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너머 산~~
같은하늘님 시어머님 얘기 듣다보니 우리 시어머님 생각이 나서 몇자 적으려구요.
이번 추석에 유난히 몸이 좋지 않았어요. 시부모님 계시는데 한번도 낮잠 자본적이 없던 제가 맥주 한잔 마시고 낮잠을 잤지요. 그래도 몸이 개운치가 않아 밤에도 일찍 잠을 잤어요. 다음날 아침에 엉덩이가 엄청 아프더라구요. 한참 앉아 전 부치느라 힘들었던가봐요. (저흰 차례를 안지내서 음식은 많이 안했어요. 제가 고기만 재워갔거든요. 그리고 시댁에선 전만 부쳤어요.)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리며
"어머니, 저 엉덩이 아파요." 그랬더니 우리 시아버님
"며느리를 얼마나 일을 많이 시켰으면 애가 병이 났어." (농담조로) 그러시는거에요.
그랬더니 우리 어머니
"야, 그럼 시댁에 일하러 오지 놀러 오냐?" 그러시는거에요. 물론 이것도 웃으며 농담하신거에요.
그래서 제가
"네, 어머니, 저 놀러 왔어요." 그러면서 한바탕 웃었던 게 생각나네요.
좀 속상하게 하실때도 있지만 성심은 맑고 고우신 분이세요. 게다가 우리 시부모님 겉치레는 절대 사양이에요. 편한게 편한거고, 좋은게 좋은거래요. 늘 허허허 웃으실때가 많죠. 그래서 손해도 잘 보시면서 살아요. 가끔 속태우시는 거 외에는 며느리라고 일 많이 시키시고, 힘들게 하시거나 하질 않으시니 그런 건 참 좋더라구요.
서로가 부담없이 격식 차리지 않고 큰 소리로 얘기하고 농담하고 그럴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할 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