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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타치오를 먹는 여자
류소영 지음 / 문학동네 / 2001년 6월
평점 :
... 소소한, 지극히 소소한 이야기들. 류소영의 소설이 취하고 있는 제재는 대부분 그러한 것들이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이 소설이 될 수 있는가? 차라리 수필이나 꽁트라면 좋았을 법한 그런 이야기들이, 과연 소설이 될 수 있는가? (이 작품집에 수록된 모든 작품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동그라미 그리려다」와 「피스타치오를 먹는 여자」와 같은 작품은 분명하게 소설로 읽혀졌다.)
... 원론적으로야 세상의 모든 것들이 소설의 소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제재라면 문제가 다르다. 소재야 어디에서든지 취할 수 있는 것이지만, 제재는 작품의 주제를 구현하는데 기능을 하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즉, 문제는 “류소영이 사용하는 소재가 작품의 주제를 구현하는데 적합한 것인가?”에 대한 것이 된다. ... 물론, 이 작품집이 전반적으로 소설이나 꽁트와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은, 이러한 소재선택의 문제뿐만 아니라, 구성적인 문제 때문이기도 하다. 지나치게 평이한 구성과 서술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작품 전반에 걸친 긴장감이 떨어지고, 긴장감이 떨어지니 아기자기한 소재만이 전면에 부각되어 오른다. (소재에 대한 논의가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그 소재 역시 가볍고 평이하다. 이것이 이 작품이 삶의 예리한 단면인 단편소설이 되지못하고, 그저 기발한 소재를 통해 재미를 추구하는 이야기로 읽히게 된 이유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