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의 21세기 소설은 확실히 관념이 강해졌다. 물론 초기 작품들에도 그런 경향은 있었지만, 점차 그 경향이 강해진다. 다만 선명한 이미지를 제시하여 구체성을 확보하고 있다.내 독서경험에서 보자면, 2009년의 <1Q84>이 관념의 최고점이었는데, 이후 2013년의 <색체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부터 구체성을 다시 느꼈다. 이 작품도 그 연장선에 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