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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 6 (양장) - 셜록 홈즈의 회상록 ㅣ 셜록 홈즈 시리즈 6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5월
평점 :
이 책에서, 내가 주목했던 부분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아래의 구절.
- '기본적인 거지. 이건 추론자가 제3자에는 놀라워 보이는 효과를 낼 수 있는 경우들 중에 하나인데, 그건 그 제3자가 추론의 근거가 되는 작은 요소 하나를 놓쳤기 때문이야. 실은 자네가 발표하는 요란한 사건 기록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지. 그것의 효과는 문제의 몇 가지 요소를 독자들에게는 밝히지 않고 자네 혼자서만 쥐고 있는데 달려 있네. 그런데 지금 나는 자네 독자들과 똑같은 위치에 있다네. 나는 여태까지 인간의 두뇌를 혼란으로 밀어 넣은 사건들 중에서 가장 기이한 사건의 실마리를 몇 가지 손에 넣었네. 하지만 가설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한두 가지 요소가 아직 없어. 왓슨, 하지만 그걸 반드시 찾아내고 말 테야!' (「꼽추 사내」, p.207.)
이 부분은 홈즈가 왓슨에게 상황을 설명하면서, 자신의 추리력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다. 그런데 이 중에서 특히 진하게 강조된 부분이 주목된다. 결정적인 몇 가지 단서를 숨겨두고 있을 것. 이것이야 말로 추리소설의 전개방식에서 핵심에 해당하는 부분인데, 그것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셜록 홈즈의 대사라기 보다는 작가가 개입하여, 자신의 글쓰기 방법을 이야기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한 부분은, 「장기입원환자」에 등장하는 부분(pp.235~237.)으로 홈즈가 왓슨의 표정변화와 행동만을 보고, 그의 생각을 알아맞추는 부분이다. 여기에서 홈즈의 추리력이 잘 발휘되는데, 내가 주목한 이유는 그의 추리력 때문이 아니다. 이러한 장면은 이미 애드가 앨런 포의 단편소설 「모르그가의 살인」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 작품에서도 놀라운 추리력을 가진 '뒤팽'이 친구의 생각을 알아맞추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은 이 두 작품이 서로 연관을 맺고 있다는 증거(상호텍스트성)가 된다. 사실, 소설작품들은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서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는다. 그것을 규명해내는 것은 독자와 비평가들의 몫인데, 문학성의 측면에서 보자면 큰 의미가 없겠지만, 분명히 흥미로운 주제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