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들이 많이 울었는데, 달래주지 않았다. 그냥 멀뚱히 쳐다봤다. 아이가 울면 3분안에 달려가야 된다는 돌 전아이를 무심히도 내버려뒀다. 토닥토닥 몇 번에 순하게 울음을 멈추는 아이인데, 많이 미안해진다.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잘 놀다가도 불안해지거나 피곤을 느끼면 엄마를 찾아 위안을 얻으려고 합니다. 이때 아이의 행동을 재빨리 인식한 엄마는 아이을 품에 안아주지요. 그러면 아이는 이내 편안함을 느끼고 다시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 시작합니다. (중략)까다로운 아이로 태어났더라도 엄마의 따뜻한 보살핌이 계속되면 아이는 엄마와 안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마음 편한 순한 아이로 성장합니다. 그러나 위안을 받으려고 다가간 엄마에게 반응이 없거나, 엄마가 냉정하고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이거나, 심지어 화를 내고 때린다면 아이는 어떻게 될까요? 안아주고 위로해 주기를 기대했던 아이는 엄마의 반응에 당황합니다. 순한 기질을 타고난 아이라 하더라도 엄마와 지속적으로 두렵고 혼란스러운 관계를 맺게되면 다른 사람과 끊임없이 갈등을 일으키며 성장할 수밖에 없고, 커서도 대인관계에서 큰 어려움에 부딪히게 됩니다. 이런 엄마들은 대부분 자기 기분이 좋을 땐 아이를 다정하게 안아주지만, 속상한 일이 생겨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아이를 귀찮아하고 위로해 주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가끔 경험했던 엄마의 푸근한 품을 다시 느끼고 싶어 더욱더 엄마에게 달라붙고, 엄마가 안아주지 않으면 불안해져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떼를 쓰게 됩니다. (중략) 

요컨대 아이의 성격을 형성하는 데에는 엄마와의 애착 관계가 아이의 기질적 요소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기가 엄마를 찾고 울 때 엄마가 재빨리 알아채고 원하는 것을 바로 해결해 주면, 아기는 자기가 원할 땐 언제나 엄마가 도와주고 안심시켜 준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또 '엄마는 나와 즐겁게 놀고, 내가 원하는 것을 다 알아채고 해결해 주었어. 엄마랑 있으면 마음이 놓이고 편안해. 엄마와 있을 때 즐겁고 편안했으니까, 다른 사람과 있어도 그럴 거야'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고, 엄마가 항상 자신에게 집중하고 반응해 주었기 때문에 '나는 쓸 만한 사람,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자존감을 갖게 됩니다.

P27~32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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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친구J가 우리집에 놀러를 왔다. 싱크대 안을 보다가 나프탈렌 처럼 생긴 배수구 소독제를 보고 대뜸, "좋아보이는데, 이거 나 하나만 줄수 없니?"라고 했다. 속으로 깜짝 놀랐다.


'J는 어떻게 저런 물건을 자기 달라고 말 할 수 있지? 저렇게 가볍게... '


소독제는 몇 백 원하는 값싼 주방 소모품이었다. 하지만 정해진 기한에 맞춰 쓸려고 남겨둔 마지막 소독제였다. 주고나면 곧 다시 사야한다는 것도 알았다. 그런데 거절 못했다. J의 부탁에 활짝 웃으면서 내어주었다. 그리고 소독제가 떨어질거봐 불안해서 쇼핑몰에 접속했다. 배송료에 맞추려 사지 않아도 되는 물건들까지 결제 하고서야 마음이 슬픈걸 알았다.


난 왜 부탁도, 거절도 제대로 못하나. 부탁을 제대로 못해 신랑같이 가까운 사람에게는 늘 명령조다. 거절도 못해 끙끙대다가, 화가 폭발해서야 말한다.


한참을 서성대다가 알았다. 부탁했다가 거절당할까봐 무서워한다는 것을.....용기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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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5분, 기적의 영어습관 - 출근길 10분 강의 듣고, 퇴근길 5분 복습만 해라! 하루 15분, 기적! 시리즈 1
전대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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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영어회화 하는 습관에는 괜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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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드가 한 말이 있다. “인간으로 태어나면 반드시 해야 할 것이 있다. 일 할 것과 사랑해 볼 것

 

이 말을 들은 게 20대 중반쯤이었는데, 엉켜있던 인간관이 이때 명징해졌다. 듣고 보니 결혼했거나 연애하는 분들은 원만하고 자기 책임을 잘 지키는 반면, 곁에 아무도 없는 사람은 정 반대였다. 일명 정나미 떼는 재주가 있었던 것이다.

 

일과 사랑, 이 두 가지 영역에서 모자란 사람은 부족한 사람들이 맞다. 20대는 이 둘을 탐색하고 찾아내는 시기라 성취 차이가 크지 않았다. 30대에 들어서고 보니 이 둘의 성취유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매일 느끼고 있다. 조금 부족한 사람들을 보면, 친한 지인은 안타까웠고 일로 만나는 지인은 한심스러웠다.

 

안타까운 친구 E가 있었다. 계약직 간호사로 일하며 승무원을 희망할 만큼 외모가 좋다. 소개팅에 별생각 없는 E였는데, 내가 안달라서 소개팅을 시켜줬다. 결론은 E에게 제대로 뒷통수 맞았다. 알아서 만나라고 서로에게 핸드폰 번호를 넘겨주고 신경 쓰지 않았는데, 어제 만난 E의 이야기를 듣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둘이 알아서 만난 것 까진 좋았는데 만난 후 내게 한마디도 없었다는 게 문제의 시작이었다. 만남 후 마음에 들든 안 들든, 하루 늦더라도 만났었다는 문자 한통 내게 보내줬으면 좋지 않았겠는가. 만남 후 남자 쪽이 에프터 전화와 문자를 보냈는데 E가 모조리 무시했다. 남자분은 점점 징징거리는 문자를 보냈는데, E는 여기서 더 정 떨어졌다며 합리화를 하고 있었다. E는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나서 내게 고백하며 뒷통수를 제대로 후렸다. 남자분 나이는 35, E30살이었다. 철없는 20대면 문자 씹어도 된다. 사회적 에티켓을 아는 30대 아닌가. 거절할 생각이었으면 알아서 상대분에게 직접 거절하던가, 민망하면 주선자를 통해서 거절의사를 전해도 되지 않았을까. 남자분께 너무 죄송했다. 내 얼굴을 봐서라도 E는 그렇게 행동해서는 안됐다.

 

지난 상처를 꺼내는 것 같아 불안했지만, 직접 남자분께 미안하다고 전화를 했다. 괜찮다며 주선해준 자체가 고맙고 다음에 밥 사주겠다며 좋게 통화를 끝내주셨다. 이렇게 예의있는 남자를 차버린 안목없는 E와 사람잘못 본 내 눈은 어떤 문제가 있는지 되집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E는 베지터리언이다. 저녁 코스를 계획해 왔을 상대남을 배려해서 어떤 걸 먹겠냐는 남자분 질문에 다 괜찮다고 말했단다. 야채를 좋아한다거나 스파게티 먹자는 그 한마디가 어려웠을까. 덕분에 남자분은 혜화역의 유명 한우 샤브샤브 집으로 안내 했고, E는 저녁 먹고 왔다는 거짓말을 해야 했다.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E는 자기가 뭘 원하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원하는 게 뭔지 모르는데, 상대가 원하는 걸 알 리가 없다.

 

E는 이제껏 그래왔다. 어중간한 경력과 어정쩡한 어학연수 모두 자신이 뭘 원하는지, 뭘 얻어야 하는지 생각해보지 않은 결과였다. 그런 E임을 대학생 때부터 알고 있으면서도, 매번 도와줬던 나도 똑같은 바보다. 기대에 반했던 경우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던 것이다.

 

나는 E를 통해 뭘 얻고 싶어 했는지 생각해봤다. 애민사상과 그를 통한 상대적 우월감이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고백 건데 E를 동등한 위치에서 본적이 없다. 내 눈엔 항상 부족해보였고, 부족함을 채워주고 싶었다. E를 도와줌으로써 나는 착한사람, 잘난 사람임을 스스로 자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조언하고 도와줘도 E의 실천력을 알았기 때문에, 결국 따라오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다. 덕분에 상대적 우월감을 더 강하게 흡입할 수 있었다.

 

E도 무의식적으로 이걸 알았으니, 평소에는 조용하다가 도움이 필요할 때만 나를 찾았던 것이다. 내 도움을 기분나빠하면서도, 필요하면 취하는 기형적인 관계가 우리였다. E가 시큰둥한지, 나는 매번 욕먹으면서 도와주려 했던 것인지 깨달았다. 이번 소개팅은 그 정점의 사건이었다.

 

남한테 꿀리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남을 꿀리게 만들고 싶다. 약간의 찬양까지 받으면 더 좋겠다. 욕구를 버리고 노력을 덜하던가, 노력하고 욕구를 채우든가 둘 중 어떤 선택을 해도 잘 산다. 나는 오늘부터 욕구를 택하기로 했다. 욕구를 위해 진짜로 해야 할 일과 하면 안되는 일을 구분하는 게 지금부터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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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14 1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18 06: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리딩파워 - 여자의 인생을 바꿔준
설연희 지음 / 명진출판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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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옛 동료 H를 만난다. 같이 일할 때 본 그녀는 관계 맺기 좋아하고, 업무 파악이 빠른 똑순이었다. H는 행동가였는데, 책에서 본 게 많아 말만 모험적인 나와도 잘 어울려주었다. 그녀는 나와 대화하고 나면 긍정적 기운이 솟아서 좋다고 했다. 이타심인지, 칭찬의 힘인지 그녀를 만날 때면 책 속 명문들을 더 주워 놓곤 했다.

 

몇 번의 이직 끝에 찾은 그녀의 명함은 보험설계사, 암웨이 세일즈 우먼이다. 얼굴을 맞댔을 땐 반갑기도 하지만 싫기도 하다. 암웨이 물품 얘기만 하지 않으면 더 좋을 관계가 될 텐데, 이해가 맞지 않으니 그 점이 아쉽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경제적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나또한 같은 불안감을 가지고 있기에 매번 거절할 수 밖에 없다. 이럴 땐 책이 약이다.

 

마음 준비를 위해 인간관계책을 읽거나 그녀를 위해 세일즈 책을 읽을 참이었는데, 오늘 집어든 책 [리딩파워]책 읽으라는 책이다. 저자의 독서습관과 직업성취가 어떤식으로 같이 성장했는지 부드러운 문체로 정리해 놓았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독서법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내용이라 가볍게 읽었다.  

 

p.231 서너 권 정도 읽는다면 취미독서에 해당하는데, 이 역시 독맹일 가능성이 높다. 한 달에 열 권 이상의 책을 읽어야 독맹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나는 이 정도 독서량은 되어야 내 삶을 바꾸는 전략적 독서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략) 시간 나면 심심풀이로 하는 취미독서로는 변화는커녕 교양도 쌓기 힘들다. 오직 전략적 독서만이 지금의 나에서 더 나은 나로 성장시켜줄 것이다.

 

책 읽는 걸 좋아했던 평범한 주부가 책으로 힘을 얻고, 높은 직위의 파워 여성으로 변하는 여정을 전업주부 독자들은 어떻게 볼까 궁금해졌다. 저자는 손에서 반찬냄새가 나는 아줌마였다고 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교직에 뜻이 있었고 책과 신문을 통해 오랬동안 단련해왔던 사람이었음이 나온다. 그래서 박상무의 끈질긴 제의를 받을 만큼 숨은 인재였음이 살짝 드러난다. 오랜 시간 책을 읽고, 적성도 꾸준히 들춰 봐야 성공한다

 

p.124 나 같은 초보 세일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내가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주위에 알리는 것이다 내가 이 제품을 팔고 있다는 걸 알리는 건 나 자신과 제품을 함께 홍보하는 일이다. 내가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 이 제품을 사려고 마음먹은 사람은 다른 세일러가 아닌 나와 계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혹시 주위에서 이 제품을 사려는 사람이 있다면 내게 소개해줄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점을 깨닫고 나서 나도 나를 홍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전화를 걸었다. (중략) 내 자랑 같지만 이게 바로 세일러의 신뢰도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특히 학습지 같은 제품은 세일러의 환경이 판매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나는 남편이 고등학교 선생님이고, 남동생 내외가 서울대학교를 나온 박사에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고, 또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고 책을 많이 읽는다는 걸 주위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 그래서 평소에도 아이들의 학습방법에 대해 조언을 구하거나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내가 추천하는 학습지에 대해 사람들은 더 많은 신뢰를 보내준 것이다. 때로는 나에게 아이들의 학습에 대해 조언을 구하던 사람들이 내가 이 일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먼저 문의를 해오기도 했다.

 

웅진 씽크빅 세일러로 시작해 본부장으로 퇴직하면서 얻은 세일즈 경험과 리더십도 좋은 간접체험이었다. 지금 깜냥으로만 책을 쓴다면 나도 [리딩파워]와 똑같은 주제로 쓸 것같다. 밥벌이의 어려움과 나와 같이 밥먹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부끄러운 독서편력과 뒤섞여 나올 것 같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좀 더 깊고 다양한 책을 읽고, 글을 많이 써야 겠다. 올해는 다독, 다작의 해로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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