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하는 몸

나는 다이어트를 죽도록 한 적은 없지만 언제나 마지노선 같은 게 있어서 몸이 무거워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나도 모르게 의식을 하는 습관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럴 땐 하루에 한 끼를 먹기도 하고 저칼로리의 식사를 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나도 모르게 나의 몸을 정상 범위에서 넘어가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여러 연구 결과로 보여지지만 대부분의 여성이 비만과는 거리가 멀고 마르거나 저체중의 몸을 가지고 있음에도 항상 다이어트에 목을 맨다.
보이는 매체에서는 언제나 날씬하고 마른 몸들이 나오고 주변 남성들은 거기에 대놓고 비교를 하며 핀잔을 던진다.
여기에 왜 우리는 분노하지 않는지 곱씹어보아야 한다.

요즘 청소년들의 다이어트는 너무 혹독한 것 같다. 이제는 청소년도 아닌가? 초등학교때부터 본인의 몸이 살이 찐 것이 아닌지 체크하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

여성이 뚱뚱하다고 해서 그 자체로 건강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성이 뚱뚱한 것이 대중이 열정을 쏟는 주제가 되고 여성이 뚱뚱한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것은 우리가 신화 아래서는 여성의 몸이 우리 몸이 아니라 사회의 몸임을, 마른 것이 개인의 미학적 특징이 아니고 굶는 것이 공동체가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것임을 암묵적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여성이 마른 것에 문화적으로 집착하는 것은 여성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여성의 복종에 집착하는 것이다. - P300

아름다움의 신화는 지방을 없애야 할여성의 쓰레기, 암 같은 것, 몸에 침투한 메스꺼운 오물 덩어리, 활성물질은 아니지만 겉보기와 달리 위험한 것으로 그린다. 그저 몸에 있는 물질일 뿐인 것을 이렇게 악마처럼 그리는 것은 그것의 물질적 속성 때문이 아니라 구태의연한 여성 혐오증 때문이다. - P307

반쯤 굶게 하는 이데올로기는 페미니즘의 성과를 무력화한다. 여성의 몸에 일어나는 것은 정신에서도 일어난다. 남성의 몸은 옳은데 여성의 몸은 옳지 않고 과거에도 줄곧 그랬다면, 남성은 옳고 여성은 그르다. 여성에게 페미니즘은 자신을 더 가치 있게 생각하라고 가르쳤는데, 굶주림은 어떻게 하면 자존감을 무너뜨릴 수 있는지 가르친다. 여성에게 "나는 뚱뚱한 내 허벅지가 싫어"라고 말하게 할 수 있다면, 이는 자신이 여성임을 싫어하게 한 것이다. 여성이 세상에서 경제적으로독립하고 일을 좌우하고 교육받고 성적으로 자주적일수록, 세상은 여성의 몸이 빈곤하고 통제할 수 없고 바보 같고 성적으로 불안하길 바란다. - P315

여성이 섹스와 음식, 육체를 모두 누릴 수 있음을 믿지 못하게 하는것은 건강, 남성의 욕망, 사랑스러워지는 법이 아니며 오로지 정치적이데올로기뿐이다. 그런데 젊은 여성들이 이를 의문의 여지없이 받아들인다. 섹스와 음식, 육체를 풍부하게 가져서는 안 된다는 말을, 세 가지는 서로 배타적 관계에 있다는 그 말을. - P321

여성은 거식증을 사회질서가 가하는 정치적 손해로 주장해야 한다.
사회질서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은 여성이 그렇게 여기기 때문이다. 여성은 이것이 여성의 수치가 아니라 비인간적인 사회질서의 수치임을 알아야 한다. 유대인이 죽음의 수용소를, 동성애자가 에이즈를그렇게 보듯이.
거식증은 포로수용소다. 잘 교육받은 미국 젊은 여성 5분의 1이 그곳에 갇혀 있다. 수지 오바흐는 거식증을 정치범, 특히 여성 참정권론자들의 단식 투쟁에 비유했다. 그러나 비유할 때는 이미 지났다. 거식증 또는 폭식증 환자라는 것은 곧 정치범이라는 의미다. - P332

아름다움의 포르노의 압력은 성취의 압력과 결합해 젊은 여성을 그들이 가장 취약한 곳으로 내몬다. 자신의 성을 스스로 느끼는 자신의가지와 연결해 탐구하도록 한다. 아름다움의 포르노는 젊은 여성이 자신을 성적이면서 가치 있는 존재로 여기려면 섭식장애가 불가피한 것처럼, 아니 바람직하기까지 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 - P340

청소년기도 되기 전에 다이어트를 하는 일이 최근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 우리가 알기로는 4학년과 5학년에서도 다이어트가횡행한다" 라고 전국 거식증 및 관련 질병 협회 회장인 비비안 미한 Vivian Meehan은 말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여중생 494명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자신을 과체중이라고 했지만 의학적 기준으로 과체중인 사람은 15퍼센트밖에 안 되었다. 아홉 살짜리들도 31퍼센트가 자신이 너무 뚱뚱하다고 생각했고, 열 살짜리들도 81퍼센트가 다이어트를 했다. - P342

조심하지 않으면 결국 강간당하거나 임신하거나 통제가 불가능해지거나 그냥 지금 뚱뚱하다는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10대 소녀들은 이것을 잘 안다. 사람들이 하나같이 조심하라고 하니까. 그들은 결국 자기 몸을 풍경으로 만들어 얌전하게 길들이는 것이 어떤 종류의 야생보다 낫다는 걸 알게 된다.
그들에게 다이어트는 조심하는 것이고, 기아 수용소에 들어가는 것은 극도로 조심하는 것이다. - P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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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2-20 13: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가 지금 읽고있는 다이어트의 역사~ 랑 겹치는 부분이 많네요. 다이어트의 역사 읽고 이 책도 읽어봐야겠어요 ~

거리의화가 2022-02-20 14:15   좋아요 2 | URL
다이어트 부분 많은 여성들이 은연 중에 너무 많은 자학을 가하는 파트인 것 같습니다. 책 이어서 읽으시면 공감 팍팍 되실거예요.
 

억압된 여성의 성

아름다움의 신화가 오히려 여성의 성을 억압하게 만들었다. 해방된 성이 오히려 포르노와 사도마조히즘 같은 형태로 인해 여성을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포르노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나는 회의적 시선인 입장이다. 포르노는 당시보다는 그 향후에 영향을 강력하게 미친다고 생각해서다.

아름다움의 신화가 남성에게도 해가 된다는 것에 동감했다. 실제적인 여성을 보지 못하게 하고 성적 판타지로 여성을 바라보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의 두 번째 물결이 밀려와 성 혁명이 일어나자 동시에 그에 대한 반격으로 아름다움의 신화가 여성을 강타했고, 그 결과 여성의 진정한 성에 대한 광범위한 억압이 일어났다. 피임 확산과낙태 합법화, 성에 대한 이중잣대 소멸로 거의 해방된 성이 여성의 섹스 경험에 다시 죄책감과 수치심, 고통을 더하기 위해 생겨난 아름다움의 포르노와 사도마조히즘 같은 새로운 사회적 힘에 밀려 또다시 빠르게 위축되었다. - P216

폭력이 없는 섹스는 이제 섹스가 아니었다. 여성이 통제가 안 된다는 생각에 남성과 여성 모두 죄책감과 분노의 공포를 느끼는 세상에서 대중은 곧 평범한 노출, 손상되지 않은 노출에는 흥미를 잃었다. 그러자 더욱 강박적으로 남성의 관심을 끌고 결국에는 여성의 관심 또한 끌려고 하면서, 성 전쟁에서 오는 불안을 유발하는 이미지, 최근에 일어난 사회적 변화로 문제시되었던 권력의 불평등, 남성은 지배하고 여성은 복종하는 불평등한 관계를 재생산하는 이미지들이 쏟아져 나왔다. 벌거벗은 여성의 모습이 완전히 낯선 비인간적인 모습이 되었다. 기이하게 플라스틱으로 만든 조각 같고, 대개는 굴욕을 당하거나 폭행을 당하는 모습이 되었다. - P223

폭력적 성 이미지가 무엇을 하는지는 차치하더라도 주류 문화에서 남성이 벌거벗은 것과 여성이 벌거벗은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것은분명하며, 이는 권력의 불평등을 심화한다. - P227

데비 테일러는 《여성: 세계 보고서 Woman: A World Report》에서 "포르노가 어찌나 강력하고 제품 광고와 부드럽게 뒤섞이는지 (…많은 여성이 자신의 판타지와 자아상마저 왜곡되는 것을 발견할 정도다"라고 말한다. 그녀는 낭만적 연애 소설이 "좀처럼 성을 분명하게드러내지 않고 (…) 사랑하는 두 사람이 처음 입을 맞추는 순간 (…) 희미해지는 경향이 있다" 라고 지적한다. 이렇게 성을 얼버무리는 경향은주류 문화에서 극으로 사랑 이야기를 할 때도 거의 언제나 발견된다.
화면에서 사랑과 친밀함을 그릴 때 성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일이 정말드물어, 우리 문화가 부드러운 성을 일탈한 성이나 타락한 성처럼루고 폭력적이거나 모멸적인 섹스를 정상적이고 건강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이렇게 되면, 남성이나 여성의 마음에서 "성의 무대가 텅 빈 상태로 남아 포르노의 이미지가 자유롭게 주역을 맡게 된다. 이러한 무대에서 두 주연 배우는 남성이 연기하는 사디스트와 여성이 연기하는 마조히스트다"라고 테일러는 말한다. - P228

소비문화를 가장 잘 지탱해주는 것은 복제 가능한 성적 클론, 즉 물건 같은 대상을 원하는 남성과 그런 대상이 되고자 하는 여성, 그리고변화하는 요구에 따라 계속 일회용 물건들을 공급하는 시장이다. 소비자 포르노의 아름다운 물건들은 진부해질 수밖에 없고, 그래서 되도록한 여성과 오랫동안 또는 평생 유대를 이루는 남성이 소수가 되도록하고, 여성도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에 대한 불만이 줄기는커녕 오히려늘어나도록 한다.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관계와 높은 이혼율, 성 시장에 내던져진 많은 사람이 소비경제에서는 비즈니스하기에 좋다. 아름다움의 포르노는 현대의 성을 야만적이고 따분한 것, 거울의 수은만큼이나 얄팍하고 에로틱하지 않은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 - P234

포르노는 여성 안에서 여성이는 데 필요한 것을 억제하고, 궁극적으로는 여성의 성욕을 억제한다. 자신의 성을 비판적으로 보는 눈길을 통해 말이다. - P242

여성의 성은 태어날 때부터 안팎이 뒤바뀐다. "아름다움"이 그것을 대신하도록, 그래서 여성이 늘 자기 몸만 내려다보도록, 남성의 눈에 자신이 어떻게 비치는지 살필 때만 눈을 들어 보도록.
여성이 이렇게 안팎이 뒤집힌 성애관을 기르는 것은 여성의 성을 억누르는 자연스럽지 못한 세 가지 때문이다. 첫째는 어린 딸들이 대개아버지의 친밀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는 여성을 여성의몸 밖에 두고 성적 대상으로만 보는 문화의 강한 영향이다. 셋째는 여성 성의 유기적 발달을 가로막고 남성의 몸이 위험한 것으로 보도록하는 성폭력이 만연한 것이다. - P250

수전 콜에 따르면 "그 반대였으면 하는 바람에도 불구하고 포르노와 대중문화가 강간으로 성을 무너뜨리는 작용을하며 남성은 지배하고 여성은 복종하는 정형화된 행동 패턴을 강화해, 많은 젊은이가 단순하게 섹스는 원래 그런 거라고 믿고 있다. 이는 미래의 많은 강간범이 자신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규범 안에서 행동한다고 믿을 거라는 말이다." - P269

지금처럼 아름다움의 관행을 강조하면, 남성과 여성의 관계가 평등을 향한 사회운동에도 불구하고 계속 독재적인 느낌이 들 것이다. 여성의 즐거움이나 성, 음식, 자부심을 개인 심판관에게 맡기면, 남성이여성의 즐거움을 함께하는 벗이 아니라 그것을 규정하는 입법자가 된다. 오늘날의 "아름다움"은 과거 여성의 오르가슴이다. 여성이 자신에게 주어진 여성의 역할을 따르고 또한 운이 좋으면, 남성이 여성에게주는 것이다. - P279

아름다움의 신화는 남성에게 좋을까? 그것은 그들에게 어떻게 하면여성을 사랑하는 일을 피할 수 있는지 가르침으로써 그들에게 해를 끼친다. 그것은 남성이 여성을 실제로 보지 못하게 한다. 신화 자신이 고백하는 이데올로기와 반대로 성적 갈망을 자극해 충족시키지 않는다.
여성 대신 환상을 제시함으로써 갈망을 마비시키는 결과를 낳고, 시각을 제외하고는 모든 감각이 약해지게 해 결국은 시각마저 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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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2-19 2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가님도 많이 읽으셨네요?^^
저도 빨리 박차를 가해야 하는데~
영 진도가 안나가네요.
한 눈 파느라 그런 것 같아요^^

거리의화가 2022-02-19 22:49   좋아요 1 | URL
오늘 주말이라고 진도를 뺐어요 주중에 너무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보니까^^; 내일 더 바짝 읽으면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나무님도 화이팅!
 

아름다움의 의식의 거대한 비용

나오미 울프는 아름다움의 의식을 종교적 믿음으로 비유해서 설명하고 있다.
무신론자라 종교 신자의 믿음을 알 수 없지만 무엇인가에 대한 맹목적 추종이 위태롭다는 것은 대부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중 여성 화장품 광고에 대한 과장과 사기에 대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내가 그동안 써온 화장품의 무시무시한 개수를 생각나게 했다. 사실은 그 많은 돈을 투자해서 썼다고 해서 주름이 더 나중에 생기는 것도 아니었던 것 같고 있던 주름이 펴지지도 않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자연스레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주름을 용납하지 못하는 내 자신을 생각하게 했다.

아름다움의 의식은 다양한 종교와 광신적 신흥종교의 영리한 혼합물이다. 이것은 종교치고는 대부분의 종교보다 살아 있음으로써, 변화하는 신도들의 정신적 요구에 빠르게 대응한다. 이런저런 믿음 체계를대충 꿰맞춰 놓았다가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으면 버리고, 아름다움의 신화처럼 융통성 있게 변신해 여성의 자율권이 제기하는 다양한 도전을 무산시킨다. - P148

<창세기>는 왜 여성이 자기 몸을 어떤 남성의 눈길에나 제공해 합법적인 것으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는지 설명해준다. 지금은 "아름다움"
이 여성의 몸에 신이 주지 않은 합법성을 제공해준다. 우리 문화에서남성의 몸은 《성경》에서 하느님 아버지처럼 생겼다고 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승인을 받는다. 반면 여성은 남성 권위자에게서, 하느님 아버지의 대리자인 외과 의사나 사진작가, 판사에게서 그런 승인을 사거나 얻어야 한다. 여성이 남성과 달리 유난히 육체의 완벽함을 걱정하는 이유는 <창세기>에서 남성은 모두 완벽하게 창조되었는데 여성은처음에 생명 없는 고기 조각이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두드려 펼 수있는 것, 조각되지 않은 것, 승인되지 않은 것, 다듬어지지 않은 것, 즉완벽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 P154

아름다움의 의식은 유대-기독교에서 성욕을 금기시하던 것을 사실상 식욕을 금기시하는 것으로 바꿔놓았다. 갈망하다가 유혹에 굴복해 그게 "보일 거라는두려움에 싸여 몸에서 "증거를 없애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식욕의 시나리오 전체가 바로 한 세대 전에 낙태와 피임이 합법화하고 혼전 성교가 오명을 벗을 때까지, 그러니까 한 세대 전까지 젊은 이혼여성 대다수가 겪은 성적 현실과 거의 다름이 없다.
교회에서는 남성이 욕정에 사로잡혀도 여성이 그것의 사악한 화신인 양 이야기했다. 마찬가지로 남성도 식욕이 있어 뚱뚱해지는데 사회는 여성의 식욕이 더 부끄러운 일로 꼽았다. - P161

정화 주기는 대개 계절을 따른다. "숨길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여름이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단식을 하고 자신을채찍질해 나무랄 데 없이 완벽하게 준비되기 전에 날씨가 뜨거워져 모두 드러내야 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전전긍긍한다. 중세 기독교도들은 영혼이 아직 죄에 물들어 있을 때 죽음이 찾아올까 봐 두려워했다. 잡지들은 교회의 신부가 쓰던 문구를 감춘 여성의 몸에, 회칠한 무덤에, 예쁘게 치장해 혐오스러움을 감춘 표면에 쓴다. "겨울 패션 아래 수많은 죄를 숨기기는 쉽다." 숭배자는 속죄를 위한 고행을 통해서만 "과감하게 모두 드러내고", "노출에 대한 두려움 없이" 일광욕을 즐기는 천사가 될 수 있다. 체중 감량 주기는 부활절 주기를 닮았다. 자기감시는 고행을 낳고 고행은 환희를 낳는다. - P166

여성은 몸이 죽기 전에 아름다움이 죽는다. 중세에는 "육체는 모두 풀이다"라는 죽음에 대한 의식, 메멘토 모리가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교회와 제휴하게 했다. 교회가 자연의 수명을 넘어 "새 생명"을 줄 수 있었으니까. 여성에게 아름다움이 손상되기 쉽고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늘생각하도록 다그치는 것은 르네상스 이후 서양 남성의 사고에서는 사라진 운명론을 우리 속에 유지시킴으로써 우리가 늘 굴종하도록 만들려는 수작이다. 신이나 자연이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무작위로, 아무리애원해도) 주거나 주지 않는다고 가르치는 바람에 우리는 마법과 기도, 미신이 말이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 P171

현실의 남성은 무광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그들의 말이기 때문에 외모가 말을 가려서는 안 된다. 그러나 여성은지위에 관계없이 모두 반짝거린다. - P175

물론 여성도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살 수 있어야 하지만, 우리가 힘들게 번 돈을 쓰는 거라면 그런 사치품이 원래 약속한 것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죄책감을 느끼며 쓰는돈을 거머리처럼 빨아먹지만 말고 말이다. 아무도 이런 사기 행위를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그것의 대안이 사회에 정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여성이 나이 드는 것을 받아들이고, 다음에는찬양하고, 결국은 즐길 것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돈을 낭비하는 것은 계산할 수 있는 피해를 주지만 이런 사기가 그것의 유산인 노화에 대한 공포를 통해 여성에게 주는 피해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 P186

표면적으로는 온당하지만 공격적인 뜻이 숨어 있는 이런 광고 문구는 여성의 무의식에 자리 잡은 불안과 공포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여성이 이런 메시지를 통해 우리를 억압하려는 값비싼 믿음 체계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성유의 광고 문구가 그 제품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 시대에 숨어 있는 악마를 인상적일 정도로 정확하게 표현한것임을 알아야 한다. - P192

높은 가격이 여성에게 성유를 사게 만든다. 맥나이트는 묻는다. "가격을 대폭 내려도 (.…)그들이 똑같은 만족을 느낄까? 이러한 측면에 사회학자와 심리학자모두 혼란을 느낀다." 그는 7.50달러짜리 제품의 재료비가 0.75달러에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도표도 제시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파니 간접비는 당연히 낮을 수밖에 없다. - P197

역사학자 크리스토퍼 래시Christopher Lasch는 《나르시시즘의 문화The Culture of Narcissism)에서 미래에 대한 절망이 어떻게 젊음에 집착하게 만드는지 이야기한다. 아름다움의 의식은 여성에게 자신의 미래를, 자신이 원하는 것을 두려워하도록 가르친다. 자기 몸과 자기 삶을 두려워하며 사는 것은 결코 사는 게 아니다. 그 결과 삶을 두려워하는 신경증이 도처에 있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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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지적대로 1990년대 초반 사회주의권 붕괴를 전후하여 전후역사학의 퇴조가 분명해진 이래 일본 역사학, 그중에서도 특히 막말유신사 연구는 개별 실증적 연구는 심화된 반면, 전체 연구사의 흐름을 정리하기 힘들 정도로 포괄적인 막말유신상을 제시하는 작품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 P56

일본 사회에 혁명의 가능성이 희박해진 지는 이미 오래되었고, 일본뿐 아니라 한국도 이미 ‘선진국 진입‘ 운운하는 현실에서 근대화도 더 이상 절박한 현실 문제는 아니게 되어, 성공적인 근대화 모델로서의 메이지유신이 지닌 매력도 약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오랫동안 개별 실증 연구의 심화 혹은 매몰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막말 정치사와 메이지유신은 더 이상 큰 문제의식과 현실적 함의를제공해 줄 수 없는 연구 영역이 된 것인가? - P68

근대화의 요소들이 인류사회의 새로운 도약이고 비약이며근세‘ 와의 단절이었음은 부인하기 힘들다. 필자는 ‘근세화‘의 획기적의의는 인정하며 흥미로운 견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에 근대화 이상의 획기성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근세‘의 어느 시점까지는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가 유럽에 앞서 나갔을지 모르나, 18~19세기의 고투 속에서 유럽은 근대화에서 앞서 나갔던 것이며, 역사는역전되었던 것이다. 역사 속에서 선진과 후진의 역전은 흔히 있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메이지유신의 의의는 여전히 중대한 것이다. - P71

우리는 메이지유신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며 어떤 현재적 의미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필자가 보기에 메이지유신은 근대의 여러 혁명 속에서 ‘연속하면서 혁신‘ 하는 패턴을 제시한 독특한 사회변혁이다. ‘연속하면서 혁신‘, 이 말은 언뜻 형용모순(溶矛盾)으로 들리지만, 메이지유신은 구체제와 연속성을 갖는 세력이 과감한 자기부정과 자기혁신을 계속한다면, 제도와 가치의 연속성을 상당 부분 유지하면서도 폭넓은 사회변혁을 추진할 수 있음을 보여준 희귀한 사례다. - P72

이것은 질서 있는 사회변혁이기는 하나 동시에 대담한 자기부정의 회피이기도 하다. 비용은 적게 지불했으나 지배층의 교체와 극적인변혁 에너지의 분출에 따른 새로운 문명 비전의 제시나 사회적 다이너미즘은 부족하다. 문제는 메이지유신이라는 사회변혁의 이런 독특한 패턴이 그 후근대 일본을 관통했다는 점이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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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금 살고 있는 반전세(?) 집에 대출금이 많이 껴 있어서 자유적금 하나, 카뱅 26주 적금 2개를 들어놓았다.
카뱅 26주 적금이 오늘 하나 만기, 나머지는 내일 만기라 자유적금까지 뺀 다음에 대출금을 일부 갚으려고 한다.
대출 금리가 요사이 너무 오르니 부담스러워서다.
집 살 생각은 없었는데(버는 만큼 쓰자 주의라서^^;) 2년 넘게 여행을 못 가기도 하고 언제 갈 수 있을까 싶어서
이제 정말 집을 사야 하나 고민된다.
물론 그렇다고 집을 당장 살 수 있는 건 아니지만-_-;


#2
얼마전 독서괭님 서재에서 스트라우트 알라딘 세트가 나온 것을 알게 되어 부랴부랴 주문했다.
그 책과 함께 에세이 한 권과 잡지를 포함시켰다.
최대한 구매를 참고 있으나 이달 말쯤 2차 구매가 들어갈 것 같다^^;



#3 
그리고 어김 없이 돌아오는 읽고 싶은 책들.

1) 얄타의 딸들



얄타 회담의 주인공들 루스벨트, 처칠, 스탈린의 입장에서 써진 책들은 많았지만 그들의 딸의 기록에 입각한 책은 처음 나와서 신선하다.
대외적인 이미지들에 가려진 리더들의 이야기와 딸들은 아빠를 어떻게 바라보았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2) 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




서양 미술에 대해서 잘 안다고 할 수 없지만 신화나 서양의 역사를 통해 익숙해진 면이 있다. 그런데 동양 미술은 더 먼 느낌이 든다.
이 책은 난처하고 멀게 느껴지는 동양미술에 대한 시리즈로 1권은 인도 미술, 2권은 중국 미술을 다룬다.

3) 제국과 의로운 민족



한중관계가 연일 좋지가 않다. 20-30세대에서는 일본보다 중국을 훨씬 더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이야기도 한다. 이 책은 한중관계사 600년을 다루며 중국에 존재했던 여러 제국에 한국이 영향을 받았음에도 제국의 일부가 되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인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제시한다.

4) 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



우크라이나가 연일 국제 기사에 오르내리고 있다. 유럽과 러시아 사이에 위치한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일찍부터 주변 국가들로부터 관심을 받는 국가였다. 이 때문에 여러 민족이 거쳐갔기에 복잡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우크라이나의 기원을 개략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중 내가 찜한 책은 얄타의 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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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2-18 13: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 올리브 주문하셨군요!! 저 읽고 있는데 너무 좋아서🥰 오늘 페이퍼 쓸 예정입니다 ㅎㅎ

거리의화가 2022-02-18 15:52   좋아요 2 | URL
좋은 책이라는 것이 괭님의 들뜬 반응에서 여실히 느껴지네요!ㅎㅎ 올리브 읽어보신 분들이 대부분 좋다고 여기시는 것 같아서 저도 기대가 됩니다! 저는 아주 느리게 읽을 작정이에요ㅋㅋ 페이퍼 기다리겠습니다^^*

수이 2022-02-18 14: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의 꼬드김에 넘어가지 않고 최대한 참을 수 있는 선까지는 참아보려고 해요. 우크라이나의 역사는 관심 가는 책인데 어려울 거 같아서 읽을 수 있을까 싶어요. 저도 전세로 버티면서 최대한 나중에 집은 사도록 하자 주의였는데 아 샀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또 들어요. 물론 현 시세 따지면 정말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지만요. 집값이 떨어지긴 떨어지겠죠 -_- 거리의 화가님 동양미술 이야기도 장바구니에 담아놓았다가 3월에 질러야겠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02-18 15:56   좋아요 1 | URL
ㅎㅎ 꼬드김에 저 포함 여러 분이 넘어가셨지요 스트라우트 작품들은 언젠가 읽을 참이기도 해서 겸사겸사 주문한걸로 삼으려고요^^;
우크라이나 역사는 저도 읽고는 싶은데 읽을 책들이 많아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집은 가져도 문제 없어도 문제 같습니다ㅜㅜ 동양미술 이야기 비타님이 나중에 올려주시면 따라가봐야겠어요ㅎㅎ

독서괭 2022-02-18 17:25   좋아요 1 | URL
전 꼬드긴 적 없습니다..! 너무 예쁘고 너무 좋다고 했을 뿐.. ㅎㅎㅎ

수이 2022-02-18 17:3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마음의 갈등 계속 하는 중이어요 독서괭님 😝

거리의화가 2022-02-18 17:3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예쁘고 너무 좋다는 건 꼬시는 거 아닌가요?ㅎㅎ 잠정적인 구매 목록이었으나 겸사겸사 넘어간걸로...ㅋㅋ

독서괭 2022-02-18 17:37   좋아요 2 | URL
ㅎㅎㅎ 사실 저도 첨에 이런 게 나왔다! 알리기만 하려고 했는데 다들 넘 사고싶다고 댓글 다셔서 얼른 구매하게 되었으니 저도 꼬심 당한 것 같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2-18 17:40   좋아요 1 | URL
뭐에요? 비타님 아직도 안샀어요??
모야? 모야?

수이 2022-02-18 17:40   좋아요 3 | URL
알라딘에 올리브 바람 잔뜩 불게 하셨으니 독서괭님 꼬드김 맞아요 전 굳세게 맞서고 있지만 과연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어요;;;;;

책읽는나무 2022-02-18 17:42   좋아요 2 | URL
올리브를 안 산 사람 여기 있다고 소문 내야겠어요.ㅋㅋㅋㅋ

독서괭 2022-02-18 17:51   좋아요 2 | URL
우헤헤헤헤…☺️

박균호 2022-02-18 15: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근대서지 오늘 배송 받았는데요. 계간이 아니고 일년에 두 번 나옵니다. 전 권을 소장중인데 정말 귀한 잡지입니다.

거리의화가 2022-02-18 15:32   좋아요 1 | URL
아 맞습니다^^ 알고도 실수했네요 반년마다 한번씩 나오는데 조금씩 늦을 때도 있지만 꾸준히 나와서 너무 귀하고 소중한 잡지죠. 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 2022-02-18 17: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적금을 만기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전 맨날 중도 해지!!ㅋㅋㅋ
아...몇 달 전 26주 적금은 한 번 만기로 찾았었어요. 천 원짜리로 드니까 그나마 만기로 찾았었는데 그날 바로 다 썼던ㅜㅜ
남편이랑 애들 안경 맞추니까 홀라당!!!!ㅜㅜ
지금도 열심히 카뱅 적금이랑 26주 적금 다시 붓고 있네요~~저도 열심히 저금하여 만기되면 은행 대출금 좀 갚아야겠어요.^^
집값 팍 내려갔을 때 지인이 집 사라고 했을 때 샀어야 했나? 저도 요즘 그 생각 많이 합니다ㅜㅜ 남편 직장이 늘 근무지를 옮겨 다니는 직종이라 늘 이사다닐 각오로 살고 있어 굳이 살 필요가 있나??? 여기고 살았는데...너무 집값이 올라가 있으니!!ㅜㅜ
그래도 훗날 집값은 좀 내려가겠죠??
집값이 내려가면 어딘가 집을 사 놓아야겠다! 뒤늦은 깨달음을 얻었네요ㅋㅋㅋ
이 와중에 얄타의 딸들 저도 궁금하네요^^

거리의화가 2022-02-18 17:38   좋아요 2 | URL
남편 직장 때문에 자주 옮겨다니신다면 집 구매가 애매하긴 하겠네요. 전 뭐 그런 건 아닌데 수도권에서 집사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들고 지방으로 가자니 제가 일하는 근무지하고 멀어지니 어렵고ㅜㅜ 이래저래 머리가 아프네요~ 집값이 안정되길 바라는 건 모든 이들의 마음이겠죠.
그리고 얄타의 딸들 잼나면 좋겠어요! 요즘은 역사적 배경 속에 뒷이야기가 끌리네요.

새파랑 2022-02-18 18: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미 책을 많이 구매하셨지만 적금 타시면 책도 조금 사셔야죠^^ 적금 타는 내일은 뿌듯한 하루가 되실거 같아요~!!

거리의화가 2022-02-18 18:18   좋아요 2 | URL
ㅋㅋ 바로 사면 또 이달 말에 주문할 것 같아서 기다렸다 사려구요^^; 미국인 이야기 등 살 것은 거의 정해놓았답니다.

mini74 2022-02-18 18: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카뱅 26주는 뭔가 검색하고 왔어요 ㅎㅎㅎ 난처한 동양미술 ㅠㅠ 3월에 살 목록에 살 포시 담아봅니다 ㅎㅎ

거리의화가 2022-02-18 19:08   좋아요 2 | URL
앗 줄임말을 괜히 썼군요^^; 미니님 예술에 강하셔서 재미나게 읽으실 것 같습니다^^

scott 2022-02-18 2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적금 깨고
책 구매 하셨다는 이야기 인줄 ㅋㅋㅋ

읽는 속도보다 빛을 속도로 구매를 !

화가님이 셀렉트 하신 목록들
저도 장바구니로 주섬~@주섬~@

거리의화가 2022-02-18 22:34   좋아요 1 | URL
마음이야 적금 다 책으로 구매하고 싶죠…ㅋㅋ 구매 속도는 언제나 읽는 속도보다 빨라요. 그래도 나중에 절판되서 못 사는 것보단 낫다 판단해서 항상 주섬주섬 사놓습니다^^; 스콧님 불금 잘 보내고 계시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