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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의 성정치 ㅣ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18
한서설아 지음 / 책세상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diet: 1) 음식물, 식품
2) (감량, 미용, 치료를 위한) 다이어트, 규정식, 감식, 미용식, 식이요법
다이어트라고 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을 뺄 목적으로 음식섭취를 제한하는 것을 생각할테고, 자연스럽게 여자를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설문조사 결과 다이어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여자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어쩜 우리나라에서는 다이어트의 첫번째 뜻을 아니, 다이어트의 유일한 뜻을 감량과 미용을 위한 식이요법으로 제시해야 할 것 같다.
나를 비롯한 수많은 여자들은 왜 늘 다이어트를 하는 걸까? 좋은 몸매를 위해서? 건강을 위해서? 그렇다면 좋은 몸매와 건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당당하고 멋진 삶을 살고자 하는 나 자신을 위한 일인가?
혹시 다이어트가 나 자신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환상을 깨시라. 나 역시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한다고 생각했지만, 우리 여자들이 흔히 말하는 다이어트란 결코 건강을 위한 것이 아니다. 다이어트에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교묘하고 무서운 억압기제가 작용하고 있다. 이 책은 다이어트가 어떤 논리로 여성들에게 강요되어 왔으며, 그 모습을 어떻게 바꾸어 왔는지 다이어트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하나하나 논리적으로 파헤쳐 다이어트가 결코 나 자신을 위한 스스로의 선택이 아님을 알려준다. 또한 우리가 다이어트를 통해 무엇을 잃는지 알려주고 다이어트를 강요하는 사회에 대해 과감히 도전하여 더 이상 귀하고 소중한 나의 몸을 학대하지 말라고 나 자신을 사랑하라고 위로한다. 저자 스스로가 몸매에 대한 컴플렉스로 아파하고, 많은 다이어트를 경험한 만큼 그 진실성이 더 크다.
다이어트가 진정 건강을 위한 것임이 아님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은 그 억압기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 개인에게 작용하는지는 알지 못할 것이다. 나 자신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랬다. 이 땅의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늘 생각하고 있는 모든 여자들은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만 한다. 내 몸에 관련된, 나 자신에 관련된 문제가 다른 사람이 조장하고 있는, 다른 이들이 부려놓은 술책에 휘둘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아름다움으로, 건강으로 미화된 다이어트의 허상을 스스로 깨고 진짜 내 몸의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
리뷰를 쓰기전에 이 만큼 고민하고, 또 리뷰를 쓰면서 이 만큼 흥분했던 적도 없는 것 같다. 그 만큼 이 리뷰를 읽는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고 다이어트에 대해 바른 생각을 가지길 열망한다. 우리시대에서 기획한 문고판의 하나이므로 책값도 부담스럽지 않고, 두께도 얇다. 그러나 책값과 두께에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를 읽고 계신 여러분, 꼭 한 권 사서 읽고 주변에 자기 몸을 사랑하지 못하는 수많은 이들에게도 권해주세요.