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눈발이 날렸다. 큰 아이는 장갑이랑 모자랑 마스크를 꼭 챙겨야한단다. 눈이 더 많이 오면 친구들과 바깥에 나가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할거란다. 작은 아이는 눈이 오면 산타할아버지가 오신단다. 오늘 밤엔 산타할아버지가 오실까? 하고 계속 묻는다.
도서관에 반납해야 할 책 몇권을 들고 빌려야할 책 목록을 적어서 눈이 오는 길을 걸었다. 눈이 자꾸만 얼굴에 부딪힌다. 와도 쌓일 것 같지 않은 눈이 내렸다.
창밖을 내다보는데 눈은 더 이상 오지 않는 것 같다. 우리 아이들 모두 실망스럽겠단 생각을 한다. 누군가의 글에서 여자는 아이와 남편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만 한다는 글을 읽고 앞으로는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 했는데 나는 여전히 아이와 남편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도서관을 나서면서 은행 볼일을 보고 간단히 장을 봐서 돌아가야겠다. 어제 그제 이틀동안 열심히 끓여놓은 곰탕에 넣어 먹을 파도 한단 사야한다. 주말에 조카와 함께 볼 책에 쓸 포스트잇도 사야한다. 문구점에 들르면 아들이 사달라는 메탈팽이가 자꾸 눈에 들어온다. 벌써 5개를 갖고 있어도 또 갖고 싶어하는 아들의 욕심이 무섭다.
책 곳곳에 포스트잇을 붙여 책을 읽는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해보려고 한다. 사과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따라 그 사람의 직업이 무엇일까를 맞추는 일종의 놀이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아이들도 무척 좋아하지만 아직 책 읽고 이야기 나누기에 서툰 1학년 조카와 읽을 예정이다.
1학년 조카는 7살이다. 하는 짓은 느리지만 키가 큰편이라 8살 아이들이랑 있어도 크게 차이를 느끼진 못한다. 하지만 행동이 느린 건 사실이다. 좀 더 바탕을 준비해야할 것 같다.
2학년 조카와 함께 읽을 책이다.
워낙 똑똑하고 야무진 아이라 그림책보다는 줄글책을 읽혀줄 필요성을 느낀다. 아기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주어서 말도 잘하고 글씨도 금방 깨우쳤었다.
아기때 친정엄마가 키워줬고, 결혼 안 한 내가 책을 많이 읽어줬어요. 지금도 이모와 함께 책 읽는 걸 무척 좋아한다.
엄마, 아빠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일깨워줄 필요성이 있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6학년 조카와 함께 이야기 나눌 책이다. 교과서에도 나왔지만, 책을 읽고 할 수 있는 다양한 독후활동이 있으니 지루해하지 않고 재미있어 할 것 같다.
다음주엔 스키캠프에 다녀온다기에 벌써 2번이나 읽은 책을 이용하기로 했다.
이제 중학생이 되는 조카때문에 언니의 걱정이 많아졌다. 아이들 자라면 걱정할 것 없을 줄 알았는데 점점 더 정신적인 고민이 많아 진단다. 우리 아이들이 아직 어린 것이 다행이란 생각을 한다.
이제 그만 도서관을 나서야겠다. 눈도 그친 것 같고, 집에 돌아가 재미있게 읽던 책 두권을 얼른 읽어야겠다.
2005년에 발간된 이병률의 끌림이 우리 도서관에선 신간도서코너에 꽂혀 있다. 그래서 순간 2010년에 발간된 책인줄 알았었다. 하지만 그래도 좋다.
미리 생일 선물로 받은 책이다. 양철나무꾼님의 멋진 리뷰에 반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며, 얼른 읽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나는 책이다.
지금 집으로 돌아가 열심히 책을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