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식의 확장은 책을 읽을 때 욕망이 분출되는 법이다.
아무 것도 모를 때는 모든 것이 새롭지만 맨 땅에 헤딩이라 어떤 것도 눈에 잘 들어오기 힘들다.
누가 추천을 해주는 것도 그 이유다.
하지만 일단 발을 담그고 시작하면 그 곳에서 심맥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지점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시작한 것에서 새로운 것을 또 발견하고 가지치기 하듯 뻗어나가는 것!
공부는 그런 묘미가 있다.
내게 역사 공부는 어느덧 재미가 되었는데 모르는 것이 나오면 더 그렇다.
몇 년을 공부했지만 여전히 모르는 것이 넘쳐난다.
때문에 기운이 빠질 때가 많지만 이것은 내가 공부할 거리가 아직도 무궁무진함을 의미한다.
그래서 그런 것을 발견할 때 무척 신이 난다!
집에는 여전히 안 읽은 책이 가득하다.
눈이 안 보이는 그날까지 내 눈은 그것을 읽어내기 위해 쉼없이 바쁠 것이다.
#2
올해는 자우림 데뷔 25주년이다.
7월에 자우림 생일파티 콘서트가 있어서 질렀다!
작년 11월에 자우림 콘서트 다녀오고 길지 않은 기간에 콘서트를 다시 갈 수 있게 되어 좋다.
무엇보다 생일파티이니 멤버와 팬들간의 즐거운 잔치가 될 것 같아서 벌써부터 행복하다!
#3
이달의 여성주의 책 읽기를 어찌저찌 마무리했다.
《해러웨이 선언문》 완독 후 참고 도서로 컴북스 이론총서를 읽었다.
《해러웨이 선언문》을 읽으면서 도나 해러웨이라는 인물의 인식의 지평은 어디까지인지 경탄을 금치 못했다.
한 인물이 이리도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을 줄이야... 그녀가 주장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한다는 것은 애시당초 무리였는지 모르겠다.
나는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고 심지어는 동물을 가까이 하지 않는 편이다.
털 알러지가 심해서 털이 날리면 일단 온 몸이 가렵기 시작하기 때문에 멀리한다.
옆지기는 어렸을 적 개를 키워봤다고 한다.
하지만 그도 동물을 다시 들일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유를 말해달라고 하니 어영부영 하며 뚜렷한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다.
짐작하기로는 헤어짐으로 인한 상실 때문이 아니었을지.
반려종 선언에서 얻은 것은 소중한 타자성이라는 개념 뿐인 것 같다.
나에겐 난해했고 어려웠다. 멀리 있는 걸 억지로 잡으려는 느낌.
반면에 사이보그 선언은 오히려 내게 친숙했다.
공학도이고 IT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나는 키메라 등 여러 개념들이 낯설지 않았던 것 같다.
사이보그는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개념이 되었다.
로봇, 사이보그는 이미 주변에 널려 있어 실현되어 있고 국내 SF장르문학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한 사례라 보여진다.
다만 그녀가 이야기하는 사이보그는 기술적 범주에서의 개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존의 철학적 질문들을 인간의 생물학 영역으로 끌어올렸다는 의미를 가진다.
사이보그는 유기체와 기계 간 결합으로 이것을 사회 속에서, 다양한 창작물을 통해서 관계 맺는 방식을 통해 보여진다.
도나가 이야기하는 여성의 몸은 포스트모던적 몸이다. (기존의 몸은 여성이나 자연을 의미하고 그 반대 지점은 이성, 남성으로 대변되어 왔다.)
여성, 인종, 소외자들에 대해 기존의 관념으로는 더 이상 설명되지 않는 것들을 그녀는 사이보그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사이보그는 기존 젠더를 넘어서 전통에서 주장하는 이론들을 벗어난 존재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라 생각한다.
너무 어려웠지만 읽었다는 데 의의를 두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