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뭐, 그렇다. 
대략 기대했던 만큼의 만족은 주는 영화였다. 점수로 치자면 B-, 별점으로 치자면 ★★★. 

기대는 대략 충족되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그 아쉬움의 대부분은 날것으로 제시되는 교훈에 대한 것. 

제길, 설교하지 말란 말이다!  

 

당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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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작의 아이디어를 큰 무리 없이 풀어놓은 스토리텔링 +2
  • 다소 뜬금없지만 아무튼 동감이 되기는 하는 교훈들 +1
  • 폭넓은 연령대를 연기한 배우들 +1

 

채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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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기힘든 교훈에 대한 강박 -3 
  • 그 교훈들의 보편타당함 & 보편타당한 교훈이 주는 지루함 -3
  • 사랑, 진부한 사랑놀음 -4

  

마지막 항목, "사랑, 진부한 사랑놀음"에 대한 뱀발

a) 벤자민은 끝까지 데이지를 사랑한다. 이는 지나치게 낭만적인 견해 아닐까? 
    차라리 원작에서 보이는 다음과 같은 시각이 더 타당하겠지, -2점.

   
 

  여기서 우리는 가능하면 빨리 지나가는 게 좋을 불쾌한 주제에 도달한다. 벤자민 버튼에게는 딱 한 가지 걱정이 있었다. 그는 아내에게 더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때 힐더가드는 서른다섯의 여인이었고, 열네 살이 된 로스코라는 아들 하나를 두고 있었다. 신혼 시절, 벤자민은 그녀를 숭배했다. 하지만 세월이 가자 꿀빛 머리칼은 매력 없는 갈색으로 변했고, 파란 물감 같던 눈은 싸구려 도자기 같은 색을 띠었다. 게다가,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그녀는 자기 틀 안에 지나치게 안착해버렸다. 너무 평온하고 너무 만족하고 너무 흥분을 모르고 취향도 너무 점잖았다. 새색시로서 벤자민을 무도회와 저녁 식사에 '끌고'다닌 것은 그녀였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역전됐다.
- F. 스콧 피츠제럴드, 김선형 역,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문학동네, 2009, p.31.

 
   

 b) <포레스트 검프> 삘 나는 다음 장면에서 -2점.  
     왜 검프와 버튼은 이리도 여자에게 헌신적인 성인군자란 말인가? 

   
 

#1:46:13~1:47:18 
- 데이지 : 헤이, 난 네가 올 줄 몰랐다구!
               오, 벤자민. 뭘 기대한 건데? 내게서 잠깐 들러서 원했던 게 뭐야?
            
   이게 내 삶이야.
- 男무용수 : 놀라갈 건데, 갈래?
- 데이지 : 같이 가자. 재미있을 거야. 가수들도 있고 재밌는 사람들도 많다구.
- 벤자민 : 네가 그럴 필요는 없어. 내 잘못인 걸. 전화를 하고 왔어야 했는데. 
               난, 그냥… 와서, 널 깜짝 놀래켜주려고 했을 뿐이야.
- 男무용수 : 데이지, 가자! 
- 데이지 : 금방 갈게.
- 벤자민 : 저 사람 좋아보이는데… 사랑하니?
- 데이지 : 그런 것 같아.
- 벤자민 : 행복하다니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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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 2010-11-02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흠..
이정도의 별점밖에 주지 못하는 책들만 쏘옥쏘옥 고르는 당신의 재주에 정말 감탄을 하게 만드는군요. 우연히 검색하다 들렸지만 당신의 이상하게도 빈정거리는 말투에 흥미가 솟구쳐 이곳저곳 구경하고 갑니다.
제가 보기에 책의 내용에 잘못이 있는게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책을 고르지 못하는 스스로를 탓하는편이 훨 낫다고 생각드는데...
당신의 책고르는 솜씨에 별을 ~~~~ 주고 싶지만 그러고 싶지 않네요.
그럼~~

라훌라 2010-11-03 02:01   좋아요 0 | URL
ㅋㅎ 스스로 책을 고를 수 있는 사람은, 게다가 좋은 책만 고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또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읽어야만 하는 책도 있고, 그래야만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도 있습니다. 너무도 당연하게 좋은 책보다는 좋지 않은 책이 더 많구요.
일단 관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서평이나 평점의 기능은 '판단의 기준'입니다. 만일 좋은 점수만 주고, 좋은 이야기만 한다면, 그것이 어떻게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