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발표회

토요일 오후 현준이 유치원 학습 발표회로 분주했다. 

주민자치센터 다목적강당은 올 해 새로 지은 건물이라 공연장소로는 너무 좋았다. 미리 서둘러 갔는데도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심지어 플랭카드 만들어 온(인쇄소에서 제작한) 가족도 있었고, 00이 화이팅이라는 피켓을 만들어 온 가족도 여럿 보였다. 

유치원 발표회를 맘껏 즐기는 부모들의 모습에 덩달아 즐거워졌던 것 같다. 

자리를 옮겨다니며 사진 찍기가 불편해서 사진은 한장도 못 찍었다. 대신 현준이가 출연할때마다 아빠가 열심히 비디오촬영을 했다. 유치원에서 dvd 신청도 했지만 현준이 중심으로 비디오를 찍었다. 어제는 아이들이랑 비디오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공연은 장장 3시반을 했다. 공연임박해서 화장실에 간 아이들을 기다리느라 지체되기도 하고, 중간중간 사회자의 이벤트로 시간은 점점 늘어나고, 현수는 몸이 안 좋은지 자꾸만 집에 가잔다. 오빠 한번 나왔으니 그만 가자고, 언제 끝나냐고 계속 징징거렸다. 

화려한 의상과 무대, 그리고 조명 아래 아이들은 자신들의 재능을 맘껏 뽐냈다. 현준이는 윤도현밴드의 '애국가'를 부르며 난타 공연을 했고, 6살 전체 아이들과 'I Will, 행복해' 등 합창을 했다. 그리고 '사랑은 비가 되어 내리고'(맞나?) 노래에 맞춰 우산춤을 추었다. 우산춤을 출땐 아이들 동선이 너무 가까워 가슴 졸이며 보았다. 괜히 우산 펼치고 돌리다 옆의 아이 얼굴에 맞을까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도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다행히 아무 사고없이 공연이 끝이났다. 

작년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 유행했던 것을 모티브로 '아빠합창단'을 구성하였다. 바쁜 시간 쪼개 참여했던 아빠들 생각하면 정말 멋지단 생각이 들고, 요샌 아빠들이 오히려 더 적극적이란 생각에 덩달아 즐거웠다. 

5살 아이들은 서툴지만 귀엽고 깜찍했다. 6살 아이들이 대체로 공연을 잘 해냈다. 7살 아이들은 형님들이라 가장 잘 하고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받았다. 이제 곧 졸업이니 이 화려한 유치원 생활과도 이별이다. 조금은 아쉽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년엔 현준이가 7살, 현수가 5살이다. 두 아이가 함께 유치원을 다니게 될 것이고, 두 아이가 함께 공연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켠이 뿌듯해진다. 

공연을 끝마치고 만난 현준이에게 아빠가 미리 준비해온 장미꽃다발을 안겨 주었다. 자신의 공연에 너무 잘했다고 무한 칭찬하는 부모와 동생 앞에서 의기양양해진 현준이, 저녁엔 갈비를 먹으러 가잔다. 갈비집에서 엄청난 양의 식사를 하고 현준이가 스르르 잠이 들었다. 얼마나 긴장을 했으면,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남편이랑 내마음이 짠해졌다. 

잠이 든 아이를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아침까지 푹 자고 난 현준이, 현수. 아빠와 함께 전날 녹화한 비디오를 보았다. 어찌나 재미있어하는지, 현수는 연신 "우리 오빠가 제일 잘 해. 우리 오빠가 최고야!!"하고 말한다.  

아이들이 힘이 들었겠단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또 그렇게 아이가 성장하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뿌듯해지고, 아이가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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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1-01-31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개꽃이 참 보기 좋네요~

저는 지금도 태극기 그릴때 짝때기(?) 건곤일척 인가 아닌거 같은데

여전히 헤깔려요. 뭐 굳이 알고 싶지도 않고 말이죠.

고딩때 역사를 전공하고 싶었고, 역사동아리에 있었는데도 말이죠 참

꿈꾸는섬 2011-01-31 14:56   좋아요 0 | URL
ㅎㅎㅎ건곤일척ㅎㅎㅎㅎ 건곤감리^^

마녀고양이 2011-01-31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귀여웠네요.
왜 저런걸 하나 싶다가도, 하는거 보면 이쁘니... ^^ 아하하, 어쩔 수 없어요.

꽃 너무 이쁜데요.
아싸~ 음악 좋다~

즐거운 설 연휴 되세요.

꿈꾸는섬 2011-01-31 14:59   좋아요 0 | URL
ㅎㅎ일곱살 아들, 장미도 일곱송이. 현준아빠가 준비했어요.^^

마고님도 즐거운 설 연휴 되세요.^^

전호인 2011-01-31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 것들이 틀에 맞춰 하는 것을 보면 귀엽고 앙증맞긴 합니다.
연습하느라 스트레스 받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엄마아빠가 말끔히 해소시켜 주셨겠죠?ㅋㅋ

꿈꾸는섬 2011-01-31 15:01   좋아요 0 | URL
전호인님 아이들 자라고나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요. 귀엽고 앙증맞은 그 시절이 너무 잠시에요.
현준인 연습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었던 것 같아요. 무척 즐거운 마음으로 공연 준비를 한 것 같아요.^^

전호인님 즐거운 설 연휴 보내세요.^^

무스탕 2011-01-31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이 재롱잔치를 준비하느라 연습할때나 끝나고서도 한동안은 집에서도 흥얼거리고 어디서 그 노래 나오면 동작도 따라하고 그러잖아요. 그런거 보면 귀엽기도 하고 얼마나 했으면 잊어먹지도 않고 저렇게 할까 싶기도 했었어요.
지금, 어려서만 볼수있는 풍경이에요. 조금만 더 크면 학교에서 운동회때 할거 연습하는거 해달라고 졸라도 안해줘요 ^^

다이조부 2011-01-31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곤감리 군요~ 무식이 또 뽀록났어 ㅋㅋㅋㅋ

건곤일척은 뭐죠? ㅎㅎㅎ

새해 건강하고 댁에 행복이 깃들길 진심으로 바래요 ^^

울보 2011-01-31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사히 발표회를 끝내셨군요,
그렇지요 보여주기 위해 몇일을 연습하는 아이들이 안쓰럽긴 하지만 하고 나면 참 뿌듯해하는 아이들 얼굴에 엄마아빠도 흐뭇해지기는 해요,,

양철나무꾼 2011-02-01 0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봄, 재롱잔치 때 님 서재에 처음 댓글을 달았던 것 같은데 말이죠.
정말 많이 컸네요~^^
현준이 나이에 맞춰 일곱송이 장미를 준비하신 남편 분도 멋지구요.

명절 잘 지내시구요, 우리 잘 다녀와서 만나요~^^

따라쟁이 2011-02-01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습하고 고생하는거 보면 안되보여도 막상 발표회 하면 기특해서 눈물이 그렁그렁한다는 엄마들의 증언을 이미 엄청나게 들은터라.. 더불어 <너는 안 그러나 보자>이런말도 엄청 들었지요. ㅎㅎㅎ
이쁘게 잘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인것 같아요. 물론 부모님이 이쁘게 키우시는것도 있겠지만^-^

이쁜 아이들과 명절 잘 지내고 오셔요.

후애(厚愛) 2011-02-02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붉은 장미꽃과 안개꽃이 너무 이쁩니다.^^
설 연휴 가족들과 함께 즐겁게 보내세요~~

아이리시스 2011-02-11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거 누르면 현준이 공연 나오는 줄 알고..ㅠㅠ
장미도 너무 예쁘고, 일곱살 나이에 장미를 선물받는 애기라 너무 예쁘다..^^
제가 좀 늦었죠?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해서 잘 지내고 계신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