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 : 저승편 세트 - 전3권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무엇보다 빛나는 부분은 균형감각이다.

 

이 작품에는 약점이 많다.

그림체도 허술하고, 장면전환도 그리 효율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이 약점들은 다음의 강점들에 의해 상쇄되어 버린다.

 

 

1. 소재의 독창성

 

한국 신화를 다루었다는 점. 이것이야말로 이 작품이 가지는 가장 큰 힘이다.

 

물론 신화를 원작으로 한 만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한국 신화를 다룬 작품은 없었다.

 

이것이 이 작품이 가진 가장 강력한 힘!

 

 

2. 현실에 대한 인식과 신화의 환상성

 

이 작품은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화와 현실, 저승과 이승으로 나뉜 이분법적 관계야말로 스토리텔링의 특징

 

이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신화  저승  환상  보편적 이야기 
현재  이승  현실  당대의 이야기 

 

즉, 신화-저승이 환상을 담당하면서 인류의 보편적 이야기를 전달한다면,

     현실-이승은 현실을 담당하면서 당대의 특수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문제는 이질적으로 보이는 두 가지 요소가 매우 적절하고도 균형감작 있게 제시되었다는 점이다.

 

앞의 신화에 대한 이야기가 독창성을 부여하는 요소였다면,

이러한 이야기 방식은 그러한 독창성을 독자들이 받아들이기 쉽도록 만들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3. 따뜻한 인간미에 기반을 둔 유머

 

여기에 한 가지 요소가 더해진다.

앞서 살펴보았던 제시 방식만으로는 그저 잘 만들어진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작품은 분명히 웃음을 전달하는 만화이고,

그 유머에는 따뜻한 인간미가 바탕이 된다.

 

상대를 비꼬거나 비하하면서 만들어지는 웃음이 아니라,

공감하고 이해하고 위로하면서 만들어내는 웃음.

 

그것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바탕이 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 따스한 애정이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까지 웃음이 이어지도록 만든다.

 

사실 저승을 테마로 한 만큼, 다소간의 잔혹함과 인간 혐오는 바탕에 깔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간미가 그 모든 것을 무마시켜 버린다.

 


상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72742
- 인터넷으로 볼 때는 독특한 소재만 눈에 들어왔다. 책으로 다시 읽으니 스토리텔링이 눈에 들어온다. 역시, 이만한 이야기를 끌고가려면 이 정도의 이야기 구조는 갖춰야지! 든든하다.

 

중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77893
- 역시 환상은 현실문제와 결합될 때 보다 큰 의미를 발휘할 수 있다. 이 작품은 환상에서는 정보 전달과 개그를, 현실에서는 문제 제기와 치유를 시도한다. 이 균형 잡힌 스토리텔링이라니!


하권 http://blog.aladin.co.kr/rahula/5577948
- 중권의 설명에 하나를 더한다. : 이승과 저승, 개그와 현실인식은 따스한 인간미로 귀결된다. 바로 이것이 인간의 악행을 바닥까지 다룬 이 작품이 혐오에 빠지지 않는 이유다.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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