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마이 리뷰에 뽑혀서 적립금 오만 원이 들어왔다.
이때다 싶어 박창근의 음반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기회를>과
꼭 보고 싶었던 스파이크 리의 다큐멘터리 <제방이 무너졌을 때> DVD를 주문했다.
크게 인심을 써서 딸아이를 위해 '고래가 그랬어'에서 나온 만화 <태일이>도 주문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세일중이라는 메일을 받고 한 가게에 갔더니
마녀배달부 키키 오르골이 눈에 띈다.
가지각색 빵들이가지런히 쌓인 진열장 위에 팔을 얹고
고양이 지지와 함께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이 정겹다.
태엽을 감으면 나오는 음악은 당연히 '바다가 보이는 마을'이겠지?
-- 음반과 영화는 언젠가, 어차피, 적립금이 없었대도 살 것이었잖아.
<태일이> 만화도 마찬가지고......
그러니까 알라딘 적립금 들어온 걸로 이 오르골을 사는 거야.
언제나 그렇듯 나를 설득하기는 '식은 죽 먹기'다.
방과후 영어공부가 재밌다며 얼마 전 외고에 가겠다고 선언을 한 딸아이가
어느 날 텔레비전 뉴스에서 외고 학비가 엄청 비싸다는 보도를 접하고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걱정 마, 아빠가 열심히 일해서 우리 딸 외고 아니라 달나라라도 보내줄게."
책장수 님의 말에 이어 나온 딸아이의 말이 충격적이었다.
"그게 아니라, 엄마가 예쁜 걸 너무 많이 사잖아. 그래서 집에 돈이 없어!"
"내가 뭘 그렇게 많이 샀다고!" 소리를 빽 질렀지만, 나를 바라보는 부녀의 눈길이라니!
억울하기도 하고, 체면이 정말 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