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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루 11 - 완결
소다 마사히토 지음, 장혜영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이야기는 그 태생에서부터 과장을 포함하고 있다.
어떠한 매체라도 이 태생적 한계를 부정할 수는 없는데,
특히 만화라면 과장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버린다.
이러한 과장은 때론 유용하게 작용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많은 경우에 아쉬움을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소다 마사히토의 <스바루>처럼 예술가의 생애를 다룬 작품에서는?
그건 분명히 아쉬움이 된다.
과장이 심해지면 이야기 진행이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과장이란 거짓말이며, 거짓말은 그 속성상 반복할수록 보다 큰 거짓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술가를 다룬 작품들이 손쉽게 택하는 방법이
천재성에 대한 강조이다.
천재란 얼마나 손쉬운 도구인가? 더구나 예술 분야에 있어서는.
실제로 예술의 영역에는 천재가 존재하고, 그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세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제 아무리 천재가 만들어 놓은 예술작품이라고 하도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없다면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결국 천재가 예술을 한 차원 높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천재만으로는 예술이 완정될 수 없다.
그러니 지나치게 도드라진 천재성을 강조하는 예술은
스스로 이야기를 과장하고 있다고 진술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천재가 고독한 개인이라는 것도 거짓이다.
물론 예술 안에서 천재는 고독한 창조자가 되겠지만,
예술 밖에서는 그를 인정하고 돌봐주는 조력자가 있기 마련이다.
천재는 홀로 완성되지 않는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비로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스바루가 놓치고 있는 부분도 바로 이것이다.
그녀는 천재적인 발레리나일 지는 몰라도, 혼자 힘으로 공연을 완성할 수야 없는 일이다.
그녀를 위해서 함께 공연을 했던 단원들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천재성에만 주목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이야기가 급박하게 전개될 뿐, 여유가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토리텔링 전체가 천재성의 발현에 집중된 까닭에 감정의 교류도 소통도 이해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래서야 독자들의 공감 또한 이루어지기 힘들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하지만 구태여 돌아볼 필요도, 여유도, 이유도 없겠지.
그저 우리는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또 다른 천재의 등장을.
권별 40자평 & 별점 ▼
01권 http://blog.aladin.co.kr/rahula/5645798 ★★★
천재적 재능, 자기도 모르게 이루어지는 수련, 운명처럼 다가오는 좌절, 금기시되는 변망의 무대에서 활약하기. 이런 요소들은 예술가를 다룬 일본 만화에서 일종의 법칙처럼 사용된다. <피아노의 숲>에서도
02권 http://blog.aladin.co.kr/rahula/5647696 ★★★
특별히 두드러지는 문제는 없지만, 규격화된 이야기구조를 따라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결국 천재론인 것이냐?
03권 http://blog.aladin.co.kr/rahula/5649622 ★★★
이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 스바루의 감정은 왜 이리도 기복이 심한가? 혹시 조울증? 그에 따라 사건의 전개도 지나치게 기복이 심한데, 그에 비해 해결은 지나치게 단순하게 이루어진다.
04권 http://blog.aladin.co.kr/rahula/5650751 ★★★
예상하긴 했지만, 고양이가 극장으로 찾아간다는 에피소드는 너무 심했다. 차라리 보다 천천히 견고하게 감정을 쌓아가면서 제시되었다면 좋은 에피소드가 되었을 듯. 비약이 너무 심하다.
05권 http://blog.aladin.co.kr/rahula/5651277 ★★★
후... 숨돌릴 틈도 없이 전개되는 이야기의 속도가 끝내 발목을 잡는구나. 이 작품에는 몰입을 느낄만한 여유가 없다. 끊임없는 전개가 있을 뿐. 아쉽다.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이야기인데.
06권 http://blog.aladin.co.kr/rahula/5654593 ★★★
고민없이 이루어지는 선택은 동감을 얻지 못한다. 스바루에게는 자의식이 없다. 그녀는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저 작가에 의해 계산된 이야기를 따라가고 있을 뿐이다.
07권 http://blog.aladin.co.kr/rahula/5656523 ★★★★
진행 속도는 다소 느려졌다. 그에 따라 인물들의 생각과 느낌을 따라잡기도 용이해졌다. 물론 동감과 감동은 전혀 별개의 것이긴 하지만.
08권 http://blog.aladin.co.kr/rahula/5656533 ★★★
천재에게는 그들만의 세계가 있다. 하지만 그것을 대중에게 납득시킬 수 있도록 제시하는 것이 작가의 임무가 아닌가? 막연하게 천재론을 들먹이지 말고.
09권 http://blog.aladin.co.kr/rahula/5657418 ★★★
이야기의 흐름을 완만하게 바꾼 것은 좋은데, 너무 천재성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예술이 아니라 자꾸 공상의 세계로 들어가려 하고 있다. 그 모든 예술도 결국 인간들 사이의 교감을 위해 만들어지는 것인데
10권 http://blog.aladin.co.kr/rahula/5659127 ★★★
이야기는 점점 이해할 수 없는 곳으로 치닫고 있다. 물론 천재들의 영역이라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그 천재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보통사람들이란 말입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완결이 멀지 않았다는 점.
11권 http://blog.aladin.co.kr/rahula/5660896 ★★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작가는 심오한 예술의 세계를 표현하려고 했는지 몰라도, 전혀 동감할 수 없고, 감동을 느낄 수도 없다. 애당초 예술이 인간에 의해 구현되는 한, 초월적 경지라는 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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