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유월은 바쁜 듯 바쁘지 않은 달이었다.
유난히 마음고생도 많았고, 사건사고도 많았다.
하루걸러 하루씩 야간작업을 하는 남편 걱정에 숙면을 취할 수 없었고, 남편은 접촉사고로 맘 상하고, 발목부상으로 한동안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 6월 마지막날,
친정아버지가 교통사고가 났다. 오후 5시가 넘어서 언니에게 온 전화로는 크게 걱정할 건 아니라고 했지만 그래도 가까이 사시니 한달음에 달려가보니 크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시다. 몇해전 중풍으로 불편해진 몸이지만 워낙 바깥 출입을 즐겨하시는 분이라 전동 휠체어를 구입하셔서 타고 다니셨다. 물론 걸음도 어지간히 걷기는 하신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외출하셨다가 집으로 돌아오시던 중 아파트 입구 도로를 건너시려다가 좌회전해서 오는 차에 부딪치셨단다. 그바람에 고꾸라지셨고 정수리를 10여바늘 꿰매셨다. 그걸 보는데 속이 참 상했다. 그래도 말씀하시는 건 여전히 정정하셔서 그나마 괜찮으신가했는데 하체를 못 움직이시겠다는 거다. 침대에 누워서 움직여보시려고 했지만 움직일 수가 없으시겠다니 걱정이다. 할머니 돌아가시고 이제 다음주면 49제인데, 아버지가 병실에 꼼짝없이 누워계시니 친정엄마는 아버지 병수발까지 하시느라 하루 사이에 얼굴이 반쪽이 되셨다. 그날따라 너무 늦어 얼른 들어오시라고 재촉 전화를 여러번 하셨는데 그 바람에 급하게 오시다가 사고가 나신 것 같다며 엄마는 자책하시고, 그것 때문이 아니라고 위로를 해도 본인 마음이 불편하신지 들으려고 하시질 않는다. 평소에 자주 소변을 보시는 아버지 때문에 밤새 새우잠을 뒤척뒤척 제대로 주무시지도 못했단다. 사고로 다치신 아버지도 걱정이지만 아버지 병수발하느라 잠도 잘 못 주무시는 엄마를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평소에 조심해서 다니시라고 지나가는 말로만 했던 나도 평소에 도로에서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를 만나면 얼마나 불편해하고 위험하게 생각했던가. 사고가 났는데도 아버지는 퇴원하시면 또 타고 다니실거라는데 걱정만 할뿐 대책이 없다.
여하튼 지금은 꼼짝없이 누워계시지만 퇴원하실땐 두발로 걸어서 나가셨으면 좋겠다는 바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