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는 굵직한 책들로 구입했다. 지난 달까지 책을 구입해놓고 아직 안 읽은 것들 투성이라 이번 달은 건너뛰려고 했는데 생각났을 때 사놓지 않으면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더라. 결국 사기 위한 변명이지만.

아무튼 멋진 리뷰를 써주신 이웃님 덕분에 <남성 판타지>를 구입했고 <케임브리지 몽골 제국사>는 펀딩했다.
몽골 제국사는 그동안 읽어둔 것들도 있고 해서 건너뛰려고 했는데 1권 내용보다는 2, 3권 내용이 궁금하여 결국 펀딩을 결정했다.
사실 정치사는 재미가 떨어지지만 일상사, 미시사나 주변사는 훨씬 재미가 있으니까. 3권의 내용이 그런 것을 다룬다. 2권은 주제별로 역사를 다룬 것이다. 이런 책은 레퍼런스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이미 1권은 읽기 시작했고 어느덧 4부를 읽고 있다.
남성판타지는 진짜 너무 무거워서 들다가 떨어뜨릴 뻔하여 식겁했다는. 조심 조심 다루어야할 것 같다. 사실 떨어뜨리는 것보다도 너무 두꺼워서 책 내부가 찢어질까봐 걱정이 되는데 모쪼록 잘 떨어지지 않는 제본이면 좋겠다. 내용은... 와. 이걸 읽을 수 있으려나. 그렇지만 늘 그렇듯 시도하는 것이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 덜 후회하는 법이니까 (언젠가) 도전!!!
그리고 오랜만에 커피 500g으로 샀다. 커피를 점차 줄이고 있는데 간혹 3시 넘어서 커피를 마시면 좀 부담되는 경우가 있다. 늦게 마시지 않으면 좋지만... 이른 아침에도 위에 부담이 덜 갈 것 같고 해서 디카페인으로 샀다. 오늘 아침 드립해서 마셨는데 역시 맛있었다.

어제도 늘 그렇듯이 점심을 먹고 산책길에 나섰다. 비가 온 뒤라 흐리고 쌀쌀했다. 옷깃을 여미며 한 바퀴 돌고 회사에 들어가는 길이었는데 누군가 탁 하고 내 몸을 쳤다. 옆지기였다.
옆지기는 나와 비슷한 직업을 갖고 있다. 사실 나는 그를 회사에서 처음 만났고 1년간 몰래 사내 연애를 하다가 그후 옆지기는 다른 회사로 이직을 했다. 그 뒤로 우리는 4년의 연애 기간을 더 갖고 결혼했다.
어쩌다보니 지금 가까운 거리에 일터가 있어서 출근길에는 옆지기가 차로 데려다주고 퇴근길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그러다보니 가끔 이렇게 산책길에 만날 때가 있다. 근데 3년 정도 이렇게 일하는데 산책길에서 만난 것은 손에 꼽는다. 옆지기는 걷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기 때문(오히려 자전거는 가끔 탄다).
비슷한 직업을 갖고 있어서 좋은 점은 이야기가 통한다는 점이다. 전문 용어를 이야기해도 이해를 못하면 아무래도 대화를 이어가는 데 한계가 있다. 회사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어느 때는 내가 일이나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회사가 망해서 이직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고 또 어느 때는 옆지기가 일이나 회사 문제로 골머리를 쌓을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서로 버팀목이 되었다. 이 직업 세계의 생리를 잘 알고 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서로에게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옆지기는 만남을 갖게 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내게 가장 좋은 친구다.

4월이 단 이틀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몰랐다. 금요일도 일을 해야 하는 줄 알았는데 그 날이 노동절이었다(그 사실을 알고 출근길이 갑자기 매우 즐거웠다). 5월 4일 부랴부랴 휴가를 냈으니 이제 며칠 간의 휴가가 다시 생긴 셈이다. 어딜 가도 사람이 많겠지만 날이 좋으니 집안에만 있을 수는 없지. 산책하면서 볕도 쪼이고 어느 정도는 옆지기와 재밌는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싶다. 남은 4월을 정리하며 5월을 또 반갑게 맞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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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6-04-29 1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돌담이 하나의 화병 같군요. 돌화병^^
남편분과 회사 근처 산책길에 만난다는 건 좀 심쿵장면이군요.ㅋㅋㅋ
같은 직종의 회사를 다니며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도 때론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겠구요.
좋은 일이네요.
남편분 요리도 잘 하시고^^
<남성 판타지>는 저도 들고 있어요.^^

잠자냥 2026-04-29 13:15   좋아요 1 | URL
나무 님 들고 있어요?! 안 무거워요?!!!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6-04-29 13:18   좋아요 1 | URL
앗. 그래서 매일같이 어깨랑 손목이 아팠구나?ㅜ.ㅜ
금방 잠자냥 님네 댓글에 <진리의 발견>도 들고 있다고 썼는데…이런!
또 팔이 너무 아프군요.ㅋㅋㅋㅋ

건수하 2026-04-29 14:00   좋아요 2 | URL
저는 책장이 대신 들어주고 있어요 ^^

거리의화가 2026-05-02 20:27   좋아요 1 | URL
돌화병이라는 표현 참 멋지네요^^ 회사 근처인데 저렇게 잘 꾸며놨더라구요. 매년 철쭉이 피어날 때마다 저런 풍경을 마주하게 된답니다.
산책하다가 옆지기를 만났을 때 정말 친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고 기분이 좋아요ㅎㅎ 괜히 놀란 척 하기는 하지만 애정표현이기도 하죠ㅋㅋ
<남성 판타지>는 두께 보니 후덜덜합니다ㅎㅎㅎ

잠자냥 2026-04-29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옆지기 님하고 산책길 만남 재밌어요.
긴 연휴 책과 옆지기님하고 재미나게 보내세요.

거리의화가 2026-05-02 20:29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옆지기 이야기 하려니 쑥쓰러웠는데 재밌어해주시니 좋네요. 저도 만났을 때 내심 반갑고 즐거웠거든요. 잠깐이지만 같이 걷다가 헤어지는데 이 또한 추억이 될 풍경이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꽉 차오르는 걸 느꼈어요. 남은 연휴 잠자냥 님도 냥이들과 집사 님과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시기를요^^

다락방 2026-04-30 14: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록 나무와 태양의 조화는 언제나 최상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것 같습니다.

옆지기가 최고의 친구라니, 정말 큰 복 받으셨습니다, 거리의화가 님.
:)

거리의화가 2026-05-02 20:31   좋아요 0 | URL
다락방 님은 역시 포인트를 아십니다! 저도 초록나무와 태양의 조합을 정말 좋아해요. 특히 아주 짙어진 초록이 아닌 4~5월의 연둣빛 잎의 나무와 햇빛의 조화는 찬란함 그 이상이잖아요. 매년 돌아올 때마다 보면서 충만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인생에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게 복이라는데 저는 그런 면에서 행운을 얻은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