 없고 맑은 햇살 속에서도 곧 시들어버린다. 어떤 정령이 나타나 그 섬세한 처녀를 버티어주는 힘과 체력에 대해 속삭였으면 그레이엄은 깜짝 놀랐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그녀를 알고 있던 나는 그녀의 우아함이 현실이라는토양에 얼마나 단단하고 훌륭하고 튼튼하게 뿌리내리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 P104

"그녀만 한 미인은 없는 것 같은데요."
"나도 같은 의견이오. 루시, 우리는 종종 의견과 취향, 아니 적어도 판단이 일치하는 것 같소."
"그런가요?" 내가 다소 미심쩍어하며 물었다.
"루시, 당신이 여자가 아니고 남자였다면, 어머니의 대녀가 아니고 대자였다면 우리는 분명히 좋은 친구가 되었을 거요. 우리는 늘의견이 일치했을 거요." - P106

지금의 나는 어떻소? 십년 전 과거의 나는 어땠소?"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정중하게 대하고, 아무에게도 불친절하게 굴거나 잔인하게 대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렇죠."
"그 점은 당신이 잘못 보았소. 예를 들면 내가 당신에게는 거의 짐승처럼 굴었던 것 같소."
"짐승이라고요! 아니에요, 그레이엄, 짐승처럼 굴었으면 제가가만히 있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이것만은 내가 기억하오. 조용한 루시 스노우를 정중하게대접하지 않았다는 것 말이오."
"그렇다고 잔인하지도 않았어요."
"아니, 내가 네로였어도 그림자처럼 거슬리지 않는 사람을 괴롭히지는 않았을 거요." - P108

"이제는 아주 생생하게 기억이 나오. 기억난 것을 그녀에게 다이야기해줄 수 있으면 좋겠소, 아니면 차라리 누군가가, 예를 들면당신이 그녀의 뒤로 가서 이 모든 것을 귀에 대고 속삭이고, 난 앉아서 그녀의 표정이 어떻게 변하는지 즐겁게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소. 루시, 당신이라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두고두고 감사하겠소. 그렇게 해주겠소?"
"두고두고 감사하겠다고요?" 내가 말했다. "아뇨. 그럴 수는 없어요." 나도 모르게 손가락을 꼭 깍지낀게 느껴졌다. 마음속으로 울화가 치밀어 반항적인 용기가 솟았다. 이런 문제에서는 존 선생의뜻대로 해줄 마음이 전혀 없었다. 이제 나는 그가 내 성격과 본성을완전히 오해하고 있음을 새삼 깨달았고 그 사실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는 늘 내게 나의 것이 아닌 역할을 부여하려고 했다. 나의본성은 그에게 반감을 느꼈다. - P110

너 스스로는 우울하고 엄숙한 편이라고 여기잖아! 팬쇼 양은 너를 제2의 디오게네스로 여기고, 바송삐에르 씨는 언젠가 여배우 와스디의 야성적인 재능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스노우 양이 불편해하는 것 같군‘ 하며 점잖게 말머리를 돌렸지. 존 브레턴 선생은 너를 ‘조용한루시‘라든가 ‘그림자처럼 거슬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한 적이 있고, ‘루시는 취향이나 태도가 너무 엄숙하고, 성격이나 습관이 밝지 못한 게 단점이오‘라고 한 적도 있잖아. 너 자신이나 친구들이 - P135

너에 대해 가지는 인상은 다 그렇지. 그런데 세상에! 어떤 작은 남자가 이 모든 견해와 정반대로, 너를 너무 경박하고 발랄하다고, 너무 쉽게 폭발하고 변덕스럽다고, 너무 화려하고 다채롭다고 비난하기 시작한 거야. 그 가혹한 작은 남자, 그 가차 없는 검열관이 불쌍한 이런저런 허영의 죄와 재수없는 분홍색 천과 작은 꽃 장식과 작은 리본 조각과 너의 멍청한 레이스, 그 모두를 모아서 하나씩 설명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거야. 너는 ‘인생‘의 햇빛 아래 그림자로 취급받는 데 아주 익숙해져 있는데 말이야. 네게서 뿜어져나오는 빛에 눈이 부셔 짜증을 내며 손으로 눈을 가리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신기한 일이야." - P136

드디어 나는 독사에게 물리고 말았다. 그는 사악하게 입맛을 다시며, 당시 유럽인들이 지니고 있던 가장 지 - P146

독하고 거짓된 역사의식을 끄집어냈다. 그것은 최악의 모욕적 언사였다. 젤리와 교실의 모든 학생들이 복수의 쾌감으로 다 함께 미소를 지었다. 이 라바스꾸르의 어릿광대들이 얼마나 은근히 영국을 증오하는지 알게 되자 기분이 이상해졌다. 마침내 나는 책상을꽝 치고 일어나 이렇게 외쳤다.
"영국 만세, 영국 역사 만세, 영국 영웅 만세! 타도하자, 프랑스!
타도하자, 거짓말! 타도하자, 깡패들!""
교실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그들은 내가 미쳤다고생각했을 것이다. 뽈 선생은 손수건을 들어 접고는 얼굴을 가리고악마처럼 웃었다. 작은 악마 같으니라고! - P147

그가 시곗줄을 꺼냈다. 값은 얼마 안됐지만, 비단으로 만들고 구슬을 꿰어 광택이 나고 반짝거렸다. 그는 시곗줄이 마음에 들어 어린아이처럼 스스럼없이 감탄했다.
"날 위해서 만든 거요?"
"네, 선생님을 위해서 만들었죠."
"어젯밤에 만들던 게 이거였소?"
"바로 이거예요."
"오늘 아침에 완성했소?"
"네, 그래요."
"날 주려고 시작했단 말이오?" - P154

그는 늘 순종하기만 해선 안되는 사람이었다. 때로는 그에게저항할 필요가 있었으며, 가만히 그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그의 요구사항이 비합리적이고 그의 절대적인 권위가 독재에 가깝다고 말하는 게 나을 때도 있었다.
그는 자신이 지배하는 영역 안에서 특별한 재능이 최초로 싹을틔우면 이상하게 흥분하며 불안해하기까지 했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고 뒷짐을 진 채 재능이 탄생하려고 애쓰는 것을 지켜보기만했다. "기운이 있으면 어디 한번 나와봐라" 하는 듯했다. 하지만 전혀 도와주지는 않았다. - P161

어쨌든 그는다시 화해를 청했다. 어쩌면 너무 쉽게 화해했는지도 모른다. 더 버텨야 했으나 그가 친절하고 선량한 표정으로 다정하게 손을 내밀자 그에게 핍박받던 순간들이 내 뇌리에서 사라져버렸다. 그리고화해는 늘 달콤한 것이니까! - P165

그에 의하면 "지적인 여성"은 일종의 "기형"으로, 불운한 우연이며 창조에서 차지할 위상이나 효용성이 없고 아내로나 노동자로나 쓸모가 없는 물건이었다. 그는 아름다움을 여성의 최고 덕목이라고 여겼다. 사랑스럽고 온화하고 수동적이고평범한 여성이야말로 남성다운 사고와 분별로 골치가 아플 때 쉴수 있는 유일한 베개라고 마음 깊이 믿었다. 그리고 일에 대해서 - P168

말하자면, 남성의 정신만이 훌륭하고 실용적인 결과를 가져오는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소?
이 "그렇지 않소?"는 내게서 반박이나 반대를 이끌어내기 위한말이었다. 하지만 나는 "저하고는 상관도 없고 관심도 없는 문제네요"라고만 말하고 곧바로 "가도 되나요, 선생님?" 하고 물었다. - P169

가끔씩은 삶이라는 계좌를 마주하고 솔직하게 셈을 해보는 것이 좋다. 항목들을 계산하면서 자신을속이고 불행 항목에 행복이라고 써넣는다면 그는 불쌍한 사기꾼이다. 고뇌를 고뇌라고 부르고, 절망을 절망이라고 부르라. 단호하게힘주어 굵은 필치로 둘 다 써넣으라. 그러면 ‘운명‘에게 진 빚을 갚기가 더 수월해질 것이다. 거짓으로 적어보라. ‘고통‘이라고 써야할 곳에 ‘특권’이라고 써보라. 그런다고 완강한 채권자가 사기를눈감아주거나 당신이 내미는 가짜 동전을 받겠는가? 가장 강한 천사, 즉 가장 사악한 천사가 피를 요구하는데 물을 줘보라. 그가 순순히 받겠는가? 한방울의 붉은 피 대신 창백한 바다 전체를 주어도받지 않을 것이다. - P179

반은 대리석이고 반은명이며, 오직 한쪽에서만 진실이고 다른 쪽에서는 농담일 수도 있는 그 기묘하고 일방적인 우정은 어떻게 되었는가?
그 감정은 죽었는가?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은 매장되어 있었다.
때때로 나는 그 무덤이 조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상하게들썩이는 땅과 관의 갈라진 틈으로 여전히 살아 있는 금발 머리카락이 빠져나오는 꿈을 꾸었다. - P18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마가 두 개로 분리된 이유

캘트족의 여성 지도자 카시우스

If ruling Rome was like having the biggest candy bar in a group of hungry people, ruling the entire empire was like having a candy bar as big as a car. How could you keep the whole candy bar safe? While you were protecting one side ofit, a hungry person could sneak up and take a bite out of theother side. And if you ran around to protect the other side, you would leave the first side without anyone to guard it. - P300

One of these disobedient Celtic tribes was particularly annoying to the Romans because their leader was a woman! In ancient times, women weren‘t considered to be brave or strong. Men thought it was very embarrassing to be beaten by a woman.
But the leader of this Celtic tribe was no ordinary woman.
She was a powerful warrior queen named Boadicea. A Roman writer named Cassius described Boadicea: She was very tall, taller than a man, and her voice was strong and powerful, loud enough to echo from mountain to mountain. She had fierce, piercing eyes, and long, thick, red-brown hair that hung down past her waist. She wore a billowing tartan cloak and a thick gold collar around her neck. - P29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부 풍요의 가능성과 빈곤의 지속성: 산업화와 국제무역

오늘 읽은 부분 중 인상 깊었던 것은 유럽이 맺은 외부의 정치적 공간 중 비유럽에는 유럽에 적용된 중상주의가 적용되지 않았던 것이다.
예를 들어 영국 정부는 아시아 상품을 수입할 때 금은의 유출이 가져올 문제에 대해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편 전쟁은 중국과 서양의 관계에 변화를 가져온 사건이 아니라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유럽 사이 진행되던 국제무역 논리가 어떠했는지 실증된 사례였다.

산업화의 발전은, 그리고 그것이 국제무역에 미친 경제적 영향은 경제 논리에 따라 이루어졌다. 경제적 변화가 초래한 사회적·정치적 결과가 어떤 의미와 중요성을 지니는지는 이데올로기 원칙에 의해, 그리고 점차 제도화된 산업자본주의에 의해 결정되었다. - P309

유럽에서 소비혁명은 농촌의 주민보다 형편이 좋았던 도시민들에게서 일어났다. 반면에 중국에서는 수공업 상품의 소비자가 주로 농촌에 살고 있었다. 필요한 거의 모든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시장이 필요했던 도시민과 달리, 농촌 가구들은 식량을 스스로 경작했으며 필요한 단순 도구들도 스스로 제작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의 경우 상업 활동과 소비가 점차 증가했 - P313

을 때 이러한 변화로부터 심각하게 영향을 받은 사람들은 유럽보다 적었다. - P314

유럽의 근면 혁명과 상업혁명은 근대 초에 유럽의 정치 경제가 세계의 다른 지역으로확산되면서 그 전체적인 맥락 안에서 일어난 것이었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아시아를 넘어서는 무역 네트워크가 아시아 해역을 넘어 활동한 중국 상인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중국 해안에 등장한 유럽 상인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 P314

유럽과 동아시아의 비교는 설사 완전히 확실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할지라도 적어도 중요한 두 가지 교훈을 제시한다. 하나는 분석적인 교훈이고 다른 하나는 경험적인 교훈이다. 첫째, 분석적인 교훈은 사실 근면 혁명도 소비혁명도 산업혁명을 촉발하는 데 충분치 않았다는것이다. 만약 근면 혁명이나 소비혁명이 산업혁명을 촉발했다면, 유럽보다 이미 수백 년 전에 동아시아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났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경험적인 교훈은 그리 뚜렷하게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근면 혁명과 소비혁명이 19세기 초 유럽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는 방식에 영향을 주었던 것처럼, 근대 초 동아시아의 경제적 작동 방식은 19세기 말에 동아시아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의 방식에 영향을 주었다. - P316

에스파냐가 아메리카에서 채굴한 은은 상인들에게서 유럽산 상품을 구입하는 데사용되었으며, 상인들은 상품 대금으로 받은 은을 중국과 무역하는 데 사용할 수 있었다. 근대 초 유럽 상업 제국들의 정치 경제는 이런 식으로 유럽의소비자들과 아시아 생산자들 사이의 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행사했다. 하지만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유럽 소비자들과 아시아 생산자들의 관계는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와 아메리카의 원주민들에 대한 또 다른 관계를 구축했기때문에 비로소 가능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는 아프리카와 아메리카의 원주민들을 자기들의 대농장과 광산에 노동자로 강제로 투입하는 방식이었다. - P317

아메리카 대륙에 식민지를 건설하고 아시아에 무역 거점을 구축하려는 유럽 국가들의 노력은 둘 다 마찬가지로 부와 권력을 둘러싼 유럽 내적 경쟁의 일부였다. 유럽 국가와 그 국가에 속한 상인들은 공동 목표를 추구했기 때문에 한 국가의 정치적 목표는 특정 상인 집단의 경제적 성공과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었다. 정치권력과 경제적 부 사이의 이러한 결합은 아메리카에서 정치적 존재감을 강화하고 아시아에 경제적 거점을 구축하려는 통치자들의 노력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났다. 근대 초 유럽 국가들은 재정적으로 아메리카 식민지와 아시아를 상대로 한 무역에서 발생하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렇듯 근대 초 유럽의 상업자본주의는 해상무역 제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실현되었는데, 이 무역 제도를 추진하기 위해 소수의 상인이 수익성 높은 사업과 점차 규모가 커지는 경제 분야에 대한 통제권을 부여받았다. 그리고 그들은 이러한 특권적 지위를 이용해 이익을 창출했다. - P319

중국의 사회적 안정과 정치적 정통성의 기반은 농경과 수공업에 동시에 종사하던 농민층의 안녕이었다. 이들의 안녕을 촉진하려는 다양한 정치 전략들은 생산이 증가하면 백성들에게 직접 유익을 가져다주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물질적 조건을 악화시키지 않는다는 인식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수요와 공급이라는 기본 원칙이 각자 전문화된 능력에 따른 노동 분업을 촉진해 생산성을 높이면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거래에서 전반적으로 이득을 보았다. 따라서 중국 관리들은 일상적으로 상품의 상업적 유통을 지원했으며, 만약 소수의 개인이 물자 공급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조작해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면 이를 받아들일 수없는 상황으로 간주했다. - P323

유럽의 관점에서 볼 때 중상주의는 유럽 국가들 사이이의 관계를 결정했으며, 나아가 세계 다른 지역에서 유럽의 경쟁자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영향을 준 이론이었다. 18세기에 영국 정부는 이전 세기 동안에 상품 거래에서 중요한 부분이 되기 시작했고 특히 아시아 상품을 수입할 때 결제 수단이 되었던 금과 은의 유출이 어떤 문제를 가져올지에 관해 별 고민을 하지 않았다. 아시아 상품의 구매자로서 동인도회사가 누리던 독점적 지위가 서양의 개별상인들을 통해 점차 무너지면서 영국 정부의 관리들은 은의 유출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점차 깨닫기 시작했고, 은을 대체할 수단을 찾기 시작했다. 이때 인도산 아편이 특히 유용한대체 수단으로 등장했다. 그런데 여기서 아편은 은을 대체하는 유용한 교환수단일 뿐 아니라 새로운 수익 모델도 되었다. - P325

누군가는 유럽이 세계에서 비교 우위를 차지하게 된 이유로 유럽이 세계 다른 지역을 정복하고 그곳에서 부를 이끌어 냈으며 그 부를 세계의 다른 지역들로부터 그들이 원하는 상품을 구입하는 대금으로 지급하는 것에 있었다는 견해를 제시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근대 초의 세계무역은 그런 단순한 의미에서 나타난 비교 우위를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었다. 유럽이 비교 우위를 차지하게 된 이유를 그렇게 설명한다면 이는 비교 우위라는 개념을 우리 대부분이 경제라고 일컫는 영역을 넘어 널리 확대하는 것이 될 것이다. 물론 18세기 후반과 19세기 후반의 세계무역이 보여 준 모순적인 특징은 19세기 말의 산업자본주의에서 이루어진 세계적인 노동 분업이 사실상 노동의 분업을 가져다주었다고 할지라도, 해양 상업자본주의가 스미스식의 자유로운 시장 교환원칙을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 P331

산업혁명의첫 단계를 이끈 것은 몇몇 기업으로 이루어진 집단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와정반대로 산업혁명이 확산될 수 있게 한 것은 시장이 확대되자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 소규모 회사들이 점점 증가해 이들이 결과적으로 상업자본주의뿐 아니라 산업자본주의를 형성했다는 사실이다. - P33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꾸준하게 2022-10-28 00: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엄청 재밌겠네요. 언제 읽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시리즈 전체를 담아둘래요. 소개 감사합니다. ^^

거리의화가 2022-10-28 09:22   좋아요 3 | URL
꾸준하게님 반갑습니다^^
네. 역사, 특히 세계사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이 책 매력적이실겁니다^^*
 

며칠 전 옆지기가 링크를 하나 보내주었다.

https://www.chf.or.kr/brd/board/1209/L/menu/1228

뭐지 하고 클릭했는데 한국문화재재단에서 문화유산도서를 신청할 수 있다고 했다.
인당 최대 수령은 10권이고 무료길래 신청이나 하고 보자 해서 10권을 선택하고 주문을 했다.

오늘 퇴근해서 집 앞에 오니 어마어마한 크기의 상자가 2개가 와 있었다.
설마? 하면서 뜯었더니 아니 이게 무슨…일인가 싶었다.

이걸 무료로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아무튼 무게도 엄청 나가고 부피도 커서 괜히 신청했나 싶긴 하지만 문화재단에서 발굴하고 조사한 자료와 논문들이어서 사진 품질도 좋다.

내가 신청한 책은 ->

[세트] 발해 고고학 논문해제집 중국 1~3
[세트] 러시아 아무르강 하류 신석기시대 주거유적 수추
개성 고려궁성 남북공동 발굴조사보고서
연해주 콕샤로프카 유적
연해주 시넬니코보 산성
중국 동북지역 고고조사 현황 2011-2015 길림성편
중국 동북지역 고고조사 현황 2011-2015 흑룡강편
중국 동북지역 고고조사 현황 2011-2015 요령성편
중국 동북지역 고고조사 현황 2011-2015 내몽고자치
[세트] 중국 정기간행물 수록 고구려 고고학 논문 해제



그리고…

한 2주쯤 된 것 같은데 주문했던 원서들이 도착했다.
올해 뉴베리 메달을 받은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의 원서와 한 권은 토베 디틀레우센의 <코펜하겐 삼부작>이다^^
언제 읽을지는 미지수..ㅎㅎㅎ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는 뉴베리 원서니 오래 걸리지 말고 읽어봐야겠다.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독서괭 2022-10-27 20:1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니 제목들만 봐도 무지 졸려보이는데..요? (저만 그런가요..?) 물론 화가님께서는 재미있게 읽으시겠지만.. 존경스러울 뿐입니다.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라니, 제목부터 흥미진진해 보이네요.

거리의화가 2022-10-27 21:33   좋아요 3 | URL
ㅎㅎㅎㅎㅎ 저는 무척 설레었습니다. 사실 민망하기도 했네요. 저처럼 10권 꽉 채워서 주문한 분이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ㅋㅋㅋ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는 <The Giver>라는 이전 뉴베리 수상작이 있는데 그것과 장르가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2022-10-28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28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얄라알라 2022-10-27 22: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거리의화가님께.특히나.딱인 노다지 입니다^^책들이 주인님을 잘 찾아갔어요..문화재재단에서도 뿌듯할듯요^^

거리의화가 2022-10-27 21:33   좋아요 3 | URL
ㅋㅋㅋ 진정 횡재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행사 자주 해주면 좋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10-27 21:0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화가님 전용 도서가 도착했네요^^
👏👏👏 축하합니다.
요즘 책값도 비싼데 말이죠^^

거리의화가 2022-10-27 21:34   좋아요 4 | URL
그러니까요. 저 인쇄값만 해도 얼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진정 득템이란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청아 2022-10-27 21: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제야 이 놀라운 글을 읽었습니다. 화가님 입이 자동으로 벌어지는 소식, 사진입니다^0^👍👍
역사 좋아하시는 화가님께 한국문화재재단에서 큰 선물을했네요!!ㅎㅎ

거리의화가 2022-10-28 09:14   좋아요 3 | URL
택배 상자 여는 순간 입이 절로 벌어졌습니다~ㅎㅎㅎ 언제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자료는 수요가 많지 않아서 책으로 잘 안 나오는 경우가 많은지라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링크를 전달해준 옆지기에게 고맙더라구요~ㅎㅎㅎ

새파랑 2022-10-27 22: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역시 역사하면 화가님 ㅋ 책탑만 보고 있어도 부럽네요~!!
뒷배경에 있는 도스토예프스키 전집세트도 부럽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10-28 09:15   좋아요 3 | URL
ㅎㅎㅎ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세트도 읽어야 하는데 말이죠. 바로 캣치하신 새파랑님 역시!!!
저 책탑만 봐도 배가 부릅니다*^^*

얄라알라 2022-10-27 22: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화가님.덕분에.저도.사이트.들어가서 구경중인데.pdf로.부피부담 없이 받을 수 있는 책도 많네요 와. 감사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10-28 09:16   좋아요 3 | URL
역시 알라님 알아보셨군요^^ 책 자료보다는 PDF로 받을 수 있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필요하신 분들이 있으실 것 같아서 링크도 같이 걸어놓았죠. 도움이 되셨다니 기쁩니다^^

scott 2022-10-27 23: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발해 고고학 읽다가
줄어든 한반도 땅 크기에
심장 박동이 확 올라 갈 겁니다

우리 땅 , 우리 땅 발해 , 발해 ㅎㅎ

국민의 혈세가 이런 문화재단에 쓰이고 있죠
국회 도서관도 잘 이용하면
책 한권 복사해서 보내 줍니다 ^^

거리의화가 2022-10-28 09:18   좋아요 3 | URL
ㅋㅋㅋ 맞습니다 스콧님. 고대 시기 공부하면 아무래도 줄어든 영토에 대해서 안타까움이 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저 중 발해 관련 자료들이 가장 기대됩니다.
국회 도서관 저도 이야기를 얼핏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시도해봐야겠어요. 고맙습니다 스콧님^^

희선 2022-10-28 00: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거리의화가 님 보고 싶은 책 많이 받으셔서 기쁘시겠습니다 좋은 정보네요 저도 무슨 책이 있는지 보고 신청해 보고 싶기도 하네요 그러면 책을 잘 봐야 할 텐데... 거리의화가 님 문화유산책과 사신 책 즐겁게 보시기 바랍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2-10-28 09:19   좋아요 1 | URL
네 정말 기뻤습니다. 이 정도일줄은 몰랐어요. 자료집이라길래 그냥 얇은 팜플렛 정도로 생각했거든요~^^; 링크 들어가보시면 PDF로 다운받을 수 있는 것도 많습니다. 책이 부담되신다면 다운받아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희선님 감사합니다.

2022-10-28 1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28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2-10-30 1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전 예전 바람돌이님글 덕분에 문화재청에서 발행하는 잡지 받아보고 있습니다 무료인데도 넘 좋습니다. 화가님이 행복해하시니 저도 좋아요. ~

거리의화가 2022-10-31 09:03   좋아요 1 | URL
미니님~^^ 문화재청에서 내는 잡지가 있었군요~ 이런 거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되겠구나 싶습니다. 좋은 기회에 이렇게 양질의 내용이 담긴 책을 받게 되어 기쁩니다.
 

카타콤의 기원

Today, you can still see the catacombs that the Christiansdug below the cities of the Roman Empire. Some of the cata-combs have tombs of ancient Christians in them. Others havepictures that the Christians drew of Jesus. Archaeologists havefound fish carved on the walls as well-secret messages thatthe Christians sent to each other. - P29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