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준이 유치원에서 산타행사를 했다.
아이를 데리러 유치원에 갔다니 한껏 상기된 얼굴이다. 아이들 모두 빨간 산타 모자 하나씩 쓰고 걸어나오는데 모두들 얼굴에 웃음이 한가득이었다.
산타할아버지가 자기에게도 선물을 줄까? 아침에 한참 걱정을 하던 아이를 골려주려고 동생 괴롭히고 울고 엄마 말 안 듣는 아이는 선물을 안 준다고 했더니 걱정반 기대반의 표정을 지으며 유치원을 갔다.
손에 선물 상자를 들고 나오며 자기도 선물을 받았다고 신이났다.
산타할아버지와 사진도 찍고 악수도 했다며 오늘 너무 즐겁고 좋은 날이라며 행복해한다.
아직도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믿고 있는 순진한 우리 현준이를 보며 남편과 나는 저녁내내 행복했다.
선물은 원래 책을 보내려고 했었는데 택배가 너무 늦게 오는 바람에 숨겨두었던 레고블럭을 보냈다. 블럭맞추는 걸 좋아하는 아이라 집에 오자마자 맞추고 싶어했으나 낮엔 낮잠을 좀 재우고 저녁을 먹고 경찰차 하나를 우선 맞추었다. 헬리콥터와 보트도 맞춰야한다며 잠 자는 걸 거부하는 아이를 내일까지 나가면 유치원 방학이라고 협박을 해가며 얼르고 달래서 재웠다.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 현수는 어느새 오빠가 받아온 선물과 모자에 눈독을 들이고 기회를 엿보며 한번 써보려고 계속 시도중이다. 물론 현준이 현수에게 절대 빼앗기지 않으려하고, 내일 유치원에 물어봐서 남는 모자 있으면 하나 얻어와야겠다.
아이가 행복하니 나도 마냥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