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성 작가의 신간 [스무살, 절대 지지 않길...]강연회를 들으러 강남교보에 다녀왔다. 강의시간에 딱 맞춰 들어갔는데, 강연장 뒷자리까지 사람들로 꽉차있었다. 이지성씨의 팬도 많은데다가 토요일 3pm이라는 시간도 한 몫 했다. 거기다, 나 같이 초청받지 않은 사람도 갔으니 가득 넘칠 수밖에 없었다. 웅진 출판사에서 한 달 전부터 예약 판매를 했는데, 책 광고와 강연홍보를 했었다. 나도 가고 싶다며 출판사에 메일을 보냈는데 당첨 되지 않았다. 하지만 갔다. 이지성씨가 말한 열정을 믿고서 말이다. (출판사 관계자들의 재량과 넓은 아량도 기대했었다.) 지인도 데리고 갔는데, 문전박대 당할까봐 걱정했으나, 웅진식품에서 새로 나온 과일쥬스까지 얻어 먹었다. 

    

뒷자리에 앉아 사진도 찍으면서 강연을 들었다. 이지성씨는 짤끔한 수트를 입고 있었다. 첫 이야기는 자신도 당신들과 다르지 않았다며 작가가 되기 이전의 삶을 들려주었다. 지금은 상위 2%에 드는 수재만 들어가는 교대지만, 당신이 들어갈 때는 남학생은 반에서 15등 안에 들면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재수를 해서 성적을 크게 올린 입시생 때의 이지성씨에게 아버지는 교대진학을 적극적 추천했다고 한다.

“교대라는 곳이 있는데, 가보지 않을래?”
“고대요?”
“지난 20년간 지켜봤는데 넌 사회생활하기 힘들겠다. 기껏해야 1년 하면 잘리거나 스스로 나올 거다. 교대를 나오면 교사가 될 수 있고, 특별히 잘못을 하지 않는 한 자르지 않는단다. 거기다 교대의 75%는 여자다.”
 

여자가 많다는 말에 92학번으로 전주교대를 들어갔다는 저자는 1학년 2학기 때 학교생활에 큰 충격을 받는다. 쉽게 범접하기 어려웠던 선배가 자신을 붙들고 한 이야기가 ‘인생계획서를 짜서 4년 쫒아 다녀라. 한의대 다니는 여학생을 찍어라.’였단다. 당시 교사 월급이 100만원이 안되던 때였는데, 남자교사의 현실을 듣고 충격을 먹었다고 했다. 결혼을 위해서 교대를 다닐 수 없다는 생각에 중퇴를 결심했다고 한다. 그 말을 아버지께 전했더니 빗자루로 죽도록 맞고, 다음날 수업시간에 노트 필기를 열심히 했단다. 작가는 독자들을 쳐다보며 자신도 보통의 평범하고 소심한 학생이었다고 웃었다. 그 뒤로 방황하는 교대생활과 97년 IMF로 사업에 어려워져 가족들이 뿔뿔히 흩어진 이야기를 했다. 98년 25살이 되어 군대를 갔는데, 그때 철이 조금 들었다고 했다. 빚을 갚으려면 그래도 교사를 해야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어 교육학 출판사에서 책을 얻어다 임용고시를 준비했다고 한다. 시험날, 군복을 입고 시험장에 갔더니 다들 6차 교육과정 책을 보고 있더란다. 자신은 군대에서 혼자 7차 교육과정을 공부했던 것이다. 주관식 답안지에는 ‘제가 나라를 지키느라’, ‘공부한 내용인데 수류탄 연습하다가 꽝 소리에 놀라서 기억이 잠깐 나지 않는다.’는 등의 황당한 답을 적고 나왔단다. 그런데 결과는 합격. 1200명 모집에 1100명이 응시를 해서 전원 합격이었다고 한다. 자신은 900등으로 통과했다며 나머지 200명은 뭐냐고, 여기서 초등교육계의 문제가 드러난다며 농담을 했다. 교대를 다니면서 느낀 왕따의 서러움, 교직생활을 하면서 느낀 괄시를 청중들에게 웃으면서 이야기하는데 절절하면서도 재미있었다. 많이 외로웠을 텐데, 저자의 무심함과 작가 몰입에 놀랐다.  



20대 후반이었던 27살, 성남의 빈민가에서 ‘내가 어쩌다가 이지경이 되었나?’를 심각하게 고민했단다. ‘나쁜 짓도 안했고, 잘못한 게 없는데.... 왜 가족은 뿔뿔히 흩어져야 하고, 교사 월급으로 갚을 길이 없는 4억의 빚을 안아야 하나.’ 치열하게 고민했단다. 그 때 깨달은 사실이 자기계발서를 일찍 읽었어야 했다는 거란다. 내가 이걸 20살에 알았더라면 하고 많이 후회했다고 한다. 자기계발서(위인전, 자서전, 평전)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책이었다고 했다. 소설, 에세이, 명상, 철학 류의 책은 감수성을 풍부하게 해주지만 인생을 바꾸지는 못한다며 자기계발서를 꼭 읽길 거듭 강조했다. 
 

30살 1월 새해 날, 이런 생각이 들더란다. ‘10년 동안 글을 썼는데 책은 못 냈고, 가족은 아프고, 보증은 그대로고... 성공하는 길은 아는데, 성공을 못했다’며 서글펐다고 한다. 그런데 한편으론 현실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 10년 동안 내면이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한 발짝씩 전진했다는 확신이 있었다. 지옥 같은 20대는 끝났구나, 가슴 속에 뜨거운 뭔가가 가득했단다. 20대엔 부정적 자아가 있었는데, 그 자아와 10년 동안 싸웠다고 고백했다. ‘글만 쓰다, 이렇게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여러 번 했단다. 하지만 ‘너는 된다. 그러니 끝까지 해라’는 내면의 힘을 믿고 그냥 쭉 썼다고 한다.

31살에 7월에 두 달 사귄 여성에게 이별통보를 받고, 다음날 [18시간 몰입 법칙]을 출판사에서 퇴짜 맞고 드는 생각은 이거였다. ‘이건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완벽한 실패다. 10년동안 책을 썼지만 0원이잖아.’ 내면은 성공했으나 현실은 아니었다고 인정해야 했지만, 그래도 꿈을 계속 믿었다고 한다.

덤으로 그의 멘티 황희철, 정회일이야기를 했다. 대학에 맞춰, 스펙에 맞춰 살면 40대엔 실패한다며 여러분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꿈의 삶을 살라고 했다. 만약, 지금다시 20대로 돌아간다면 교대를 중퇴했을 거라고 마무리 했다. 
     

스테로이드 부작용 이야기를 웃으면서 이야기하시는 정회일씨, 생각보나 웃는 인상이여서 놀랐다 

강의 마지막에 정회일씨가 오셨는데, 원래 말투인지 급하게 오시느라 그런지 중언부언이었다. 그런데 번뜩이는 사유에 놀랐다. 첫째 이야기로 꿈을 추구한다고 하면 99%주변에서 넌 않될 거야라고 비난하는데, 그건 당연하다고 했다. 왜냐면 그99%는 그런 노력조차 해 본 적이 없으니 실패가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꿈을 쫒으라고 했다. 진짜 꿈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남의 꿈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 하지 못한다는 내 생각과 비슷했다. 둘째 이야기로, 좋아하는 일을 찾을 때 혼자 빈방에서 고민 만해서는 못찾는다며 뭐든 해보라고 했다. 그리고 잘나가는 멘토만 만나려 하지 말고 동네 영어학원 원장님도 멘토가 될 수 있다는 말을 하면서 풍선이론을 들려줬다. “내 실력이 아니라 남을 비교하면서 얻은 위치는 풍선 높이일 뿐이다. 그 높이에서 멘토를 찾으려고 하니 유명인이 아니면 보이질 않는다. 유명할 정도면 실력과 노력으로 오른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은 당신의 풍선을 터트리게 될 것이다.”, “당신이 띨띨하니까 당신주변에 띨띨이 뿐이고 똘똘이는 없다. 당신이 똘똘해야 된다.”라고 했다.  

 이지성씨의 방황했던 20대 이야기, 정회일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기계발서를 더 많이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강연의 결론은 인생을 바꾸는 건 행동이라는 것이다. 인생을 바꾸려면 행동을 해야하고, 행동을 바꾸려고 하면 사고를 해야햐고, 사고를 바꾸려면 책을 읽어야한다고 갈무리했다.

  

 엽서 당첨이 되면 상담도 받고 페라리로쉐를 받았다.

 

독자 질문을 읽는 저자 

옆서 5장을 택해 독자의 질문을 받는 시간이 있었다. 서울대를 가고 싶어하는 고등학생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70점을 받는 건 70점의 사고방식으로 공부하기 때문이다. 전교 1등한 아이들의 시스템에 접속해야 한다. 공부방법을 알고 있다고 착각하지 마라. 서울대를 간 친구들의 책을 100권 읽으면 된다. 100권 읽으면 놀다가도 ‘이건 서울대 방법이 아니잖아.’하며 돌아온다고 했다. 예전 강연에서도 들었던 것 같은데, 공부를 해야 되는 입장에 서있으니 새롭게 다가왔다. 그리고 스타벅스만큼 많은 약국을 세울 거라는 약대생에게는 비난하는 사람들 신경쓰지 말고 인터넷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 기사를 보라고 했다. 현실은 아니고, 내 주변에는 성공한 사람이 하나도 없지만 매체나 책을 통해 나보다 나은 사람들을 계속 만나라고 했다. 

강의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부정적인 자아, 긍정적인 자아를 새삼 발견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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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2-12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과양님 오랜만이예요.
이지성 강연회 다녀오셨군요. 포스트잇은 미리 궁금한 점을 적어 놓나요? 괜찮은 방법입니다. 우리 도서관 행사때 활용해야 겠어요^*^

모과양 2011-02-13 00:26   좋아요 0 | URL
오랜만입니다. 세실님. 포스트 잇이 실은 옆서예요. 포스트잇을 활용하니 질문 시간도 경제적이고, 이상한 질문은 작가님이 먼저 거르실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아들은 아빠가 키워라 - KBS 이충헌 기자의 '아빠가 이끄는 아들 성장의 비밀'
이충헌 지음 / 글담출판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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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갔다가 베스트셀러에 꽂혀 있길래 집어 왔다. 책을 다 읽고 얻은 결론은 “지나치게 쉽게 썼다”다. 저자 이충헌은 정신과 전문의이자 KBS 의학 전문 기자이다. ‘양육 르포’라는 띠지까지 달았는데, 기대 이하다. 9시 뉴스의 건강코너에 나오는 30초 건강상식 전달에 그친다.도 책값에 비하면 아주 적다. 중복되는 내용이 많고, 수식어만 찼다. 아빠가 키우라는 주장을 체험과 묶어서 더 정리하던가, 전문의와 기자의 타이틀을 활용해 과학적인 근거를 좀 더 많이 썼으면 좋았을 것이다. 책에 아들은 아빠와 격한 놀이를 즐길 줄 아는 유일한 양육자라고 했는데, 그 놀이 방법을 더 많이 소개했어도 괜찮았을 거다. 덕분에 내가 봐왔던 정신과 전문의 책들 중 하위 2위에 올렸다. 개인적으로 연세대의대 소아정신과 신의진씨도 쉽게 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책속에 간헐적으로 가슴을 울리는 내용이 있어 읽을 만 했다. 애 엄마들이라고 모두 비하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수준의 책이 애 엄마들을 상대로 팔리는 걸 느낄 때 속상하다. <아들은 아빠가 키워라>가 베스트 셀러 코너에 있어서 그냥 집어왔는데 리뷰를 쓰니 내 선택을 더욱 질책하게 된다.
 
저자의 의도인지 출판사의 간섭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맘에 안드는 점이 더 있다. 책 중간에 중요한 내용임을 강조하는 줄이 쳐져있다. 이건 독자를 우롱하는 수준이다. 책은 독자가 이해하고 해석해야한다. 친절이 과했다.

전문의로써 기대한 과학적 근거와 풍부한 세례가 부족해 실망이고, 기자로써 써 놓아야할 객관적 사실이 똑같은 내용의 반복과 낮장 채우는데 그쳐 안타깝다. 책 제목이 내용의 다다. 06년에 정신과 전문의 김병후의 <아버지를 위한 변명>을 읽었다. 아버지의 양육참여 내용을 그때 처음 알았는데 크게 놀라고, 감명을 받았었다. 이 때문에, 더욱 시시하게 느껴진 듯 하다. 그래도 얻은 내용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내가 내 아이의 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부모의 관심과 열정이 중요함을 또 한번 느꼈다. 

성장하면서 오른쪽 뇌는 양쪽 뇌를 연결하는 ‘뇌량’을 통해 왼쪽 뇌와의 연결을 시도한다. 아들은 딸보다 왼쪽 뇌가 늦게 성숙하기 때문에 이 연결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오른쪽 뇌에서 건너온 신경 가지들은 플러그를 꽂을 장소를 찾지 못하고 오른쪽 뇌로 다시 되돌아가 그곳에서 다른 뇌세포와 연결을 시도한다. 그래서 아들은 오른쪽 뇌의 신경연결이 더 조밀하다. 오른쪽 뇌는 공간을 지각하고 도형을 그리고 조형물을 쌓는 데 중요한 역할은 한다. p. 116

아들은 말하기보다는 몸으로 표현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아직 충분하게 성숙되지 않은 전전두엽 때문이다. 사춘기 이후 전전두엽이 완전히 발달하면 아들의 언어 능력도 딸만큼 충분히 발달한다. (중략) 뇌는 적당한 때가 되어야 외부 자극을 받아들일 수 있다. (중략) 아들과 많이 놀아 주면서 언어 자극을 늘리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다. p. 117

엄마가 아기에게 음식을 먹이는 시간과 애착 강도는 별 연관이 없었다. 아기가 음식에 의해 애착을 형성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말하기, 만지기, 놀아 주기 같은 사회적 자극이 음식만큼이나 애착 형성에 중요하다. 이는 아빠도 엄마와 똑같이 아기와 의미 있는 애착을 형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준다. p.162

미국의 교육학자 카즈덴은 2~3세 유아들을 3그룹으로 나눠 언어 능력을 측정했다. 한 그룹은 아이에게 일반적으로 말을 걸고, 또 한 그룹은 아이의 말에 호응을 잘 해주고, 나머지 한 그룹은 책을 많이 읽어 주는 등 적절한 언어로 아이에게 자극을 줄 것을 요구했다. 그 결과 책을 많이 읽어 준 그룹의 아이들이 가장 언어 발달이 좋았다. 언어 능력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어휘에 많은 노출돼야 하는 것이다. 아들에게 이야기를 할 때 이것, 저것 등 지시 대명사를 많이 사용하는 부모들이 있다. 예를 들어 “저기 구석에 잇는 것 좀 가져와.”라는 식이이다. 이런 대화 방식은 아들의 언어 발달을 막는다. 부모는 풍부한 어휘를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저것 좀 가져와.” 대신 “노랗고 빨간 낙엽 사이에 있는 하얀 공 좀 가져다줄래?”와 같이 다양하고 명확한 단어를 사용해 아들이 자연스럽게 어휘를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p. 274

아이는 아빠를 보면서 성장한다. 아빠의 행동은 그대로 아이에게 반영되어 인성과 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중략) 멋진 생일 선물을 사주거나 놀이동산에 데리고 가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일상생활에서 아이와 나누는 교감이 훨씬 중요하다.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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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절대 지지 않기를 - 빛나는 20대, 너의 눈부신 꿈을 이루기 위한 청춘지침서
이지성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그의 꿈의 history에 감동한 독자1인. 이지성 작가를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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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좇지 말고 일을 좇아라. 그리고 성취를 통한 희열감을 맛보기 위해 원칙을 지키며 자신을 절제하라. 그러면 돈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 (p.33)


투자와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 반드시 지녀야 할 자세는 ‘소수의 입장에서 따져볼 것’, ‘균형감각을 유지하고 시장을 바라볼 것’, ‘항상 기본에 충실할 것’, 이 세가지는 서로 맞물려있다. 소수의 입장에 선다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사물을 파악한다는 것이다. 균형감각은 가치(value)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창이고, 기본에 충실하다는 것은 모르는 것에 투자하지 않고 아는 것에 집중한다는 의미다. 이 세가지 고리의 중심에는 소수의 입장에서 사물을 보는 시각이 자리잡고 있다. 왜냐하면 투자든 비즈니스든 다수를 따라가면 마음은 편하지만 큰 수익이나 결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p.130) 

 샐러리맨이나 사업가 모두에게 평판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신뢰를 잃으면 어떤 비즈니스도 할 수 없다. (중략) 요즘 세태를 보면 회사는 단순히 돈을 버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젊은이가 적지 않다. 하지만 회사는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곳이다. 결코 시계추처럼 왔다갔다해도 되는 곳이 아니다. 자신의 꿈을 키우고 실력을 쌓고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생생한 교육 현장이 바로 회사이다. 많은 젊은이가 회사는 가정에 이어 제2의 삶의 공간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p.109)  

지금도 사람을 만날 때 반드시 지키는 원칙이 두 가지 있는데, 모두 지점장 생활을 하면서 몸에 밴 것이다. 첫 번째는 사람을 만나러 가기 전에 반드시 샤워를 한다. 고객에게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다. (중략) 건강이 모든 일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중략) 체력은 영업을 할 때 꼭 필요한 것 중 하나이다. 나는 지금도 운동을 통해 건강을 관리한다. 두 번째는 재미있게 얘기하려고 노력한다. 사람을 만나 비즈니스 얘기만 하고 돌아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상대방이 즐겁게 들을만한 이야깃거리가 있어야 그도 즐거운 마음으로 대화하지 않겠는가? 평소 책과 신문을 읽으면서 화제가 될 만한 소재를 머릿속에 입력해 놓는 습관도 이때 만들어진 것이다. (p.108) 

지금까지 수많은 의사결정을 하고 독서를 하면서 얻은 결론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대로, 즉 교과서대로 하면 된다는 것이다. 선진 금융기법이란 현란한 그 무엇도 아니고 어려운 기술도 아니다. 일관성을 갖고 원칙을 지키는 게 바로 선진 금융기법이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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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민 교수의 뒤집는 힘 - 인생의 전환점에 선 30대 직장인을 위한 역발상 심리학
우종민 지음 / 리더스북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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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중 한가한 시간이 생기면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과 수다를 떤다. 바빠서 뛰어 다녀야 하는 것 보다는 다행한 일이지만, 나는 이 시간이 싫다. 반은 직장 푸념이고, 반은 동료들에 대한 품평회와 뒷담화다.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남에게서 들은 이야기, 인터넷 소식과 지극히 일상이야기를 디테일 하게 늘여서 말할 땐, 같이 하향평준화 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누군가 밖으로 나를 불러낼 땐 컴플레인이지만 고마울 때가 많다. 어쩌다가 책에서 얻은 깨달음을 직접 듣기도 하는데, 그건 같이 이야기한 맴버가 누구냐에 따라 편차가 크다. 오늘 오전 같은 경우엔 얻는 게 없었다. 

집에 돌아와 이 이야기를 했더니, 직장사람들에 대해 기대하지 말라고 한다. 회사가 아니면 얼굴볼일 없는 사람들이 아니냐며, 왜 그 사람들이 너에게 고급정보를 나눠 줘야하냐고 반문했다.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더라도 앞에서는 칭찬하겠지만, 뒤에서는 배 아파한다며 시기심을 경계했다. 나는 아직도 신출내기였다. 무의식중에 상처 준 사람도 있음을 인정해야 했다. 현실에 안주하고, 가십거리나 즐기는 동료들을 한심하게 본 것은 사실이다. 외려 그 들의 눈에는 아부도 잘못하고 대화에 융화되지 못하는 내가 더 이상할 수 있었다. 힘듦을 털어놓으면 다른 프레임으로 뒤집어 설명해주는 이가 있어 참으로 감사한 저녁이 됐다.

우종민 교수의 <남자 심리학>을 재밌게 봐온 터라 이번에 나온 신간 <뒤집는 힘>도 기대했다. 다 읽고 보니 기대한 만큼 잘 정리 된 좋은 책이다. 직장인이 겪는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은 외부가 아니라 개인이 가진 ‘고정관념’이라며 이렇게 쓰고 있다.

[p.6] 직장인들이 겪는 고민이나 갈등은 대부분 자신이 가진 거대한 프레임 안에 갇혀 사안을 다른 시각에서 보지 못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중략) 홀로 괴로워하다 진료실을 찾아오는 수많은 직장인은 대부분 매사에 ‘반드시~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하고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다. 이러한 고정관념은 당신을 안전하게 지켜준다. 변화에 대한 부담을 질 필요가 없으며 새로운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오랜 시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당신의 인생은 점점 더 재미없고 지루하며, 불만으로 가득 찰 것이다.

“그럴 수 있지 뭐~”를 달고 사는, 우유부단한 성격인데 내가 괴로워하는 부분에선 “~라면 ~해야지”라고 했던 것 같다. 특히 상사가 인간적이길 바란 부분과 아부에 대한 결벽증적태도는 각성할 필요가 많았다.

[p.7] 상사가 ‘인간적으로’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는가? 상사와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인간적’인 관계가 아니라 ‘공적’인 관계다. 자기 계발을 통해 더 좋은 직장으로 옮겨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는가? 물론 자기계발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를 충분히 즐길 줄 아는 일이 우선이므로 조급함을 버려라. 아부하는 인간들이 재수 없고 눈꼴셔서 견딜 수 없는가? 아부는 따지고 보면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부도 잘 하지 못한다.  

[p.86] 연애 시절을 떠올려보라. 마음도 없는 사람의 마음을 열려고 얼마나 파나게 노력하는가.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살피고,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보기 싫은 로맨스 영화도 볼 수 있고, 먹기 싫은 스파게티도 먹을 수 있다. ‘내가 실은 이런 음식을 싫어하지만’이라는 내색은 당연히 하지 않는다.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걸 딱 골랐니!”라며 마음에도 없는 말을 달고 산다. (중략) 반대로 주도권을 쥔 쪽에서는 어떨까. “이런 식으로 하면 내가 계속 만나줄 것 같니?”라는 사인을 수시로 보내며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자고 하며 단칼에 거절한다. 상사를 대할 때도 회사를 다닐 때도 마찬가지다. 회사생활에서 주도권은 내게 없다. 최대한 회사 분위기와 상사의 기분을 맞춰야 한다. 열심히 노력해서 그들의 마음을 얻어라. 그러면 회사생활이 훨씬 편해질 것이다.

1장은 뒤집는 힘, 역발상이 필요한 이유를 써놓았고, 순서대로 2장은 회사생활, 3장은 인간관계, 4장은 스스로를 뒤집어 보게 구성했다. 문체는 어렵지 않고, 문장 사이에 숨어있는 유머에 웃음도 터진다.

마지막 5장은 뒤집기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써놓았는데, 좋은 내용이 많았다. 첫째는 ‘적게 생각하고 많이 행동하라’고, 둘째는 ‘말버릇을 바꾸라’다. 이 책 말고 다른 책에서 깨달은 바가 있어 고운 말, 감사의 말 많이 하기를 실천하고 있는데 아주 좋은 것 같다. 처음엔 낯설어서 그렇지만 하고나면 기분이 정말 좋다.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p.284] 사람들은 말할 때 ‘별생각 없이’ 한다고 하지만 언어심리학에서는 이런 습관적인 말을 두고 심층심리에서 나오는 ‘심층언어’라고 한다. 언어학자 소쉬르에 따르면, 이런 심층언어를 자주 사용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실제로 그런 사람이 되고 만다고 한다. 뇌는 현실과 언어를 구별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입을 ‘짜증 나’를 반복하면, 그 소리가 귀를 통해 뇌로 전달되고, 뇌는 짜증이 나는 것인데 왜 멀쩡한 척하느냐면서 온몸에 불쾌한 스트레스 호르몬을 쫙 뿌린다. 그러니 원래 짜증 나지 않았던 신경도 뇌의 지령에 따라 짜증을 내야 한다. 말버릇은 그야말로 버릇으로 출발하지만 버릇이 거듭되면 마음과 몸에 굳어버린다.

셋째는 일이 아닌 다른 분야에 제대로 빠져보길 권한다. 즐겁게 할 수 있는 공부를 권하는데, 예를 들 것이 친구의 영어 공부였다. 영어를 잘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무조건 ‘물 좋은 곳-학원 선생님이나 수강생이 예쁘거나’을 찾아 공부했던 친구이야기에 많이 웃었다. 일과 관계없는 사람을 만나고, 운동을 해보길 권한다.

넷째는 억지로라도 웃을 것, 다섯째는 실천기능을 키우라고 한다.

[p.315] 엄동설한에 파란 잔디라니, 황당한 요구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정주영 회장은 당황하지 않았다. “풀만 파랗게 나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 정 회장은 새파랗게 싹이 오른 보리를 수십 트럭 옮겨와 묘지 옆에 심었다. (중략) 목표는 잔디를 심는 것이 아니다. 정확한 목표는 방문한 사령관에게 푸른 잔디밭이 ‘잠시 보이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문제 설정을 제대로 하면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온다. (중략) 이것은 억지로 공부한다고 해서 습득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하려는 자세가 있으면 혼자 힘으로도 얼마든지 습득할 있다. 반드시 해야겠다는 욕구가 잠재되어 있는 실행력을 끌어내는 것이다. 실천지능이 발달하면 어떤 상황에 처해도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여섯째는 마중물을 부으라고 한다. 그 의미는 자신이 바라는 모습, 목표를 이룬 모습을 상상으로 불러 행복한 상태를 유지 하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주변에 걸어놓는 것도 좋단다. 막 돌이 지난 아기 사진이나 애인 사진, 추억의 사진을 사무실 책상이나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사용하란다. 1분의 뇌 이완법을 알려주는데 흘려버리지 말고 1번이라도 실천해보라고 권한다.

[p.326]우선 눈을 감고 손을 툭툭 털고 어깨에 힘을 뺀다. 그런 다음 눈을 뜨고 심호흡을 하면서 앞에 있는 사물을 응시한다. 불빛을 봐도 좋다. 그런 다음 눈을 감으면 방금 전에 봤던 불빛의 형체가 남을 것이다. 불빛이 일정한 형태로 있는 것이 아니라 모양이 달라져 보일 수도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 그냥 그 형체를 응시하라. 속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숫자를 세면서 규칙적으로 호흡을 한다. 절데 빨리 세서는 안 된다. 천천히 세면 1분 정도가 소요된다. 이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6이나 7을 셀 때쯤에는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 상태에서 머리에 센서를 부착하고 뇌파를 찍으면 반수면 상태와 같은 파형이 나온다. 뇌가 깊은 휴식 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1분이 지나면 힘을 주고 주먹을 꽉 쥐었다가 펴면서 호흡을 크게 하라. 그리고 눈을 뜬다. 기분이 상쾌해지고 집중이 잘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저자가 근로자를 대상으로 임상심리 연구를 많이 하는 것 같은데, 다음 책도 기대된다. 다음번엔 팁을 얻어만 가는 게 아니라, 제안도 할 수 있는 내가 되길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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