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재테크에 조금 더 신경쓰기로 했다.
연말에 잡지를 보니, 많이 버는 사람이나 적게 버는 사람이나 저금하는 액수는 별 차이가 없다는 얘기가 있었다. 많이 벌면 많이 버는 대로 세는 돈이 많다는 뜻이였다.

우리도 비록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하지만, 적게 버는 만큼 아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이라도 돈을 불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았다. 그 동안 살림을 전적으로 남편에게 맡기고 있던 나는 인터넷뱅킹 하는 법부터 배우고 우리집 고정 수입과 지출 계산까지 모두 해서 전체적인 가계상황을 파악했다.(사실 파악할 것도 없이 뻔한 살림이었지만 ^^;;)

일단 여유돈 조금을 제외하고 돈을 찾아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상호저축은행에 정기예금으로 넣어두고, 약간의 돈을 가지고 주식투자도 조금 해보기로 했다. 모든 것이 경험이라 생각하고 시작해보기로 했다. 일단 오늘 상호저축은행에 가서 천만원을 예금했다. 은행에서 천만원을 찾아 바로 건너편에 있는 상호저축은행으로 가는데도 얼마나 떨리던지. 천만원짜리 수표를 만져본게 오늘이 처음인거 같다. 이제 주식거래도 해봐야 하는데 증권회사에 찾아가 계좌를 개설 할 일도 왠지 두렵기만 하다.

뭐든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재에 별로 밝지 않고 그저 아껴쓰기만 한 부모님을 둔 덕에 투자라는 개념 자체를 갖지 않고 살아왔지만, 시대가 변한 만큼 또 아무래도 노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좀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돈을 많이 벌려고 욕심내기 보다는 있는 돈을 가지고 현명하게 쓰고 투자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법일 것이다.  이제와서 상호저축은행이란것도 알게 된 내가 조금 한심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작이 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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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세례를 받았다.
혼인성사때의 약속을 무려 5년도 더 지난 오늘에야 지킬 수 있게 되었다.
교육기간도 길었고, 바쁜데 매주 나가 교리 듣고 성지순례에 피정까지 너무 절차가 많은지라 솔직히 옆에서 보는 나도 지겹게까지 느껴졌었다. 그래서 오늘 아침만 해도 드디어 세례를 받는구나, 시원하다는 기분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막상 세례를 받는 남편을 지켜보던 난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이 기쁜 날 내가 왜 이러나 싶으면서도 결혼 후 참 힘들었던 남편의 모습이 맘에 떠올라 많이 슬펐다. 그 어려움을 지내고 이제 편안한 모습으로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는 남편은 늘 가까이서 보던 익숙한 모습이 아니라 왠지 갸날프고 연약한 모습이었다. 살면서 그저 행복한 순간만이 있기를 바라지만 그래도 그간의 아픔이 있었기에 남편이라는 타인을 이렇게 가슴 저미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아픔도 그저 헛된 것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세례를 통해 새롭게 태어난 이 해, 나는 하느님께 우리에게 새로운 생명을 허락해주십사 기도했다. 올해는 혼인성사 때 했던 또 하나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다. 그간 참 아이에 대해서 많이 망설이고 고민했었는데, 오늘 미사를 보면서 마음을 참 편안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그저 하느님이 우리에게 건강한 아이를 허락해주시기만을 바랄 뿐이다.

남편의 세례명은 라우렌시오이다. 성인 라우렌시오는 학자였고, 왠지 그 이름도 온화하게 느껴져 남편에게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남편은 라우렌시오로 새롭게 태어났다. 맘이 많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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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hk 2006-02-02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한번 더 축하하오...
 

우리는 주로 토요일 조조할인 영화를 보는 걸 즐긴다.
이전엔 토요일에도 일해야 해서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한 달에 한번 토요일에 쉴 수 있게 되면서 주로 쉬는 토요일이면 영화를 꼭 아침에 보러 간다.
토요일 아침에 영화를 보면 일단 영화를 보고 나서도 오후 시간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고, 무엇보다 둘이서 이것 저것 할인 받아 단돈 7천원에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단 그 돈에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 평일에 생돈주고 영화보기가 어려워진다.

오늘은 참으로 보고픈 영화가 많았다. 1시간은 자고 나도 2시간 동안 아주 즐겁게 액션을 즐길 수 있다는 영화 킹콩,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사극의 색다른 재미를 보여준다는 왕의 남자, 무엇보다 여자가 대작영화의 주인공이라는 이유만으로 꼭 봐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영화 청연. 그러나 한창 해리포터 이야기에 빠져있는 나로서는 또다른 환타지 영화, 특히 북미지역에서 해리포터와 불의 잔을 눌렀다는 나니아 연대기가 가장 궁금했고 결국 아침부터 서둘러 아슬아슬하게 나니아 연대기를 볼 수 있었다. 7천원에.

그러나 흠.... 영화가 시작한지 1시간이 다 되가도록 이야기는 전반부에 머무르고 있었고, 아침잠이 조금 부족했던 나는 심지어 졸립기까지 했다. 그랬다, 나니아 연대기는 철저한 아동극이었다. 책은 어떨지 모르지만 영화의 이야기는 너무너무 단순했고, 지루했다. 남편은 영화보면서 중간중간 냉소적인 웃음소리까지 보탠다. 무엇보다 나를 짜증나게 한 것은 전형적인 캐릭터들이었다. 나니아에 겨울만 계속되게 만든 나쁜 마녀는 여자였고, 나쁜 마녀로부터 나니아를 구해내는 것은 쓸모없는 갈기를 멋지게 뽐내는 숫사자이다(모두 알다시피 현실세계에서 숫사자는 사냥조차 제 손으로 하지 않는다). 남자 아이한테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멋드러진 장검을 주고, 여자아이한테는 겨우 화살과 짧은 단도를 준다. 그나마 나쁜 마녀와 전쟁을 할 때는 여자아이들은 전쟁터에 있지도 않는다. 왜 내 눈엔 자꾸 이런 것만 보이는지 모르지만, 난 솔직히 전쟁을 하기 위해 긴 칼을 뽑아들고 멋진 곰마차를 타고 오는 마녀가 훠얼씬 멋져 보였다.

그래, 열내지 말자. 이건 아동용 영화고 동화책이 바탕이다. 그래도 전형적인 캐릭터는 역시 용서하기 어렵다. 내가 딸가진 부모라면 난 절대 내 자식한테 저런 영화는 안 보여줄거 같다. 물론, 해리포터에도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전형성이 등장하긴 하지만 이 영화는 좀 심했다 싶다. 그나마 한가지 어렸을 적 나도 가끔 기어들어가 숨곤했던 옷장너머에 환상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설정은 맘을 따뜻하게 한다.  7천원보다 더 주고 봤다면 더 속쓰렸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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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2006-01-09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보기가 싫더라구요. 감독이 그러는데 어릴 적엔 이게 참 재밌는 줄 알았는데 커서 보니까 아니더라구요 전투 장면도 지루하구요... 그래서 각색을 했다지만 그래봤자죠..... 전 부리구요 잘 지내보아요. 마태 친구에요.

생각하는 너부리 2006-01-11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럼 감독 본인이 봐도 재미있는게 아닌걸 영화로 만들었단 말인가요? 참내.
근데, 마태님 친구에요, 마태님의 다른 인격이에요?

마태우스 2006-01-12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를 가까이하지 마세요!! 저랑만 놀아요
 

언니가 올 2월 이사를 하게 되었다.
전세를 가려고 위치가 적당한 새로 분양한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아이딸린 집은 안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딸 아이이고 이제 벌서 아홉살이나 되었는데.
새 집에 옵션으로 딸린 가전제품등이 많은 집이라 그런지 물건을 손상시키지 않겠다는 서약서 비슷한 것도 요구했다.

내 참. 사실 어렸을적부터 계속 한 집에서만 살아서 전세 같은거 경험해본적도 없었고, 결혼해서는 딱 한번 전세를 살아보았던 나로서는 이런 요구들이 참으로 어이없게 여겨졌다. 그나마 난 한번의 경험도 집주인이 까다롭지 않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참 맘 편히 살았던 모양이다.
게다가 전세값은 또 얼마나 올랐는지. 불과 보름전보다 무려 이천만원이나 전세값이 올라있었다. 2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주고 전세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 교통이 편리한 곳이라고는 하지만, 좀 너무하다 싶다.

적당한 집들 찾기 위해 여러 부동산을 전전하다 우연히 급매물로 싼 값에 나온 집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이유없이 싼 집은 아니었다. 분양권 전매를 노리고 집을 구매했는데 이후에 갑자기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면서 중도금조차 내기 어려웠던 모양이었다. 마지막 중도금 한 번과 잔금을 치르지 못해 계속 이자만 물고 있는 상황이라 했다.

집값이 싸게 나오긴 했지만 여러 조건이 불안한지라 생각에 생각,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지금은 또 부동산에 가서 한 시간이 넘게 얘기중이다. 덕분에 토요일 오후를 조카 봐주며 지루하게 보내고 있다. 집을 사게 될지 아닐지 모르겠고, 산다 하더라도 좀 불안한 맘이 있는 상황에 이래도 저래도 맘이 편치 않다. 대한민국에서 집이란 참 복잡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나 역시 무리해서 집을 샀고, 지금도 많은 부분을 집 때문에 포기하고 살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나에게 묻는다면 일단 집은 사라고 말하고 싶다. 집을 머리에 이고 사는 꼴이긴 하지만 말이다. 언니도 가능하면 집을 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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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01-08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만 포기하면 많은 부분이 되살아나지만, 집이 없어 겪는 어려움도 만만치 않군요. 으음...

마태우스 2006-01-08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참 인사가 늦었습니다. 마태우스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지내 보아요.

생각하는 너부리 2006-01-08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새 아이디로 새롭게 출발하려구요. 찾아주셔서 고맙고요, 잘 지내 보아요 란 말이 너무 귀엽고 재미있어요. 자주 뵈요.
 

해리포터 시리즈를 읽으면서 해리가 부러웠던 건 그 애가 마법사였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곁에 절친한 친구 론과 헤르미온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섹스 앤 더 시티를 보면서 캐리가 부러웠던 건 그녀의 멋진 뉴욕에서의 삶이 아니라 그녀와 함께 하는 멋진 친구들 이었다.

언젠가부터 사람들속에 있어야 좋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사실 사람들과 어울려 관심없는 이야기에도 관심있는 척 하기보다는
혼자 진득하니 책을 읽거나 조용히 내 할 일을 하는 걸 더 좋아하면서 말이다.

결혼식에서 친구들이 너무 많아 두 번에 걸쳐 사진을 찍는 내 친구가  대단하게 보이기도 했었다.
인적 네트워크다 뭐다 인맥이 어쩌구 하는 소릴 들으면서 사람도 자원이니 우선 내 곁에 두고 보자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냥 어떻게든 어울리다 보면 해리나 캐리 만큼은 아니더라도 어쨌든 사교생활을 유지할 수 있겠지 생각했다. 필요한 순간엔 도움도 받을 수 있고.

하지만 이젠 억지로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려움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 하나 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싶다.
어차피 살아가면서 모든 걸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얻는다는 건 욕심일텐고,
가끔 만나 즐겁게 술한잔 할 수 있고, 즐거움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만 있다면 괜찮다 싶다.
나를 놓으면서까지 누군가와 어울리고 싶지는 않다.

2006년에 내가 기대하는 나의 모습,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으며 항상 나 자신을 꼿꼿이 세우고 있는 나.
조금 외로워도 그런 내가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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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hk 2006-02-02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 편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