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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투스 - 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7가지 자본
도리스 메르틴 지음, 배명자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단정한 외모와 태도, 건강한 몸과 가치관, 대화에서 느껴지는 훌륭한 인품과 지적인 매력...
나도 내 아들을 이렇게 키우고 싶다.
이런 것들이 단시간에 되지 않는다.
아비투스란 결국 오랜 시간 스며드는 것이다.
여기 나오는 분류 중에 지식자본, 신체자본, 경제자본은 단시간에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심리자본, 문화자본, 언어자본, 사회자본은?
자녀교육의 관점에서 이 책을 볼 때, 한편으론 씁쓸함을 느낀다. 경제자본이 받쳐주면 이 외의 것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도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론, 단단한 심리자본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P17 아비투스는 인생 설계, 명성, 사고방식 및 생활방식, 식습관, 말투, 만족감, 신뢰, 사회적 지위, 성숙한 삶을 좌우하는 결정적 구실을 한다.
아비투스란 세상을 사는 방식과 태도를 말한다.
P39 누군가에 대해 ‘그 사람은 급이 다르다’라고 말할 때, 돈과 외모 혹은 출신 배경을 뜻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보통 ‘급’이란 그 인물의 마음의 크기, 즉 ‘그릇’을 가리킨다. 급은 성격과 태도로 확인된다.
P44 그러나 아버지가 보여준 태연함은 아비투스에 각인되고, 이는 미래의 크고 작은 위기에 딸들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다시 영향을 미친다.
P46 “플랜 A가 실패하면 당황할 필요 없다. 플랜B, 플랜C… 알파벳은 아직 25개나 더 있다.”
P48 미국 사회학자 아네트 라루가 이 문제에 대해 연구했다. 연구에 따르면 노동자 부모의 자녀는 학자 부모의 자녀보다 더 자립적이고, 더 많이 허용되고, 더 자유롭게 행동한다. 학자 부모는 양육을 돌봄으로 보고, 자녀의 안전을 지키고 미래에 대한 전망을 확고히 다지기 위해 노력한다. 두 양육 스타일에는 장단점이 있다. 학자 부모의 자녀들은 학교 성적이 좋다. 대신 더 자주 지루하다고 불평하고, 모든 문제를 부모가 해결해주기를 기대한다. 노동자 부모의 자녀들은 학교 성적은 낮지만, 어려움이 닥쳤을 때 스스로 잘 해결하고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으로 성장한다.
P52 결국 사람은 보고 배운 것에 따라 용기 내어 도전할 수 있다. 안목을 넓혀라. 지도하라. 당연히 소규모가 아닌 대규모 프로젝트를 맡아라. 이런 요구는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만 오만처럼 보인다. 어릴 때부터 야심 찬 목표를 매일 가정에서 들어왔다면, 삼시 세끼만큼 당연한 일이 된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도 최정상에 있다는 확신이 생긴다. 이런 확신은 성공에 도움이 되는 소중한 심리자본이다.
P84 경제자본과 문화자본을 모두 풍족하게 가진 사람만이 최고의 사회적 명성을 누린다. 이때 취향이 돈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P87 경제, 문화, 정치, 고품격 디자인과 스타일을 다루는 잡지와 도서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 문화자본을 확장할 수 있다. 이것들은 커피 테이블 위에서 사물화된 문화자본 역할을 톡톡히 한다. 잡지의 내용 역시 상층 문화를 움직이는 것들을 인류학적으로 분류한다. 처음부터 터무니없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조만간 친숙해질 것이다. 세계관이 넓어지고, 레퍼토리가 다양해지며, 적합한 언어가 자리 잡는다. 한마디로 내면화된 새로운 문화자본이 생긴다.
P88-89 개인의 선호가 아니라 사회적 지위가 취향을 결정한다.
부르디외는 ‘대중적 취향’을 가장 낮은 곳에 배정했고 위로 오르려 애쓰는 사람들의 ‘허세 취향’을 중간에 두었다. 가장 위에는 미적 감각을 진리로 여기는 사회적 엘리트들의 ‘정통 취향’이 있다. 같은 계급 안에서의 취향 차이는 우리가 인정하는 것보다 더 작다. 같은 친목 모임에서 대부분이 같은 브랜드의 오븐으로 빵을 굽고, 같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높이 평가한다. 아비투스가 계급별로 특화되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이런 유사성을 좋게 생각한다. 문화자본은 사회적 지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래서 약간의 정보만 있어도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를 추정할 수 있다.
P138 당연히 학위 하나는 있어야 하지만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인증에 목맬 필요가 없고 법조인이 되지 않아도 괜찮다. 최정상에 있는 사람은 지식보다는 대화나 사고 능력, 개방성 등 지식을 다루는 ‘방식’에 더 주의를 기울인다.
P157 Q: 최고의 직업을 얻을 기회를 높이는 세 가지만 꼽는다면?
A: 능력: ‘나는 누구를 아는가’가 아니라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의지: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최고의 능력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행운: 올바른 시간에 올바른 장소에 있어야 합니다. 즉, 올바른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인생은 계획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선 노력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P218 고전적인 비즈니스 복장이 요구되지 않으면 대안은 고급스러운 캐주얼이다. 스티브 잡스가 전설적인 100퍼센트 캐시미어 목폴라로 자신을 드러내고, 조르조 아르마니는 싸구려 티셔츠를 입지 않는다. 원대한 계획이 있는 사람은 캐주얼을 입더라도 고급 원단, 차분한 색상, 완벽한 만듦새에 주의한다. 몸에 꽉 끼지도 않고 너무 느슨하지도 않다.
Pp218-219 부유한 사람은 그냥 오래 사는 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신체 조건을 유지하며 오래 산다. 좋은 옷과 세심한 자기관리를 통해 자연스럽고 활기찬 아우라가 생긴다. 이런 아우라는 좋은 유전자가 아니라 균형 잡히고 우수한 생활 습관과 훨씬 더 관련이 많다.
P229 차분한 등장이 고상함을 표현한다. 반대로 분주한 움직임은 과도한 열정과 내적 압박을 전달한다. 부르디외에 따르면 서두름은 두려움의 표현이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시간에 비용을 지불하게 될까 겁내는 것이다.
P249 최정상 리그에서 섬세한 관계 형식은 존중과 교양의 문제이고 그래서 자신을 긍정적으로 돋보이게 하는 완벽한 방법이다. 중산층이 츠측하는 것과 다르게 상류층에서의 상호 존중은 아첨이나 자의식 부족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자의식이 높아서 그렇게 한다.
P253 “과시하지 않음으로써 과시한다.” 예를 들어 하버드 졸업생이 “보스턴에서 학교를 다녔다”라고 하는 것, 파티 주최자가 맛 좋은 샴페인의 출처를 “거래처 농장 알브레히트”라고 하는 것, 엄격한 원칙에 따라 기업을 경영하는냐는 질문에 “그러려고 노력합니다”라고 답하는 것이다. 성과와 성공을 낮춰 말하거나 아이러니로 표현하는 것은 지위와 스타일로 말을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P257 말 끊기를 어떻게 다루느냐에서 차이가 드러난다. 지위가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이 말을 끊어도 느긋하게 반응한다. 끼어든 사람을 그냥 무시하거나, 감정적 동요 없이 조용히 저지한다. 그 다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하던 말을 계속 이어간다. 이런 태도는 청중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나는 내 말을 경청하라고 부탁할 필요가 없다. 내 말은 경청할 수밖에 없다.”
Pp257-258 진정한 리더는 “혹시, 어쩌면 …”이라고 하지 않고, “나는 000을 지지합니다. 왜냐하면…”으로 말한다. 단호하고 명확하게, 그리고 결과 지향적으로, 지위가 높다고 해서 마법을 부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상류층은 총괄 능력을 높이 본다. 총괄 능력이 있는 사람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현실을 직시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에 집중한다. 불평, 자기방어, 남 탓하기는 주로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에게서 자주 목격된다.
P261 자신의 신념과 불만을 표현하는 것은 개인의 정직성 문제다. 그러나 정직하게 뭔가를 말할 떄는 자신의 위치를 고려하여 적합한 표현을 찾아야 한다. 부르디외는 이런 노력을 완곡화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계급의 경계를 넘을 수 있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 먹을 만하게 요리하여 진실을 밝히면, 비록 전부는 아니더라도 꽤 많은 말을 전달할 수 있다.
P264 그래서 때때로 상류층과 중산층은 전송되는 신호를 서로 오해하며, 소통이 매우 어렵다. 예를 들어 금세 말을 놓고 친근하게 대하는 태도가 하류층에서는 다정다감한 인상을 주는 반면, 상류층에서는 공격적으로 인식된다. 부유한 여행자들은 호숫가 호텔에 호수로 연결되는 전용 통로가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러나 공용 통로만 사용해야 하는 일반 관광객의 눈에는 다르게 보인다. 호수로 통하는 폐쇄된 출입구는, ‘높은 곳에 사는 사람들’이 자신을 봉쇄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배제하고자 한다는 신호를 보낸다.
P271-272 영국 상류층은 사용하는 어휘에서 벌써 사회적 지위가 드러난다. 최정상에 속하는 사람은 ‘What?’이라고 하지 ‘Pardon?이라고 하지 않고, ‘Avocado’라고 하지 ‘Avo’라고 하지 않는다. 지위가 높을수록 어휘를 엄선해서 쓰고, 특히 같은 계급 간에는 더욱 정교한 언어를 쓴다. 그러므로 언어는 내용을 교환하기 위한 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언어는 언제나 부와 지위 그리고 권력을 표시한다. 그들처럼 당신도 언어 아비투스를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다.
P278 결정권자가 왜 나를 위해 힘을 써야 하지? 그런 일은 기본적으로 관심 혹은 논높이를 맞춘 소통을 통해 일어납니다. 나는 다른 ‘보통 사람’과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나를 특별하게 하는가? 이런 질문을 받기 전에 미리 구체적인 대답을 준비해둬야 합니다. 즉, 결정권자가 나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인 이익 세 가지를 말할 수 없으면 잠재적 멘토와의 대화를 절대 시도해서는 안 됩니다.
P302 상류층보다 중산층이 이런 특혜를 더 견디기 힘들어한다. 중산층은 실력에 의한 성공 신화를 믿기 때문에 공정하고 타당한 규칙을 요구한다. 반면 최정상 리그는 마이너 리그보다 훨씬 더 강하게 관계와 소속으로 자신을 정의한다. 상류층은 다른 모든 계급보다 사생활과 직장 생활이 많이 얽혀 있다. 그렇기 떄문에 중요한 자리를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 즉 개인적으로 잘 아는 사람에게 주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부모와 잘 아는 사람, 정기적으로 같이 파티를 열고, 함께 기부하고, 함께 와인을 마시고, 함께 휴가를 떠나는 사람, 외부자가 보기에는 이런 특혜가 불공정해 보이지만, 내부자의 눈에는 집단의 자원을 보존하는 아주 합리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