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가이자 역서가 에두아르트 푹스

사적 유물론자는 역사의 서사적 요소를 포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역사는 그에게 어떤 구성의 대상이 되는데, 그 구성의 장소를 이루는것은 공허한 시간이 아니라 특정한 시대, 특정한 삶 그리고 특정한 작품이다. 그는 그 시대를 사물화된 ‘역사적 연속성을 폭파하여 거기에서 끄집어낸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그는 한 시대에서 한 특정한 삶을, 필생의 업적에서 한 특정한 작품을 캐낸다. 이러한 구성에서 얻어지는 수확은, 한 작품 속에 필생의 업적이, 필생의 업적 속에 한 시대가, 그리고 한 시대 속에 전체 역사의 진행 과정이 보존되고 지양되어있다는 점이다. 역사주의가 과거에 대한 영원한 이미지를 제시한다면, 역사적 유물론자는 그때그때 과거와의 유일무이한 경험을 제시한다. - P261

한 예술작품에 대한 모든 찬미는, 그 작품의 냉철한역사적인 내용이 변증법적인 인식에 의해 파악되지 않는 한, 공허할수밖에 없다. 이것은 수집가 에두아르트 폭스의 작품이 지향하고 있는 진리들 가운데 첫 번째의 진리에 불과하다. - P264

기술은 명백히 순수한 자연과학적 사태(Tatbestand)가 아니다. 기술은 동시에 역사적인사태이기도 하다. 역사적 사태로서의 기술은 사람들이 자연과학과 정신과학 사이에 세워두려고 한 실증주의적이고 비변증법적인 칸막이를 재고하도록 강요한다. 인류가 자연에 대해 제기하는 물음들은 인류의 생산 상태에 의해 함께 조건 지워져 있다. 이 지점이 바로 실증 - P271

주의가 좌절하는 지점이다. 실증주의는 기술의 발전 속에서 자연과학의 진보만을 인식할 수 있었을 뿐 사회의 퇴보는 인식하지 못하였-
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이 자본주의에 의해 함께 결정적으로 조건 지워졌다는 사실을 실증주의는 간과하였다. 또한 사회민주주의 이론가들 중에서 실증주의자들 역시 이러한 발전이 이러한 기술을 프롤레타리아트의 소유가 되도록 해야 하는 날로 절실해지는 행동을 점점 더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알아차리지 못하였다. 그들은 그러한 발전이 지니는 파괴적인 측면을 놓쳤는데, 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오래전에 변증법이 지니는 파괴적인 측면으로부터 소외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 P272

순전한 사실성에서 벗어난 역사적 대상은 어떠한 ‘기리는 평가‘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러한 역사적 대상은 현재성(Aktualität)과의 애매모호한 유사점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현재성이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는 엄밀한 변증법적 과제 속에서 구성되기 때문이다.
의도에서 근본적으로 새로운 면이 강력하게 표현되는 곳은 무엇보다도 소재적인 대상이 그 의도에 부합하는 곳에서이다. 이것은 성화상(畵像)의 해석, 대중예술에 대한 관찰, 복제기술에 대한 연구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 P280

폭스의 역사관을 관통하고 있는 파토스는 1830년의 민주주의적인Bd파토스이다. 그 파토스에 대한 메아리는 빅토르 위고라는 연사였다.
연사로서의 위고가 후세에 전하는 말이 담긴 책들은 그 메아리에 대한 메아리이다. 폭스의 역사관은 위고가 윌리엄 셰익스피어」라는 글에서 찬양하였던 역사관이다. 즉 "진보라는 것은 신의 걸음걸이 자체이다." 그리고 일반 투표권은 이러한 걸음의 보조를 측정하게 해주는우주의 시계이다. 위고는 "누가 지배자를 투표하는가"라고 썼는데,
이로써 그는 민주주의적 낙관론의 현판을 세웠다. - P295

푹스는 선한 양심(bona fides)이라는 개념 자체를 문제시하려는 생각에는 아직 이르지 못한다. 하지만 그것은 곧 사적 유물론자에게는 명약관화한 것이다. 왜냐하면 사적 유물론자는 선한 양심이라는 개념 속에서 시민적인 계급도덕의 담지자를 인식할 뿐만 아니라이러한 개념이 도덕적 무질서와 경제적 무계획성의 유대관계를 조장한다는 점을 놓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P306

한눈을 팔지 않고 곧장 한 가지 문제에 골몰한 이 위대하고 주도면밀한 수집가들의 대열에 푹스를놓을 수 있다. 그의 의도는 예술작품을 사회에 되돌려줌으로써 예술작품에 현재적 삶을 부여하는 데 있었다. 예술작품은 그동안 그것이발견되었던 장소인 예술시장에서 그 진가를 이해할 수 있었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것을 제작했던 사람들과도 동떨어진 채 상품으로 쪼그라들어 생명을 부지하고 있을 정도로 사회와 너무나 유리되어 있었던것이다. 예술시장에서 물신숭배적 마력을 갖는 것은 대가의 이름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폭스가 예술사를 대가라는 이름의 물신숭배로부터 해방시키는 단초를 마련한 것은 그의 가장 위대한 업적으로 남게 될 것이다. - P321

수집가로서 푹스는 그러한부류의 사람에 속한다. 마치 연금술사가 금을 만들어내겠다는 그의 ‘저속한 소망을 혹성들과 원소들이 화합하여 영적 인간의 상들이 생겨나는 화학 약품들에 대한 연구 작업과 결부시키고 있는 것처럼, 수집가 푹스는 소유라는 ‘저속한 소망을 만족시키면서 그 속에서 생산력과 대중이 화합하여 역사적인 인간의 상들이 생겨나는 예술에 대한연구를 시도했던 것이다.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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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당일이나 내일이 아닌 출고일'과 '품절'과 '절판'의 유혹에 흔들려 허겁지겁 책을 사들였다. 



이정우의 세계철학사 1, 2, 4권을 샀다. 4권이 알라딘의 새로 나올 책 리스트에서 슬그머니 빠져서 어떻게 된 건가 궁금해하고 있었다. 가능하면 국내 저자의 철학서를 읽고 싶은 마음이 커서 시리즈가 완간되면 사려고 기다리던 중이었다. 알림 설정을 해둔 덕분에 4권이 재입고되었다는 메시지를 받자마자 바로 결제해버렸다. 역시 이런 책은 사두는 게 답인가라는 합리화를 해 본다. 품절이나 절판은 왜 이리 빠른지. 3권도 이참에 재입고되기를 바라본다. 



그리고 지난달 마지막 날 국역 금사 시리즈를 사들였다. 장바구니에 있은지 몇 달째였는데 볼 때마다 출고일이 점차 늦어지는 게 아닌가. '이러다가 책이 품절되면 안되!'하는 압박감에 결국 사들였다. 요사는 3권이지만 본기 자체도 분량이 길지 않은데 비해 금사는 열전의 분량이 많아서인지 4권이 꽉 들어차 있다. 결제해놓고 '너무 무리한 것 아니야?' 했지만 받아놓고 보니 든든하다. 여러 모로 도움이 될 책임에는 분명하니 마르고 닳도록 참고서로 잘 활용해보는 것으로 하려 한다. 내게 금나라의 역사는 김용의 소설 속 배경이다. 김용 소설이 재미나긴 하지만 그럼에도 정사도 잘 알아야하지 않겠는가. 11세기에 이어 12세기 금나라는 한반도의 고려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국가였다. '악비'와 '진회'는 소설을 읽으면서 알게 된 인물이다. 







벤야민 전집 중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흔히 〈역사철학테제〉로 알려져 있음)가 포함되어 있는 5권을 샀다.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는 벤야민의 마지막 저작으로 알려져 있다. 나는 이것부터 읽어보는데 당시의 배경을 잘 알지 못하니 무슨 말인지 단번에 알아 듣기가 힘들어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었다. 그러다 '역사적 유물론'이라는 단어에 주목하게 되었고 각주에 친절하게 앞 편의 글을 참고하라고 적혀 있었다. 

〈수집가이자 역사가 에두아르트 푹스〉는 모르는 인물과 역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읽어나갈 수가 있었다. 물론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에 대해서 상대적인 것이다. 

벤야민은 보편적인 역사적 통용의 개념을 부정한다. 당시만 해도 19세기의 실증주의적 역사론이 대세를 이룰 때였는데 그는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았다. 대표적으로 역사의 사료는 검증 가능해야 한다 주장하는 명제 등등... 그런데 그 사료를 믿을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지금은 19세기의 역사관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아졌지만 당시만 해도 그의 말을 사람들이 파격적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총 18가지 테제(명제)인데 비슷하거나 기본을 심화한 확장 버전의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나는 역사는 시간의 연속성 위에 놓여 있지 않고 특정 시점의 이미지나 사진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가장 놀라웠다. 사실 역사는 과거를 다루는 학문에 비판하거나 역사는 언제나 진보한다를 비판하는 것은 충분히 납득할 만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그는 역사의 연대기적 서술을 비판하는 것인가. 지금도 나는 내가 어느 시간의 흐름 속에 존재한다고 여겨서 그 주장이 명확히 다가오지 않는다. 물론 과거의 나는 특정 시점의 이미지나 사진으로 볼 수 있을 따름이긴 하다. 더 나아가 미래를 내다보는 듯한 역사관도 있었다. 역사는 취사 선택된 사람과 기록만 들어 있을 뿐이므로 소수자의 이야기는 찾아 발굴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다는 명제다. 이것은 지금 꽤나 대세가 되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야금야금 전자책도 사들이고 있다. 《속자치통감》 시리즈와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 《귀신들의 땅》이다.

김승섭 교수의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를 읽으며 후속작으로 읽어보겠다 생각했던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는 이미 읽고 리뷰도 남겼다. 남은 책들도 조금씩 잘 읽어나가보아야겠다. 《귀신들의 땅》은 왠지 모르게 궁금해서 사 두었다. 내용이 모호할까봐 걱정은 되는데 까짓것 읽어보지 뭐.




사는 속도만큼 읽는 속도가 따라가야 하는데 힘에 부치는 것 같지만 언젠가는 다 읽겠지 하는 마음으로 합리화를 해 본다.



설 연휴 첫째 날 쌀국수를 먹었다. 연휴라 문 연 곳이 많지 않아 돌고 돌다가 이 집에 들어갔다. 알고 보니 맛집이었는데 나는 처음 갔던 곳이다. '오! 맛집일만하네.'했다. 양도 푸짐하고 가격대도 합리적이어서(소고기 쌀국수: 만원) 마음에 들었다. 사실 이 집은 '갈비 쌀국수'가 특별 메뉴라고 하는데 가격은 5천원 차이 난다. 나는 원래도 갈비를 안 좋아해서 깔끔하게 소고기 쌀국수를 시켰고 옆지기는 갈비 쌀국수를 시켰다. 갈비 쌀국수도 괜찮다고 한다. 




연휴 동안 빠짐 없이 한 것이 있다면 산책일 것이다. 이 곳은 신도시라 학교들이 많이 세워지고 있는 중이다. 3년 전 내가 이 아파트에 살러 들어왔을 때만 해도 이 학교는 없었다는. 어쨌든 요즘에는 학교를 보면 마음이 묘하다. 전날 드라마를 보다가 과거에 학교 다녔을 때 기억까지 거슬러 갔는데 그 기억이 셔터를 누르게 했던 것 같다. 과거의 학교 이름은 진작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막상 간다면 추억의 공간이 다 없어졌을까봐 겁이 나서 선뜻 가지 못하는 것 같다. 또 이미 먼 곳으로 이사를 가 버려서 가기도 쉽지 않아졌고(이제 공간조차 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하늘 사진이 빠지면 섭섭하지^^ 낮에 산책하는 길은 이렇게 구름이 많았다. 지난 번에도 이런 비슷한 모양의 구름이 형성되었을 때가 있었는데 오늘도 그러했고 신기해서 찍었다. 마치 하늘에 연못 하나가 만들어진 것 같은 모습이었다.

일상에서 이런 순간을 발견하는 일은 늘 경이로운 것 같다.





오늘은 금요일! 역시 그래서 뭔지 모르게 신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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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2-16 16: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가 님은 급박하게 산 책이 아니라 절판 압박감에 책을 사시는군요!
전 요즘에 가격이 좀 생각보다 싼 책 있으면 바로 삽니다..... 이 책 재쇄 때는 틀림없이! 정가 인상하겠구나!!!!!! 싶어져서요. ㅋㅋㅋ

거리의화가 2024-02-16 17:38   좋아요 1 | URL
보통 사려는 책이 1쇄 이상 안 찍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2~3년을 못 넘기고 품절이나 절판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말씀처럼 가격이 오를 뿐이지 내려가지는 않을테니 가능한 소장할 책은 미리 사둘수록 이득인 것 같습니다^^ 결국 살 핑계긴 하네요ㅋㅋㅋ

자목련 2024-02-19 16:58   좋아요 0 | URL
잠자냥 님, 재쇄 때는 틀림없이! 정가 인상할 것 같은 책, 알려주시면 안 되나요? ㅋㅋ

독서괭 2024-02-16 1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옷 제 눈에는 하늘 연못이 뿔달린 도마뱀으로 보입니다. 귀여워요 ㅎㅎ
절판 전에 사시는 현명한 화가님!!👍

거리의화가 2024-02-17 12:45   좋아요 1 | URL
앗! 뿔달린 도마뱀ㅋㅋ 그런 것도 같네요.
절판되면 더 이상 구할 수도 없고 그것 때문에 결국 온갖 도서관을 헤매게 됩니다. 그마저도 있으면 다행인데 없는 경우도 있어서 난감하더라는.

여울목 2024-02-16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정우님의 세계철학사 제4권이 언제 나오나했는데 이번에 나왔군요.
금사는 인물들이 낯설어서 도표를 만들어서 읽었습니다.명군인 금세종사후 대략 40년 만에 멸망할 줄 누가 알았을까요!
금나라의 최후는 장렬하다고 느꼈고,사관의 금 애종에 대한 평은 감명깊었습니다. 조선의 고종과는 대척점에 있는 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사와 금사는 이미 오래전에 나왔으니 이제 원사가 나왔으면 좋겠네요.

거리의화가 2024-02-17 12:48   좋아요 0 | URL
세계철학사 4권 작년에 나온다고 하더니 계속 미뤄지다 어느새 사라져서 출판사가 안 내놓는것인가 걱정을 했더랍니다. 다행히 늦게나마 나와서 좋은데 3권은 품절이라... 재입고되면 좋겠어요.
금사 이미 읽어보셨군요^^ 원사는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나오게 된다면 분량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설사 늦어지더라도 꼭 나오면 좋겠네요.

단발머리 2024-02-17 1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절판 전에 서둘러 사시는 그 마음 너무 공감됩니다. 전, 거리의화가님이 사신 책들을 서둘러 사야한다는 절박감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늘 사진이 제일 예쁘네요. 쌀국수 사진 다음으로요^^

거리의화가 2024-02-17 12:50   좋아요 1 | URL
ㅋㅋㅋ 진짜 절판되면 답이 없어요ㅠㅠ 이거다 싶으면 꼭 미리 사두셔야 합니다. 살 책인지 애매한 경우는 희망도서로 도서 신청해놓고 읽어본 뒤 바로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겠죠.
하늘 사진은 여러 버전이 있습니다ㅋㅋ 자주 찍어서 핸드폰의 70% 이상이 하늘 사진 같아요ㅎㅎ

자목련 2024-02-19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가 님은 책을 정말 꾸준하고 성실하게 책을 읽으시는 것 같아요. 저는 요즘 꽤가 나서...
최근에 어떤 소설을 읽다가, 아니야 하고 덮어두고 다른 소설을 꺼냈다가, 아니야 다시...
결국 세 번째 펼친 소설을 읽고 있는데...

거리의화가 2024-02-20 09:18   좋아요 0 | URL
저 이번 달은 은근 게으름 피우면서 읽고 있는 것 같은데... 기준이 저마다 다르니까요^^;
저는 원래도 여러 책을 읽는 편인지라... 이 유형의 단점은 완독하기까지 시간이 길어진다는 점이죠^^ 욕심이 많으면 이렇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언젠간 읽는다는 생각으로!ㅎㅎ

그레이스 2024-03-11 2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철학사 장바구니에 담으러 가요
저도 3권 나오길 기대합니다

거리의화가 2024-03-13 08:57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지난 주인가 3권 재입고되었다고 알림이 와서 저는 주문했어요. 참고하십시오^^

그레이스 2024-03-13 09:2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5장

화학물질복합과민증multiple chemical sensitivity 또는 환경질병environmental illness‘은 ‘일반적인‘ 21 - P277

세기의 환경과 물질들에 노출됨으로써 발진, 경련, 발작, 호흡 장애, 두통, 어지럼증, 매스꺼움, 관절통, ‘머리가 안개처럼 뿌연 상태‘, 그리고극심한 피로를 포함하는 일련의 신체 반응을 발생시키는 건강상태를뜻한다. 화학물질복합과민증은 걸프전 질환, 새집증후군sick buildingsyndrome, 음식과민증후군과 중첩된다. 이 증후군에 대한 과학적·의학적·대중적 설명들은 증식하고 분화하고 있다. - P278

화학물질복합과민증 연구에서발생하는 가장 놀라운 일들 중 하나는 생체이물 화학물질이 그러하듯사람들이 자신의 고유한 분야로부터 이탈한다는 사실이다. 문화 비평가들은 텍스트 논쟁보다는 차라리 물질의 작용능력들을 찾고, 과학자들은 물질성을 은유로 녹여 내며, 평범한 사람들은 ‘과학‘의 실천에 개 - P282

입한다. 화학물질에 예민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몸을 과학 측정도구로경험하면서 그들이 마주하는 모든 장소, 모든 공기의 흐름, 모든 음식,
그리고 개인 간호용품과 내부-작용하는 물질의 작용능력들을 지속적으로 통과해 간다. 아이러니하게도, 화학물질복합과민증을 의학이 아닌 심리적인 문제라고 주장하며 어떤 과학자들은 그것을 ‘비물질적‘이라고 파기하는 반면에, 사회구성주의 패러다임에 몰두하는 문화 이론가들은 통제 불가능한 물질성에 집착한다. 이 통제 불가능한 물질성은.
몸들과 인간이 만든 물질들이 규범 · 표준·예측 모델로부터 벗어난다는GER Jour의미에서 일종의 이탈deviance로 이해될 수 있다. - P283

화학물질에 예민한 사람들에게 공적 공간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혜택이 갈 것이다." 따라서 화학물질복합과민증의 가장 심각한 사례들을다루는 특수화하는 모델 또는 장애 모델은 21세기에 편재하는 생체이물질이 우리 모두를 위협하는 것을 다루는 더 광범위하고 보편화하는모델들로 보충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보편화하는 주장들은 궁극적으로는 너무 인본주의적이어서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과 식물, 나아가 - P300

생태계 전체를 파괴하는 독성물질들의 흐름을 잘 설명하지 못한다. 따라서 화학물질복합과민증, 특히 이 맥락에서는 좀 더 적절하게 말해서환경질병은, 정치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를 확장시키고, 서로 얽히게 하며, 물질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장애 인권 운동뿐만 아니라 반독극물 운동, 환경주의운동, 그리고 환경정의운동과 연대할 필요가 있다. - P301

화학물질복합과민증이 심리적 상태인지 또는 의학적 상태인지에대한 논쟁은 이 질병이 ‘실재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논쟁이다. 그것이심인성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기이하게도 마음을 비물질적인 것으로간주할 뿐만 아니라, 정신 이외의 부분들을 더 넓은 환경으로부터 절단한다. 독극물학자, 신경학자, 면역학자, 그리고 유전자연구자들과 같은여타 과학자들은 극미량의 독성물질에 대한 과민증을 발생시키는 생 - P310

물학적 기제를 찾는다. 화학물질복합과민증의 어떤 의학적 치료법아마도 약품 또는 외과수술은 치료법이 아니다―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화학물질복합과민증이 어떤 의학 모델에도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표준 의학 패러다임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정확하게 잘 들어맞지 않는 모델 덕분에 그것이 실재하는지 의심할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과학과 의학에 종사하는 이들은 환경질병의물질적 존재 여부를 둘러싸고 논쟁을 벌이는 반면에, 물질성의 생산 능력을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는 사회구성주의 모델에 몰두했던 문화비평가들은 그것을 신체의 작용능력을 경유하여 그 패러다임을 파괴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다른 말로 하자면, 환경질병은 물질의 작용능력과의 신체적 방식을 극적으로 내보이면서 사회적 구성을 배신하고 떠나라고 도발한다. - P311

화학물질복합과민증을 지닌 이들의 횡단-신체성은 우리로 하여금환경질병의 환경 살을 지니고, 창발적이며, 궁극적으로 인간을 구성하는 요소들과 분리 불가능한 환경을 전경에 놓도록 강제한다. -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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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帝가 5년 동안 이룩한 帝業이 雎水의 탈출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垓下의승리에서 이루어졌음을 알며, 光武帝의 中興이 또한 호타하를 건너에 있지않고 邯鄲의 승리에 있었음을 안다면, 人君으로서 천하에 훌륭한 일을 행하는 자가 그 처음은 비록 하늘이 열어 주지만 성공함은 항상 사람에게 달려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아, 하늘이 이 임금을 열어 주어 성취하게 하려고 할 때에는 갑자기 그렇 - P212

게 하는 것이 아니라 위태로운 곳에 두어 福을 내려 주고 어려운 곳에 던져두어 온전하게 해 주어서 利害에 절박하여 그 계책을 깊게 세우고 死生에 임하여 의지를 굳게 하며, 교만함과 자랑하는 마음을 꺾고 과단성과 날카로운기세를 억제해서 큰 器局을 만들어 受容하는 바를 크게 하려고 하는 것인데,
임금된 자가 하늘이 내려 준 기회를 잘 이용하지 못하고, 하늘이 정한 운수에 안주하여 사람에게 달려 있는 일을 버리고 아무 탈이 없는 곳에 물러나있으면서 또한 스스로 안정되는 형세를 앉아서 보기만 한다면 지난번에 복을내려 준 것은 바로 를 준 것이고 지난번에 온전하게 해 준 것은 바로 패망하게 한 것이다. 아, 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뜻을 가지고 있다면 하늘이 나에게 복을 내려 주고 나를 온전하게 해 주는 것을 가지고 스스로 화와 패망을취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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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 - 한국 사회는 이 비극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김승섭 지음 / 난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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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의 생존 장병들은 군대에서는 실패자로, 사회에서는 음모론과 악성 댓글에 노출되었다. 또 한쪽에서는 이용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외면하던 현실에서 좌절하기도 했다. 사건을 올바르게 바라보기 위해서라도 한국 사회의 태도가 당파성을 넘어서야 함을 외치는 저자의 말에 공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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