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된 여성의 성

아름다움의 신화가 오히려 여성의 성을 억압하게 만들었다. 해방된 성이 오히려 포르노와 사도마조히즘 같은 형태로 인해 여성을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포르노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나는 회의적 시선인 입장이다. 포르노는 당시보다는 그 향후에 영향을 강력하게 미친다고 생각해서다.

아름다움의 신화가 남성에게도 해가 된다는 것에 동감했다. 실제적인 여성을 보지 못하게 하고 성적 판타지로 여성을 바라보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의 두 번째 물결이 밀려와 성 혁명이 일어나자 동시에 그에 대한 반격으로 아름다움의 신화가 여성을 강타했고, 그 결과 여성의 진정한 성에 대한 광범위한 억압이 일어났다. 피임 확산과낙태 합법화, 성에 대한 이중잣대 소멸로 거의 해방된 성이 여성의 섹스 경험에 다시 죄책감과 수치심, 고통을 더하기 위해 생겨난 아름다움의 포르노와 사도마조히즘 같은 새로운 사회적 힘에 밀려 또다시 빠르게 위축되었다. - P216

폭력이 없는 섹스는 이제 섹스가 아니었다. 여성이 통제가 안 된다는 생각에 남성과 여성 모두 죄책감과 분노의 공포를 느끼는 세상에서 대중은 곧 평범한 노출, 손상되지 않은 노출에는 흥미를 잃었다. 그러자 더욱 강박적으로 남성의 관심을 끌고 결국에는 여성의 관심 또한 끌려고 하면서, 성 전쟁에서 오는 불안을 유발하는 이미지, 최근에 일어난 사회적 변화로 문제시되었던 권력의 불평등, 남성은 지배하고 여성은 복종하는 불평등한 관계를 재생산하는 이미지들이 쏟아져 나왔다. 벌거벗은 여성의 모습이 완전히 낯선 비인간적인 모습이 되었다. 기이하게 플라스틱으로 만든 조각 같고, 대개는 굴욕을 당하거나 폭행을 당하는 모습이 되었다. - P223

폭력적 성 이미지가 무엇을 하는지는 차치하더라도 주류 문화에서 남성이 벌거벗은 것과 여성이 벌거벗은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것은분명하며, 이는 권력의 불평등을 심화한다. - P227

데비 테일러는 《여성: 세계 보고서 Woman: A World Report》에서 "포르노가 어찌나 강력하고 제품 광고와 부드럽게 뒤섞이는지 (…많은 여성이 자신의 판타지와 자아상마저 왜곡되는 것을 발견할 정도다"라고 말한다. 그녀는 낭만적 연애 소설이 "좀처럼 성을 분명하게드러내지 않고 (…) 사랑하는 두 사람이 처음 입을 맞추는 순간 (…) 희미해지는 경향이 있다" 라고 지적한다. 이렇게 성을 얼버무리는 경향은주류 문화에서 극으로 사랑 이야기를 할 때도 거의 언제나 발견된다.
화면에서 사랑과 친밀함을 그릴 때 성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일이 정말드물어, 우리 문화가 부드러운 성을 일탈한 성이나 타락한 성처럼루고 폭력적이거나 모멸적인 섹스를 정상적이고 건강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이렇게 되면, 남성이나 여성의 마음에서 "성의 무대가 텅 빈 상태로 남아 포르노의 이미지가 자유롭게 주역을 맡게 된다. 이러한 무대에서 두 주연 배우는 남성이 연기하는 사디스트와 여성이 연기하는 마조히스트다"라고 테일러는 말한다. - P228

소비문화를 가장 잘 지탱해주는 것은 복제 가능한 성적 클론, 즉 물건 같은 대상을 원하는 남성과 그런 대상이 되고자 하는 여성, 그리고변화하는 요구에 따라 계속 일회용 물건들을 공급하는 시장이다. 소비자 포르노의 아름다운 물건들은 진부해질 수밖에 없고, 그래서 되도록한 여성과 오랫동안 또는 평생 유대를 이루는 남성이 소수가 되도록하고, 여성도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에 대한 불만이 줄기는커녕 오히려늘어나도록 한다.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관계와 높은 이혼율, 성 시장에 내던져진 많은 사람이 소비경제에서는 비즈니스하기에 좋다. 아름다움의 포르노는 현대의 성을 야만적이고 따분한 것, 거울의 수은만큼이나 얄팍하고 에로틱하지 않은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 - P234

포르노는 여성 안에서 여성이는 데 필요한 것을 억제하고, 궁극적으로는 여성의 성욕을 억제한다. 자신의 성을 비판적으로 보는 눈길을 통해 말이다. - P242

여성의 성은 태어날 때부터 안팎이 뒤바뀐다. "아름다움"이 그것을 대신하도록, 그래서 여성이 늘 자기 몸만 내려다보도록, 남성의 눈에 자신이 어떻게 비치는지 살필 때만 눈을 들어 보도록.
여성이 이렇게 안팎이 뒤집힌 성애관을 기르는 것은 여성의 성을 억누르는 자연스럽지 못한 세 가지 때문이다. 첫째는 어린 딸들이 대개아버지의 친밀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는 여성을 여성의몸 밖에 두고 성적 대상으로만 보는 문화의 강한 영향이다. 셋째는 여성 성의 유기적 발달을 가로막고 남성의 몸이 위험한 것으로 보도록하는 성폭력이 만연한 것이다. - P250

수전 콜에 따르면 "그 반대였으면 하는 바람에도 불구하고 포르노와 대중문화가 강간으로 성을 무너뜨리는 작용을하며 남성은 지배하고 여성은 복종하는 정형화된 행동 패턴을 강화해, 많은 젊은이가 단순하게 섹스는 원래 그런 거라고 믿고 있다. 이는 미래의 많은 강간범이 자신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규범 안에서 행동한다고 믿을 거라는 말이다." - P269

지금처럼 아름다움의 관행을 강조하면, 남성과 여성의 관계가 평등을 향한 사회운동에도 불구하고 계속 독재적인 느낌이 들 것이다. 여성의 즐거움이나 성, 음식, 자부심을 개인 심판관에게 맡기면, 남성이여성의 즐거움을 함께하는 벗이 아니라 그것을 규정하는 입법자가 된다. 오늘날의 "아름다움"은 과거 여성의 오르가슴이다. 여성이 자신에게 주어진 여성의 역할을 따르고 또한 운이 좋으면, 남성이 여성에게주는 것이다. - P279

아름다움의 신화는 남성에게 좋을까? 그것은 그들에게 어떻게 하면여성을 사랑하는 일을 피할 수 있는지 가르침으로써 그들에게 해를 끼친다. 그것은 남성이 여성을 실제로 보지 못하게 한다. 신화 자신이 고백하는 이데올로기와 반대로 성적 갈망을 자극해 충족시키지 않는다.
여성 대신 환상을 제시함으로써 갈망을 마비시키는 결과를 낳고, 시각을 제외하고는 모든 감각이 약해지게 해 결국은 시각마저 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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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2-19 2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가님도 많이 읽으셨네요?^^
저도 빨리 박차를 가해야 하는데~
영 진도가 안나가네요.
한 눈 파느라 그런 것 같아요^^

거리의화가 2022-02-19 22:49   좋아요 1 | URL
오늘 주말이라고 진도를 뺐어요 주중에 너무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보니까^^; 내일 더 바짝 읽으면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나무님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