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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죽음 - 오래된 숲에서 펼쳐지는 소멸과 탄생의 위대한 드라마
차윤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가끔 산사를 가거나 동네 산에 가면 숲을 이루어 서 있는 나무들을 보게 된다.
빽빽하게 서 있는 나무들을 보면 경이롭기도하고 오랜 세월 살아오고 있는 것이 짧은 사람들의 삶보다 행복하겠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내가 본 숲의 나무들은 생생하게 잎과 줄기를 키우고 있던 나무들도 있었지만 무심코 살아있는 나무이겠지하면서 지나쳐왔던 많은 나무들이 죽어가고 있거나 죽어서 다른 수많은 생명체들에게 자신을 내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거칠게 일어나있던 수피들의 모습과 나무주위에 촘촘히 자리잡고 있던 버섯들은 결국 나무를 죽어가게 만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수많은 나무에 있던 상처들은 숲에 살고 있는 토끼, 다람쥐, 새,셀수 없는 벌레, 균들에 의해 벌어진 밑동 구멍과 벗겨진 수피에 의해 서서히 죽어가게 되는 것이다. 나무 중간쯤에 자리잡고 있었던 화려해보이던 버섯들이 나무가 죽어가게 만드는 데 한 몫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저 공생관계이지 않을까 했었는데 말이다. 물론 나무는 서서히 아주 오랜 시간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숲에서 나무의 죽음은 헛된 일이 결코 아니다. 나무의 죽음은 숲 속, 수변림에서 수많은 생명체들의 안식처가 되어주고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생명순환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무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많은 자원을 남겨주고 종래에는 건강한 흙이 되어 새로운 생명체로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저 지구의 공기를 맑게 해주고 더운 여름에는 그늘이 되어주며 홍수같은 재난에서 도움을 주는 한 곳에서 뿌리박혀 죽을 때까지 서있는 식물로만 알았었다는 것이 못내 미안한 감이 들게 한다. 살아있는 숲은 죽은 나무에게 감사를 해야한다는 작가의 이야기처럼 오래 된 숲을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경이로운 생태순환은 오래 된 숲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숲이 점차 사라지고 죽은 나무가 많아지고 생태계가 무너지기 시작한다면 수많은 생명체들이 사라지고 결국 우리 인간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사실은 자명한 일이다. 건강한 숲을 보존하고 죽은 나무들의 경이로운 순환을 위해서라도 더 많은 오래 된 숲을 보고싶다라는 소망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