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차 타기
스티븐 킹 지음, 최수민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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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그 때문에 이 소설을 선택했으나,
이 작품의 마케팅 포인트는 '스티븐 킹이 발표한 인터넷 소설'이라는 점이다. 

(엄밀하게 따지자면, 이 소설은 '인터넷 소설'은 아니다. 유통이 인터넷 서점을 통해 진행되었을 뿐, 창작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구태여 이 작품을 그런 방향으로 설명하려면 'e-book'이라는 용어 정도가 합당하리라고 본다.) 

 

출판사 보도 자료 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옮긴이의 말>을 통해서도 그를 확인할 수 있다.  

   
 

2000년 3월 14일 미국 동부시각 0시 1분, 다수의 인터넷 서점들을 통해서 스티븐 킹의 신작소설이 발표되었다. 종이책으로 치면 66페이지, 책값은 2.5달러였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단 몇 시간 사이에 200만 이사으이 전세계 독자들의 주문접속이 쇄도하여 사이트들이 마비되는 사태가 빚어진 것이었다. 신문 보도에 의하면 대표적인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는 1.5초당 1회, <반즈앤노블>에는 2.5초당 1회 꼴로 접속이 시도되었다고 한다. 얼마 가지 않아서 해커들이 암호를 해독해 버리는 바람에 수많은 독자들이 공짜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고, 유료와 무료를 합쳐서 전세계적으로 이 전자서적을 내려 받아 읽은 독자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는 보도도 잇었다. 이전에도 전자서적이 출판된 적이 있었으나 반응이 미미했던지라 전자서적 출판의 가능성에 대해서 회의적인 견해를 갖고 잇던 출판업자들은 "참으로 믿어지지 않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탄성을 질렀다.  
그 작품이 바로 <총알차 타기>이다. - pp.117-118.

 이런 종류의 설명은 호들갑이 되기 쉬운데, 이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책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과연 'e-book'을 향한 것이었을까? 전 세계적으로 그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스토리텔러와 그의 신작을 향한 것이었을까? 아무래도 후자가 정답에 가까울 것이다.   

이 판단에 힘을 더하는 것은, 이 작품에는 텍스트를 제외한 어떤 멀티미디어적 도구, 네트워킹 기술(hyperlink)도 활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물론 당시의 e-book 기술을 고려하더라도, 이 의심은 가시지 않는다. 1980년대 후반, 1990년대에 이미 하이퍼텍스트 소설들이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스티븐 킹의 이 작품 <총알차 타기>는 'e-book'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작품 그 자체가 주는 재미가 더욱 중요하다. 스티븐 킹이라는 걸출한 이야기꾼의 솜씨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짦은 소설이기에 긴박감은 더욱 효과적이다.  

어쩌면, 이것이 'e-book'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결국 'e-book'이 독자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은 기술의 발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그 자체의 힘에 있다. 이것이 바로 21세기 기술정보의 시대에도 이야기가 여전히 힘을 가질 수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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