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에 남편의 친구 하나가 죽었다.
그리고 오늘 남편의 또다른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가족 모임에도 간간이 나오던 친구라 그 가족들까지 세세하게 아는 사람의 죽음은 정말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다.
아직 노부모가 살아계시고 두 아들을 둔 마흔도 채 되지 않은 남자가 죽은 것이다.
평소 술을 참 좋아라해서 걱정이 많았고 술때문에 사고라도 날까 걱정이 되는 그런 사람이었다.
전전날 함께 술을 마셨다는 친구는 마치 자신때문에 죽은 것처럼 얘기하는 아버님의 말씀때문에 많이 괴로워했단다. 그 친구를 자신이 죽였다는 죄책감이 생기더라는 것이다.
누구의 탓이라고 할 수 없는데, 누구의 탓으로 돌리면 그 죽음이 좀 위로가 될까?
문상을 다녀온 남편과 한참을 주거니받거니 얘기해보지만 젊은 남자의 죽음은 허망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자식들, 홀로 남아 두 아이를 키워야하는 아내, 먼저 간 자식을 가슴에 묻어두고 제대로 살아갈 수 없으실 것 같은 노인네들.
보험이라도 가입되어있었다면 좀 위안이 되었을까?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대로 산 사람은 산 사람대로 모두 안된 상황이다.
매 순간 순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 각박하게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어떤 한 순간이라도 상대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직 죽음이라는 단어는 우리와 친하지 않은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느새 죽음이 성큼 다가와 있단 생각에 소름이 돋는다.
어떻게 5월 한달동안 두명의 친구를 보내게 되었을까?
그들이 평소 잘 살았든 잘 살지 못했든 그들의 저 세상은 평온했으면 좋겠다.
이 세상에 대한 원망이나 미련보다는 저 세상에 대한 기대로 가득했으면 좋겠다.
부디 남겨진 가족들이 좋은 기억들을 안고 살았으면 좋겠다.
이 세상에 없다고 해도 그들의 아들이었고 아버지였고 남편이었음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