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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래를 만든다
고무로 데쓰야 지음, 나카타니 아키히로 해설, 이선희 옮김 / 이레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이야기
[ 1 : 뻔한 이야기 ]
솔직히 말하면, 자기개발서라는 것은 뻔하디 뻔한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시간관리를 잘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중요한 일을 먼저 처리해야 성공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성공한다. 뭐 이런 식의 이야기. 비유로 말하자면, 자기개발서라는 종류의 책은 다이어트와도 같다. 누구나 어떻게 해야 하는 지는 알고 있지만, 단지 그대로 실행하기가 어려울 뿐인 것.
그래서 자기개발서는 읽기 좋은 때가 있는 법이다. 연말과 연초, 그리고 지치고 힘들었을 때. 사람은 어떤 일을 끝내거나 시작할 때, 혹은 지쳐버렸을 때, 위로 받고 싶어하는 법이다. 하지만 그 위로라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대부분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말들의 반복에 불과하다. 상담이 치료가 되는 이유는, 환자에게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기 때문이 아니라, 환자가 속에 담고 있는 말을 꺼내주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은가?
뻔하디 뻔한 이야기가 들어있는 자기개발서 따위를 읽으면서 우리가 얻으려는 것은 이것이다.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배우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것, 하지만 잊고 있었던 사실을 끄집어 내고 싶은 것이다.
[ 2 : 뻔하지 않은 이야기 ]
- 프로듀서 고무로 데쓰야의 성공 비결은 바로 자신의 능력을 셀프 프로듀스(self produce)하는 것이다. 이 셀프 프로듀스는 특별히 음악 세계에서만 통용되는 특수한 재능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형태로 만들어 성과를 창출해내는 모든 일에 통용되는 일반적인 능력이다.
- 나카타니 아키히로,「셀프 프로듀스로 성공한 사람이 되자」, p.14.
서점의 한 코너를 차지할 정도로 무수히 쏟아지는 자기개발서들 속에서 이 책이 돋보이는 이유는, 저자가 종사하는 직업이 영업이나 경영, 인사나 자산관리가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프로듀스라는 점이다. 진부한 러브 스토리가 주인공들의 직업을 당대의 트렌드에 맞춰 변화시키면서 계속되는 것처럼, 이런 종류의 책도 역시 당대의 상황에 적합한 직업으로 변화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일단 젊은 독자들의 공감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 된다. 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시대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근의 시대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좋은 예시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의 강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 이러한 저자가 집필한 책이 아니라면, 이 책의 가치는 그리 대단할 것이 없다.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은 그리 새로울 것이 없는, 역시나 다른 자기개발서와 마찬가지로 ‘뻔하디 뻔한’ 이야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 뻔하디 뻔한 이야기 속에서 그래도 예사롭지 않은 몇 가지를 골라본다.
- 대중과 똑같은 눈높이에서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도 프로듀서가 갖춰야 할 필수조건이다. 상품을 만드는 입장에 있는 사람은 상품이 많이 팔릴수록 쉽게 자기 세계에 빠져든다. 따라서 시대의 분위기나 고객의 기분보다 자신의 독단이 앞서게 되고 급기야 고객이 따라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p.43]
- 지금 이 자리에 시대의 기분을 나타내는 풍경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만약 당신이 카메라를 들고 있다면 그 풍경의 어느 부분에 초점을 고정시키고 셔터를 눌러야 할까? 비디오카메라라면 어디에서 일시정지 버튼을 눌러야 할까? 그것을 심사숙고 한 다음에 대중과 나의 기분이 일치하는 순간을 잡고 놓치지 않으면 ‘그래, 지금 이런 분위기의 노래를 듣고 싶었어!’라는 신선도가 높은 작품이나 상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p.48]
- 새로운 일의 첫걸음은 우선 파고 들어갈 틈을 찾아내고, 거기에 자신의 카탈로그를 끼워 넣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p.142]
- 자신의 코너를 확보하면 계속해서 새로운 카탈로그를 만든다. 그러면 가능성이 넓어지면서 확대재생산으로 이어진다. [p.142]
이런 이야기들에 동감 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참, 이야기하지 않았던, 무엇보다 빼어난 이 책의 장점 하나. 빨리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전체가 185페이지 밖에 되지 않고, 나카타니 아키히로 특유의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한 나절이면 다 읽을 수 있다. 짧고 간결한 충전을 원하는 분들께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