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건축'은 알랭 드 보통이 들려주는 건축 에세이이다.
작가 특유의 놀라운 관찰력과 섬세함으로 여러 시대를 넘나들며 시대마다 유행했던 건축양식과 건축가의 상상력과 디자인이 이루어낸 건물들을 소개시켜주며 진정한 행복의 건축은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건축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인간이 그 공간 속에서 얼마만큼 편안함과 행복을 느끼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멋진 외관과 현대적인 설비가 가득해도 그 공간에 사는 사람이 진정으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성공한 건축물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건축은 인간의 행복했던 기억을, 앞으로의 추억을 담을 행복한 공간이어야 하는 것이다.
건물이 너무 과장되거나 지나친 절제로 치우쳐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 생기는 문제는 건물만이 아니라 거리 전체를 해치게 되는 영향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건물이란 색채, 재질, 형태의 균형을 이루었을 때 진정한 우아미를 간직하게 되고 말 그대로의 행복한 건축이 되는 것이다.
책 속에서 인용된 스탕달의 말처럼 '행복을 바라보는 관점만큼이나 아름다움의 스타일도 다양하다'라는 말이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어느 순간 똑같은 높이, 넓이, 배치를 가진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르 코르뷔지에가 원하던 기술적이고 실용적인 공간만이 늘어나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점차 아파트의 공간배치의 선택권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좀 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되고 있다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인간은 똑같은 공간을 가지게 되어도 개성에 따라 새롭게 배치하고 재창조하는 기쁨을 내면에 갖고 있기에, 똑같은 사원 아파트를 회사에서 지어주어도 자신만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아마도 르 코르뷔지에는 그 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놓친 것이다.
아무리 세련되고 멋진 공간이어도 그 속에서 생활하는 사람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지 못한다면 그 건물은 실패한 건물인 것이다.
숲 속의 허술하게 지어진 오두막에서 사람들의 미소를 짓게 되는 것도 같은 맥락일 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룬 공간,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공간이 진정한 '행복의 건축'이라 생각한다.
'행복의 건축'은 '불안'에 이어 바로 읽게 된 세번 째인데, 솔직히 이야기하면 쉽게 읽혀지지가 않은 부분들이 있어 집중이 덜 되는 편이었다. 누군가의 글처럼 천천히 음미해야 되는 부분을 놓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