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새 행복한 책읽기 4
이지현 지음, 김형준 그림 / 계림닷컴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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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의 동화는 야무지고 단단하다. 흔히 생각하는 동화의 이미지에 '야무지다'와 '단단하다'라는 설명이 어울리지 않을지 모르지만, 동화 역시 <작가에 의해서 '잘' 말들어진 이야기>라는 기본을 다시 떠올린다면, 그와 같은 특성은 참으로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나라 문학의 여러 분야에서 아쉬운 점이 참으로 많지만, 동화라는 특수한 분야에서는 그 아쉬움이 더욱 커진다. 동화작가는 많이 양상되고 있지만 창조적인 작품은 별로 발표되지 못하는 상황, 외국 유명 작품의 아류작에 불과한 기획동화가 양산되고 있는 추세, 그리고 무엇보다 동화작가들의 작가의식 부재 등등, 참으로 우리의 아동문학계는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생각할 때, 이지현의 동화는 참으로 야무지다.

동화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이다. 그러므로 작품도 아이들의 시각에서,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처럼, 이것이 곧 함부로 작품을 쓰거나 유치한 생각의 조합이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어른이기 때문에 간과하고 지나가는 문제들을 다루기에 '아이들의 시각'이 되어야 하는 것이고, 자라는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삶의 진실들을 다루기에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그러한 측면을 잘 살려내고 있다. '어떠한 삶이 바람직한 삶인가?'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은 아이와 어른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 아니, 오히려 세상살이에 물들어버린 어른보다, 상대적으로 순수한 아이의 시각이 더욱 올바른 해답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문제이다. 이런 점에서, 동화는 어린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러한 조건이 갖추어진다면, 동화는 아이들이 읽을 수 있고, 어른도 읽을 수 있는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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