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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소녀를 만나다
박청호 지음 / 해냄 / 1998년 12월
평점 :
품절
- 이 작품집에서 가장 뛰어난 것은 제목이다. 그 외에는 주목되는 부분이 없다. 제목도 그다지 좋은 설정이라고 할 수는 없는데, 그것이 이미지를 만들기는 해도, 의미를 만드는 문장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레오 까락스 감독의 영화 제목이기도 한 이 책의 제목은, 수록된 작품들의 전체 분위기를 대변하는 어떤 의미도 만들지 못하고, 그저 수록 작품들 중 한 작품의 제목에 불과하다. (사실, 이 작품도 이 제목의 분위기를 전혀 살려내지 못했다. 물론, 다른 매체에서 제목을 차용했다고 해서, 先行 작품의 느낌을 그대로 살릴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 작품집의 경우처럼 표지디자인까지 先行 영화의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면 문제가 틀려진다.)
이 작품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의사소통의 不在'이다. 이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는데, 등장인물들 간의 부재와 작가와 독자들 간의 부재가 그것이다. 1) 등장인물들 간의 의사소통 부재 : 90년대 이후 많은 작품들이 이러한 성향을 보이고 있는데, 이 작품집에서도 그런 성향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의사소통이 부재하는 상황'은 현대 사회의 부정적인 단면인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그 자체를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소설 작품에서 그와 같은 문제를 다루는 것도 비판될 어떤 여지도 없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그러한 의사소통의 부재를 빌미로 해서, 자신의 어려운 상황(사실 다른 이들에 비해서 어려울 것도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에 대한 강요와 넋두리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2) 작가와 독자들 간의 의사소통 부재 : 소설은 독자와의 의사소통을 전제로 해야 한다. 그런데 이 작품집에는 그러한 의사소통을 위한 배려를 찾아볼 수 없다. 이는 독자들의 구미에 맞추어 소설을 써야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다만 작가가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독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배려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난 것도 없고, 문장은 감각적이나, 명확한 의미를 만들지는 못한다.
어쩌면 이 작품집의 문제는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없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각종 이미지들의 차용만이 이루어질 뿐, 정작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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