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마니 아쿠아 디 지오 오데토일렛 - 여성용 35ml
아르마니
평점 :
단종


요즘의 나처럼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향수를 따로 두고 좀 싼 가격의,  그것도 세일중인 향수를 
사거나  떨어져도 아예 사지 않게 되는 건 확실히 재미없는 일이다.
좋게 말하면 어떤 향의 집착에서 벗어났다는 말이 될 테고, 나에게서 어떤 향이 풍기든  이제
상관없다는 뜻이 될 것이다.

아쿠아 디 지오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향수다.
오래 전, 엷은 산호빛 액체가 담긴 심플한 디자인의 납작한 병을 보았을 때,
첫눈에 반한 남자 앞에서처럼 가슴이 설레었다. 그 신선하고 부드러운 향은 어떻고......

향수는 그 주인의 체취와 결합하여 또 전혀 새로운 향을 발산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내가 오래 전 다소 과용하는 기분을 억누르고 계속해서 애용했던  아쿠아 디 지오
"드라이할 것!"을 끊임없이 자신에게 요구하던, 젊음이 조금씩 시들어가던 그 무렵의 나와는
엄청나게 잘 맞았던 것이 틀림없다.

나는 지금도, 그때 나에게서 기분좋게 풍기던 지오의 향기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아쿠아 디 지오의 향기는 향이 거의 다 날아갈 무렵, 늦은 저녁이나 깊은 밤 최고조에 달한다.
그 사람의 몸에서 하루종일 스며나온 땀냄새와 결합하여 숙성된 향의 감미로움이랄까!
거기에는 묘하게도 약간  피로하면서도 슬픈 냄새가 묻어 있다.

오늘 아침 밥상머리에서 향수 이야기가 나와서 남편과 나눈 대화.

"아쿠아 디 지오 향 기억하지? 그게 바로 나의 향기야.(이런 억지라니!)"

"(그리운 표정이 되며) 참,  좋았는데! 그런데 왜 이제 그 향수 안 써?"

"가격이 얼만데!  그리고 이제 남자도 잡았겠다, 향수가 무슨 소용이야!"

어이없는 나의 대답에 순진한 남편은 가까운 시일 내 아쿠아 디 지오를 한 병 사주기로 약속했다.
(화장품 리뷰 이렇게 써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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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2-11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잘 기억나지 않는 향기네요. 원래 제가 향수부분에 넘 약해서 함 맡아보고 싶어요

mong 2006-02-11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저도 이향 좋아라 하는데~
전 향수나 기타 인공적인 향 자체도 싫거니와
조금 진한 향을 맡으면 재채기를 해주시는 (촌스런) 경향이...
리뷰 아조 귀여워요 ^^

니르바나 2006-02-11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화장품에 댓글달기는 처음입니다.
여성의 향기가 향수의 그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선물하신 분에게 좋은 향기로 돌아오니 일석이조의 선물이군요.
또랑치고 가재잡고...

panda78 2006-02-11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쿠아 들어가는 향수와는 상극임에도, 리뷰 읽으니 무지 사고 싶어져요. ^^;;
리뷰 넘 좋은데요-

날개 2006-02-11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어요..^^
화장품 리뷰 잘 못쓴다고 하시더니.. 잘만 쓰시는군요...

2006-02-11 1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야클 2006-02-11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그 향기 너무 궁금하네요. ^^ 민감성 코의 소유자 야클.

로드무비 2006-02-12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마린 플로라 계열의 향이랍니다.
화려한 향은 아니고 '섹시' 쪽도 아니고...한번 써보세요.
그리고 남자에게는 아니다 싶으면 저에게 주심이...^^

속삭이신 님, 저는 왜 님의 고민이나 튕튕 부은 눈까지
부럽고 사랑스러워 보일까요?
저한테 얘기할 만한 거면 털어놓아 보세요.
아시잖아요, 저 입 무거운 거, 님 좋아하는 거.
오늘쯤은 랄랄라~ 하고 데이트 하러 나가셨을 거야. 그죠?^^

날개님, 제가 뭔 리뷴들 못 쓰겠습니까?!(잘난척=3)
어제 갑자기 집에 있는 모든 화장품의 리뷰를 쓰고 싶더라니까요.ㅎㅎ
사실은 내가 좋아했던 향수에 대한 페이퍼를 쓴다는 것이
그만 리뷰로 변신한 거랍니다.^^

판다님, 아쿠아 쪽이 아니시라고요?
뿌와종 쪽인가요?ㅎㅎ
아무튼 오랜만에 님 칭찬 받으니 너무 기뻐요.
화장품 리뷰 계속 쓸까요?^^*

니르바나님, 귀여워 죽겠어요.
화장품 리뷰 밑에 댓글 다시는 님이.
그런데 아무래도 돈이 아까워 현금으로 달랠까 생각중입니다.ㅎㅎ

mong 님, 저도 싫어하는 향이 너무 많아서.
의리파, 단골파 인생답게 향수라곤 저것만 몇 병 썼어요.
갑자기 어제 그 향이 그립더군요.(그 향이 풍기던 나라는 사람이!)^^

하늘바람님, 가게 가시면 한번 맡아보세요.
마음에 드실 거예요.^^



Mephistopheles 2006-02-12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은 저녁이나 깊은 밤 최고조에 달한다.'
밑줄 좍좍 그었습니다....^^

로드무비 2006-02-12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밑줄만 긋지 마시고.^^
(생략된 말은 뭘까요?ㅎㅎ)

플레져 2006-02-12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로드무비님, 쭈욱 화장품 리뷰 써주세요.
정말 사고 싶어져요! ^^
책장수님께 한 말씀,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남자도 잡았겠다!! ㅎㅎㅎ

반딧불,, 2006-02-12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치겠슴돠. 무비님 리뷰는 마약이라고 ..!!!!(에이 멀리 도망가야지===3333)

로드무비 2006-02-12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저 향수가 좀 땡기시나 봐요?! 헤헤~~

플레져님, 제 화장대에는 로션하고 스킨, 딱분밖에 없는데요?ㅎㅎ
저 말을 내뱉고나서 저도 어이없어 웃었답니다. 한참을!^^

panda78 2006-02-13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저는 쁘아종 중에선 녹색 땅드르 쁘아종파입니다. (그냥 쁘아종은 감당이 안되던데요..;;;) 그린티같은 상큼한 과일향쪽이 제일 좋구요. 연한 꽃향도 좋아하구요.

화장품이랑 향수 리뷰 계속 써주셔요, 독특해요. ^^

2006-02-13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2-13 2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2-14 14: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2-14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가그린님, 왜 그런지 저는 알지요.ㅎㅎ

속삭이신 그리운 향님, 아이고 반가워라.
겁나게 바쁘신가요?^^

속삭이신 원고료님, 제가 하나 사고보니 좋아서.
좋아해 주시니 다행입니다.^^

판다님, 전 바이올렛 색이라 하나요?
아무튼 그 쁘와종을 한 번 선물 받아본 적 있는데 향이 무시무시하더라고요.
그린 색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판다님이 좋다시는 거 보면 틀림없겠습니다만...^^

2006-02-14 19: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2-14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의 밥상님, 깜짝 놀랐잖아요.^^

2006-02-14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6-05-04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핫핫 리뷰쓰러 들어왔다 님글 보고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