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이제 제발, 이상문학상의 이름을 더럽히지 마라. 다른 많은 독자들이 그러하겠지만, 내가 문학에 눈을 뜨게 된 것은 바로<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을 통해서였다. 김승옥, 이청준, 오정희 등으로 이어지던 그 주옥같던 작품들!그야말로 한국단편소설의 정수만을 엄선하던 그 안목.이제 그것들은 모두 사라져 버렸는가?80년대 말, 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다소 수긍하기 힘든 수상작과 후보작을 수록하기 시작하던 이 작품집이 올해에도 역시 별볼일 없는 수상작과 후보작을 수록했다. 심사과정에서 있었던 풍문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드는 이 작품집은 정말 기대이하였다.우리의 소설문단이 이리도 황패해진 것일까?아니면 선정기준이 변한 것일까?그도 아니면 향간의 말처럼 문단권력의 개입 때문일까?실망스러웠다. 아직도 여전히 우리 독자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문학상은 이상문학상이다. 자꾸만 질이 떨어지는 이 상의 권위가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