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나
최윤 외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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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쓴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그것은 자칫 소설의 기본기인 허구성을 퇴색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허구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소설을 읽는다. 일상의 삶이 비루하고 참담할 때, 그것을 위안해줄 환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기능을 소설, 또는 문학이라는 예술이 가지는 낭만성(Romanticism)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다른 한편으로 독자들은 현실의 삶이 답답하고 모호할 때에도, 소설을 읽기도 한다. 이 경우 독자들이 소설에 요구하는 것은 낭만이 아니라, 냉혹한 현실의 直視이거나 해결의 암시, 혹은 아이러니적 정화의 기능이다. 이런 기능을 소설의 현실성(Realism)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자전소설'이라고 불리는 소설들은, 소설가 자신의 이야기를 다루는 小장르라는 점에서, 위에 언급한 소설의 낭만성을 상실할 위험부담을 가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전소설이 매력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A) 다른 사람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는 관음증적인 욕망을 충족시켜준다는 점 B) 가십 기사처럼 작가의 사생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점 C) 아무리 '자전적인 소설'이지만 그것은 자서전이 아니라, 소설이라는 점, 등을 그에 대한 이유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들 중에서도 C)에 주목할 수 있다. 자전소설은 분명히 소설, 즉 허구에 기초를 두고 있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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