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은 친정같은 곳이다.

찾아오면 반가운 사람들의 안부를 알 수 있고, 때론 묻기도 할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쓴다.

2012년 여름 이후 처음이다.

그러니 우선 새해 인사부터 해야할 것 같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하고 상투적인 인사로 시작해야할 것 같다.

가끔 즐찾서재에 들러 몰래 엿보고가기 일쑤였는데, 죄송하단 말도 해야 할 것 같다.

일부러 새해 인사하러 들러 주신 분께도 감사하고,

해도 바뀌었으니 잠깐 짬을 내어 새해 인사해달라는 순오기님께도 감사하다.

 

여태 내 서재가 휑하니 비어 있다는 생각을 거의 못했다. 바쁘다는 건 사실 핑계다. 게으르기 때문이고, 그래서 2012년엔 읽은 책도 별로 없고, 오히려 드라마를 꽤 본 것 같다. 그래도 역시 그 모든 건 게으르기 떄문이다.

 

 

 

 

 

12월말에 겨울 바다를 보고 왔다. 주문진항에서 살아 있는 것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깨닫고 왔다.

커다란 문어의 꿈틀거림과 활기참이 어찌나 역동적이던지, 물을 뿜어내던 모습에 아이들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매일 보던 손바닥만한 한치가 아니라 대구만큼이나 커다랗던 한치를 보고 우린 정말 대왕오징어인줄로만 알았다.

또 켜켜이 쌓아 놓은 대게들, 살아 있는 것들을 보고,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를 보고 그렇게 삶을 활기차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돌아왔다. 2013년에는 실천적인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바다는 한없이 사람의 마음을 넓게 만들어주었다. 아이들의 마음도 그렇게 넓어졌을지는 모르지만, 나름들 즐거워했다.

 

 

 

주문진에서 속초방향으로 올라가다보면 나오는 하조대휴게소(38선휴게소)에서 커피와 코코아를 마시며 바다를 봤다. 통유리창을 통해 내려다보는 바다의 모습이 좋아서 한참 앉아 있었다.

 

아이를 키우는 일에 대해 어렵다, 힘들다, 하고 말했던 내가 부끄러웠던 한 해를 보냈다. 정말 아이를 위한 일을 하면서 보냈다기보다는 내가 즐거워서했던 일들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친구를 만들어주겠다고 사람들 모일때마다 기웃거리기 바빴는데, 막상 지나고보니 친구는 내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자기와 잘 맞는 아이를 탐구하고 관찰해서 찾아냈던 것 같다.

8명의 아이들이 함께 동요제에 참여하여 장려상도 받고, 그로인해 친목도모의 시간이 많아졌지만 8명이 모두 똑같이 친하게 지낼 수 없는 모습을 보고, 이건 엄마의 욕심으로 될 일이 아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학교 들어가고 처음 본 1학년 2학기말고사,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던 현준이에게 고마워서 8명의 친구들과 눈썰매장에 1박2일로 다녀왔는데, 그때서야 알았다. 아이들 모두가 다 똑같이 친할 수 없다는 것을......

 

 

현준이가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현수와 나~

 

우리 아이들 참 많이 자랐어요. 저는 그만큼 나이가 들었구요. 어느새 마흔이에요. 마흔~

스무살, 서른살과는 또 다른 느낌이에요. 마흔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좀 더 성실하게 살아야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답니다.

 

올 해를 맞이하는 제 마음은 모든 것을 의미있게 보내야할 것 같아요. 점점 나이가 든다는 건, 그만큼 책임져야 할 것들이 늘어나는 게 아닐까 싶구요. 그러니 어제보다는 오늘 더 열심히 살아야할 것 같아요.

 

어느새 1월이 시작되고 7일이 지나고 있어요.

 

 

 

 

 

 

 

 

 

 

 

 

 

 

 

 

그림책과 더불어 점점 줄글 형태의 동화책을 섭렵하고 있는 현준이, 겨울방학을 알차게 보내고 있어요.

 

 

 

 

 

 

 

 

 

 

12월말부터 닥치는대로 책읽기를 하고 있다. 내가 아니라 남편이......난 요새 거의 책을 제대로 읽지 못했는데, 남편은 요새 책읽는 게 재밌단다. 나도 다시 열심히 읽고 싶다.

 

현수도 오빠 책 읽을때 책 읽어하면, 언제나 <장수탕 선녀님>을 가져와서 읽는다. 요샌 매일 요 책만 읽는다. 혼자 더듬더듬 읽는데, 어찌나 잘 읽는지 기특하고 신기하고 그렇다.

 

난 요새 요 책을 읽고 있다. 2학년 올라가는 현준이의 글쓰기를 생각하니 다시 읽고 있는 중이다. 내 책은 다른 판본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들 글쓰기는 거짓된 글쓰기가 아니라 삶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정직한 글쓰기여야 한다는 이오덕 선생님의 말씀에 적극 공감이다. 진솔한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을테니 말이다. 난 요새 이 책 한 권을 집중해서 곱씹어 읽고 있는 중이다. 현준이, 현수가 진솔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런 글을 썼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들어와서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은 건 여긴 친정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친정에 가서 자매들 모이면 엄마와 함께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꽃이 피어난다. 밤새워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져도 아쉬운 마음이 든다. 몇십년을 한 지붕아래 한 이불 덮고 자던 가족인데, 새로운 가족을 꾸려서 알뜰살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일은 즐겁다. 오늘이 계기로 알라딘에 자주 들어 오게 된다면 그것도 내게는 새해의 계획중 하나를 실천하는 일이다. 노력해야겠다.

 

"2013년 새해에는 모든 소원하시는 것들 이루시고,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하는 한 해이길 바랍니다. ~ 꿈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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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1-08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워요~ 꿈섬님!
현준이 현수 많이 컷네요~ ^^
책읽기는 게으를 때도 있어야 새롭게 기쁨을 느낄 수 있지요.
2013년엔 알라딘 마을에서 자주 보자고요!

꿈꾸는섬 2013-01-08 12:07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여전히 반갑게 맞아주시니 언제라도 다시 찾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고마워요.^^
2013년엔 자주 뵐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3-01-08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반가워요! 그리고 고마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 겨울 정말 춥지만...건강하시구요!
그리고 썰렁했던 우리들의 서재도 다시 불을 지펴봐요. 저도 노력중이예요^^

꿈꾸는섬 2013-01-08 12:09   좋아요 0 | URL
현맘님^^ 고마워요. 이리 반겨주시니 정말 좋아요.^^
현맘님도 춥지만 건강하게 올 겨울 나시고, 우리들의 서재도 따뜻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봐요.^^ 저도 노력할게요.^^

하늘바람 2013-01-08 0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준이 친구들과 1박 2일 아~ 참 멋지네요
제가 해 주고 픈 일이었어요
하지만 그게 다 제맘 같진 않더라고요.
재미있는 책을 많이 읽는 현준이도 멋있지만 현수도 참 멋있네요 그냥 딱 보기에 야무져 보여요.
태은이가 더 커보인다고 하시지만 실제 만나면 태은이가 더 작을걸요
태은이는 몸무게도 키도 많이 작아요.
현수랑 태은이 만나면 잘 놀겠다 싶네요
카스에서 만나니 더욱 가까워진 느낌이라 참좋아요 알라딘에서 만나는 거랑은 또 다르네요
꿈님 13년엔 복 많이 받고 더 많이 친해져요

꿈꾸는섬 2013-01-08 12:12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사실 카스에서 알라니너들을 만나지 않았다면 알라딘을 더 오랫동안 잊고 지냈을지도 몰라요.^^
다음엔 현수랑 태은이랑 친구 만들어주러 만나야겠어요.^^ 추운 겨울 잘 보내시고, 네 우리 더 많이 친해지도록 해요.^^

조선인 2013-01-08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와요. 아이들이 모두 다 친할 수 없다는 거 어쩌면 당연한 건데 참 깜짝 놀랄 일이기도 해요. 새해 좋은 꿈 많이 꾸시고 복 지으시길 바랍니다.

꿈꾸는섬 2013-01-08 12:19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 저도 반가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이들 모두 개성이 다르고, 생각의 차이도 크더라구요. 상대를 배려 못하는 아이, 함께 노는 법을 몰라 자기만 생각하는 아이들이랑은 친해지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엄마들끼리 친하다고, 친해지려고 아이들도 친하게 지내게 하려는건 순전히 제 욕심이더라구요.

마노아 2013-01-08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워요, 꿈섬님! 시원한 바다 사진이 눈을 즐겁게 해주네요. 아이들은 여전히 씩씩하게 자라고 있군요. 성큼성큼 커가는 게 눈에 보여요. 제가 다 흐뭇한 걸요.^^

꿈꾸는섬 2013-01-09 12:51   좋아요 0 | URL
ㅎㅎ마노아님 바다는 언제나 좋은 것 같아요.
아이들은 정말 쑥쑥 잘 자라고 있답니다.^^
반가워해주시니 정말 좋아요.^^

희망찬샘 2013-01-09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 사십대나 삼십대~ 하늘 아래 공기는 똑같더라구요.
이제 더 높이 뛰어오를 힘을 모아, 아이들을 잘 키워봐요.
가족들 밝은 모습 참 보기 좋으네요.

꿈꾸는섬 2013-01-10 10:16   좋아요 0 | URL
희망찬샘님, 그래도 그 느낌이 달라요. 뭔가 더 성숙한 느낌이요. 그래서 더 잘 살아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아이들은 정말 잘 키우고 싶어요. 가끔 그 욕심때문에 애를 더 힘들게 하는 건 아닌가 싶구요.
그래도 행복이 먼저인것 같아요. 희망찬샘님 가족들도 모두 행복하시길~^^

마녀고양이 2013-01-10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 마흔살? 호호호홋, 드디어 같은 40줄? ㅋ

잘 지내시죠?
주문진항 사진보니까 너무 좋네, 깨끗하고, 맛나게 보이고.
거기다 현준이 현수 정말 많이 컸어요. 아이들 크는거 무섭죠?
꿈섬님도 바쁜 한해 보내셨군요..... 오랜만에 뽀뽀 쪽~~~~

고운 일 가득한 새해되셔요, 좀 더 자주 뵈어요.

꿈꾸는섬 2013-01-10 10:19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뽀뽀쪽~ 좋아요.^^
달여우님, 아이들은 정말 쑥쑥 크고 있어요. 그런 모습 보면 흐뭇하고 행복하고 그래요.^^
바쁜척 게으르게 살았어요.^^
달여우님, 자주 뵈어요.^^

소나무집 2013-01-11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 저도 반가워요.
잘 지내고 계셨군요.
아직 마흔밖에 안 됐군요.ㅋㅋ
저는 이제 오십이 눈 앞에 보이려고 해요.
저도 12월에 친구들하고 주문진이랑 경포대 다녀왔어요.^^

꿈꾸는섬 2013-01-14 13:03   좋아요 0 | URL
소나무집님 여행 많이 다니셨군요.^^
ㅎㅎ 그래도 이젠 같은 40대인건가요? ㅎㅎ
올 해는 자주 뵈어요.^^

2013-01-15 1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15 1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같은하늘 2013-01-17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봐도 좋아요~~ 이 사진들~~ㅎㅎ

꿈꾸는섬 2013-01-18 09:39   좋아요 0 | URL
ㅎㅎ카스에 이미 올렸던 사진들이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